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남우 Aug 03. 2022

오늘따라 그 집 커피가 유독 맛있는 이유

회사 지하에 작은 커피숍이 오픈했다. 부부로 보이는 젊은 커플이 사장님인 듯, 작은 가게이지만 야무지게 운영하기 시작했다. 근처에 마땅한 커피숍이 없기도 했고 사장님 부부의 커피 솜씨도  괜찮아서 가게에는  손님이 붐볐다.


 하나 걸리는  있다면, 가끔  사장님이 서로 냉랭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분의 표정이 눈에 띄게 굳어있고 짜증 섞인 말투로 서로 틱틱대곤 했다. 그런  커피숍에 앉아있으면 마치 부부 싸움한 부모님과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는 기분이 들었다. 평소보다  떨그럭거리는 접시 부딪치는 소리, 남편 사장님의 한숨소리, 부인 사장님의 행주 펄럭이는 소리. 그런 날은 왠지 커피맛도  씁쓸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커피숍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지하 매장이 아닌 것 같은 햇볕이 아이스 아메리카노 얼음에 반사되어 가게를 화사하게 채우고 있었다.  사장님의 미소는 자비롭다 못해 영롱했으며 커피 향은  볶아낸 커피 원두를 콜롬비아 현지에서 내려 마시는  황홀했다. 계산대를 지나며 남자 사장님은 여사장님의 어깨를 살며시 주물러 주었고 여사장님은 그 손을 살며시 잡아 주었다.


 기분 좋게 커피를 한잔 받아 들고 테이블에 앉았다. 다른 테이블의 손님들도 평소와 다른 가게 분위기를 느꼈는지 사장님들을 힐끔 쳐다보며 ‘로또라도 되셨나라며 의아해 했다. 그런 와중  테이블의 김비서가 빨대를 입에 비스듬히 물며 냉소적인 눈빛으로 혼자 중얼거렸다.


“… 했네, 했어. 어젯밤에 했나 보네…”

이전 13화 오피스 친구가 필요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