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26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Comfortably numb

pink floyd

by 박경국 Feb 13. 2025


 일전에도 이야기했지만 30대에 가장 많이 들은 노래는 핑크 플로이드의 Comfortably numb라는 곡이다. 살면서 가장 많이 들었지만 지금도 노래 가사를 정확하게 외우지 못하고 흥얼거리는  정도다. 이 노래를 좋아한 이유는 기타 솔로 때문이니까. 2절이 끝나면서 시작되는 솔로는 들을 때마다 나를 설레게 한다. 이 노래만 3년 가까이 들은 것 같다. 다른 노래도 종종 들었겠지만 이 노래의 기타 솔로만 반복해서 들었었다. 출근 때도 퇴근 때도 주말에도 듣고, 벨소리도 알람소리도 이곡의 기타 솔로였다. 이런 솔로를 만들고 연주하는 데이비드 길모어가 좋았다.


 기타를 사랑하는 사람은 다 연주해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드림시어터의 존페트루치, 에릭클랩튼과 같이 내가 좋아하는 기타리스트의 무대 영상도 존재하고 지금도 꾸준히 커버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 나는 아무런 저항 감 없이 새로 올라오는 커버영상을 보고 듣는다. 나도 커버하고 따라 하곤 했지만 여전히 원작자인 데이비드 길모어의 톤과 라이브가 좋다. 핑크 플로이드엔 수많은 명곡들이 있지만 난 이곡을 가장 좋아한다. 역사상 최고의 기타리스트이자 기타 솔로 명곡에 항상 순위를 차지한다. 1979년에 발매된 앨범 The wall에 수록된 곡으로 베이스인 로저워터스가 전곡을 작사 작곡 했고 앨범의 프로듀싱을 맡았다. 워낙 유명한 곡들도 많고 우리나라에는 광고음악으로 쓰인 Another brick in the wall part2가 더 많이 알려져 있다. 그 당시의 시대상을 보건대 교육 같은 건 필요 없다던 로저워터스의 진보적인 관점이 돋보인다. 뮤직비디오의 참신함과 앨범을 관통하는 그의 메시지가 좋다. 영화로도 제작된 앨범의 일대기를 찾아가 보는 것도 재밌다. 다큐멘터리도 있고 핑크플로이드라는 프로그레시브 록의 선봉장이 만들어낸 세상도 좋다. 이 앨범이 발매될 당시의 상황과 45년도 더 지난 지금의 대한민국의 상황은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나에겐 무언가를 깊게 파고드는 덕후나 마니아의 기질은 없다. 조금 더 좋아해서 더 여러 번 들여다보는 정도? 수집가도 사라지고 전문가도 사라진 세상에서 무언가를 좋아하는 것도 쉽지 않다. 생각보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나 관심사에 대해 잘 아는 사람도 드물고 이야기를 나눌 사람도 많이 없는 것 같다. 나무 위키나 블로그를 봐도 조금 이상하게 해석되어 있기도 하고 로저워터스의 관점이나 그가 앨범에서 이야기하는 관점과는 다르게 설명되어 있다. 세상엔 정답이 없으니 해석도 마음대로 할 수 있을 테니 옳고 그름을 따질 필요는 없어 보인다. 그들의 음악이 잊히지 않길 바랄 뿐.


p. s - 데이비드 길모어가 죽기 전에 그의 라이브를 보고 싶다. 나의 영웅들이 하나둘 세상을 떠날 때마다 느끼는 허무함이란…


목요일 연재
이전 13화 내 삶의 반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