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을수록 더 또렷해지길래
슬쩍 눈을 떴었지
여름, 오늘, 새벽 공기의 느낌은
그때와는 달랐어
같았겠지만
달랐을 거야
몽글몽글한 설렘으로
쓰레기차 종소리 울릴 때까지
기억나지도 않을 소리를 지껄일 수 있었던
그때는 그냥 그게 여름이었지
아침 첫 버스를 탔지만
등교가 아닌 하교를 하던 녀석,
내 자취방 냉장고를 뒤져
일주일 먹을 물김치를
하루 만에 동내던 녀석...
그땐 눈을 감고 오늘을 상상했지만
오늘은 눈을 감으니 그때가 떠오르네
스무 살의 여름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