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일기] 보물찾기 1탄. 아뽀로의 일기

보물을 찾기 위한 첫 번째 이야기

by 웃는샘 이혜정

# 아뽀로의 일기

오랜만에 일기를 써요. 늘 캄캄한 늦은 시간에 퇴근해서 꼬르륵 소리 나는 배를 움켜잡으며 허겁지겁 저녁식사를 하고는 거의 기절해 버리죠. 그래서 그동안 일기님에게 하루를 이야기하는 일쯤은 좀 뒤로 미뤄났었어요. 서운했다면 죄송해요.

오늘은 피곤한데도 잠이 들지 않아요. 내일 일을 위해서는 얼른 자야 하는데, 오늘 저녁 튀김과 함께 먹은 차에 카페인이 들어있었는지 눈이 말똥말똥해요. 작년 가을에 만들어 두었던 낙엽차를 꺼내 먹은 건데……. 혹시 낙엽차에 카페인이 들어있었던 걸까요?

일기님! 침대 위에서 이리저리 뒹굴어 보다가 참 이상한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저는 이 마을에서 아주 유능한 햇살 사냥꾼이잖아요. 그런데 잘 생각해 보세요. 햇살사냥꾼인 제가 그 따스한 햇살을 거의 받지 못하고 살고 있다는 것을요.

아예 햇살을 보지 못한다고 볼 수 있죠. 왜냐면 전 다른 직원들보다 빨리 퇴근하는 일이 거의 없어요. 만약 나보다 일이 늦게 끝나는 친구가 한명이라도 있으면 저는 퇴근길에서 햇살을 잠깐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아주 아주 잠깐이긴 하지만요.

해가 뜨기 전에 가서 해가 진 이후 돌아와야만 하는 이 일이 뭔가 대단해 보였었죠. 많은 이들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는 히어로 같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오늘처럼 잠이 잘 오지 않은 날에는

이런 생각도 해요.

‘지붕도 없는 어떤 곳에 아주 폭신한 침대를 놓고 찾아오는 햇살을 온 몸으로 받으면서 자고 싶다. ’ 라구요.

일기님!!

말도 안되는 저의 바람이 이루어지는 날이 올까요?

전 오니스의 멋진 햇살사냥꾼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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