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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지연 Jul 19. 2024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까지

2016년 시험관 8차 만에 어렵게 임신이 되고 2017년 출산을 했어요.

임신 출산과정을 거치며 상담대학원을 휴학하고 있었던지라 어느덧 휴학한 지도 2년이 다 되어 가고 있었어요.

쉽게 선택을 내리지 못하고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남편이 복학을 할 수 있도록 지지를 해주었어요.

아이를 육아하는데 도움받을 수 있는 자원은 아무것도 없어서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어요.

대학원은 야간수업으로 아이는 수업이 있는 날 오후~저녁시간에 어린이집에 맡기기로 하고 6개월이 되었을 때부터 0세 반에 입소를 하였어요.

대학원 가는 주 2회만 아이를 봐줄 자원이 있었으면 하는 안타까움, 0세부터 기관에 맡길 수밖에 없는 미안함 등 안 좋은 감정들을 참 많이 경험했어요.

학부 때 아동발달, 아동심리 수업을 접했었기에 3세까지 주양육자와의 애착 형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았기에 더 마음이 안 좋았어요.

그러나 이미 결정을 내린 만큼 자책감은 내려놓고 제게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자고 마음먹게 되었어요.

하지만 아이와 상호작용이 어려웠던 저는 자책감을 쉽게 떨치는 것은 어려웠어요.

저는 어린 시절 엄마, 아빠가 놀아준 기억이 정말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아요. 그만큼 성장을 하며 상호작용 경험이 부족했기에 제 아이에게 상호작용해 주는 것이 참 힘들었고 너무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었어요.

다행히 남편이 저에 비해 아이와 상호작용을 잘하여서 거기서 위안을 얻었어요.

그렇게 아이를 0세부터 어린이집에 보내고 대학원 과정을 거치면서 어느덧 아이는 24개월을 맞이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언어가 또래에 비해 늦은 감이 느껴져 대학병원의 언어 발달 평가를 받아보기도 하였어요.

수용언어는 괜찮으나 표현언어가 상대적으로 늦다는 결과를 얻고, 자책감에 이 시기에 참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나요.

그래도 어떻게 어떻게 석사 논문도 쓰고 무사히 졸업을 할 수 있었어요.

발간된 석사논문으로 교수님들께 인사를 드리며 박사과정 진학에 대한 조언을 얻기도 하고, 교수님의 개인센터에 상담사로 소속되기도 하였어요.

박사과정은 언젠가 밟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만 하고 있던 저였는데 구체화되어 시범 삼아 지원해 본 결과, 합격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게 되었어요.

그때 아들이 네 살이었는데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어서 다행히 대학원 수업이 온라인 위주로 진행이 되었어요.

박사과정에 들어오니 정신분석, 대상관계이론, 영성 등 처음 접하는 학문이 많아 박사과정 내내 고난의 연속이었어요.

그 과정 속에서 아들은 5살, 6살, 7살이 되었고, 저는 박사 수료를 하게 되었고, 아들은 어느덧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어요.

주변에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기관 외 아무런 자원이 없는 저였기에 제가 학업을 이어가기 위하여 남편과 아들이 많은 희생을 하였어요.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한 초기에는 건강하게 잘 자라준 것이 너무 기특한 마음에 자주 울컥하기도 하였어요.

여전히 제가 아들과 상호작용해 주는 것이 어렵고,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아들에게 부족한 면도 있어요. 그런 부족한 점은 지금도 보완해 가며 지내고 있어요.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한 올해 드디어 부부가족전문가 자격을 취득하여 활동하고 있지만, 아들에게는 참 부족한 엄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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