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이 아니어도 괜찮은 것들이 있다
적어둔 생각들을 모두 지우고
결국 나의 기분만을 써 내려가는 지금과
나에게 배어버린 건 향기가 아닌 냄새라는 것과
닿지 못할 때 비로소 더 커지는 마음과
예시만 다르게 반복되는 나의 실수들과
진단받기를 미루고 있는 나의 병과
그 병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싶은 나의 삶과
알면서도 모른척하는 것들과
모르면서 알려고도 하지 않는 것들과
끝내고 싶은 게 아니라 잘 해내고 싶은 것들로
기일마저 한없이 미뤄내고 있는 나 자신,
그리고 그 내외의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