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게해를 건너서

여행 6일. 터키 6일.

by 어린왕자

2014년 6월

터키 쿠사다시를 떠나


호텔 요양의 효과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상쾌함이었어. 조금 지치긴 하지만 여행이니 어느 정도는 당연하겠지.


오늘은 이스탄불로 넘어가 각자의 방향으로 향해야 해. 아침에 호텔 베드랑 기타 등등 추가료를 내는데 좀 쌔긴 하더라. 게하의 일주일 치정도 되려나. 역시 5 성이군. 터키에서 지출이 생각보다 많아서 이후 일정을 생각해야 했어.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고 우선 공항으로 고고~




이즈미르 공항으로


호텔에서 택시를 불려줘서 타고 이동했어. 택시 안에서 창밖을 보니 평일이지만 거리에 사람들이 많았어. 특히 아이들이 많이 보이자 파묵칼레에서 들었던 '아이들이 학교를 잘 가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지. 심지어 벨보이도 모던 패밀리의 매니를 닮은 고등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가 일하고 있었거든. 여러 생각들이 떠올랐지만 인생에 정답은 없는 거니까 그만 생각하기로 했어.

어느덧 터미널에 도착했어. 여기서 가장 가까운 이즈미르 공항으로 가려고 표를 예매하려는데 비행기 시간보다 일찍 도착하는 버스가 없었어. 정말 당황스러웠어. 친구가 시간을 착각했던 거야. 아마 평일, 주말 시간이 달랐던 거 같아.

그래서 어쩌나 하고 멍 때리니까 그중 직원이 아는 동생이 택시를 운행하니까 그걸 타고 가라고 했어. 가격을 할인해줄 테니 너무 비싸지 않다고 말이야. 터키 사람의 뻥은 물건 팔 때만이라 생각하고 선택사항이 없는 우리는 그걸 타고 가기로 했지.


10분 넘게 기다리자 한 20대로 보이는 남자가 도착했어. 냉큼 택시에 짐을 싣고 서둘러 공항으로 출발했지. 생각보다 거리가 멀었어. 그래도 창밖에 초원과 사막이 섞인듯한 이국적인 풍경을 구경하고 거기다 택시에서 들리는 노래가 괜찮았어. 터키 곡 같았는데 색다르고 오히려 카파도키아에서 듣던 취향 안 맞던 예전 팝보다 나은 거 같아 덜 지루했어. 그리고 꼭 제시간에 도착하겠다고 해서 큰 걱정 없이 갔지.


공항에 도착해서 값을 지불하려는데 현금이 모자랐어. 진작에 리라는 버스비만 남겨두었으니까. 결국 유로를 합쳐보아도 모자라서 나는 볼모로 잡혀있고 친구가 공항 ATM에서 인출하기로 했지. 기다리는 시간이 정말 길게 느껴지더라. 돈만 빼오면 되는데 생각보다 너무너무 걸리더라고. 그분도 나도 말주변이 없으니 더 지루하지. 친구가 돌아오고 요금을 유로랑 리라랑 섞어서 지불했어. 기사분은 쿨하게 받으시고 바이바이하며 떠났어.



택시가 가고 왜 이렇게 오래 걸렸냐고 친구에게 물어보니 공항 들어갈 때 검색대가 있데. '왜? 굳이? 귀찮게?'라고 물음에 '몰라'라는 대답만 돌아올 뿐이었지. 공항에 들어오자마자 확인할 수 있었어. 왜! 굳이!! 귀찮게! 긴 줄을 서서 모든 짐을 확인하고 몸수색도 하더라고. 한 번만 해도 귀찮은 걸 입구부터 또 하다니 아놔! 이러니 갔다 오는 게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이래서 버스 타는 건가 싶기도 했어.


늦지 않게 티켓팅을 마치자 안도가 되었는지 공항이 눈에 들어왔어. 생각보다 크더라고 아마 주위 도시에서 오는 사람들을 다 커버하는 거 같았어. 그래서 검문검색을 하는 건가. 아마 테러를 막기 위해서 그런 게 아닌가 하고 둘이서 추측하면서 기다렸어. 이런 거 보면 정말 우리나라가 편하긴 해.





아타튀르크 공항


터키항공을 이용해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공항에 도착했어. 친구는 밤 비행기라 짐을 맡겨놓고 이스탄불 도심으로 가기로 했어. 나도 저녁 비행기라 시간이 있었지만 갔다 왔다 시간 빼고 밥 먹는 시간 빼면 여유시간이 2시간 정도뿐이라 공항에 남기로 했어.


공항 짐 맡기는 곳에 짐을 맡기고 기다리는 도중 카파도키아 파티원들과 연락이 닿았어. 공항이 정말 커서 어디서 만나기로 하고 성큼성큼 갔지. 두 번째라 낯설지 않았어. 그곳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이야기를 하다 한 명 한 명 각자 비행기를 타고 떠나고, 친구도 도심으로 가고, 나는 티켓팅을 하러 갔어. 이제 정말 혼자 여행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터키항공을 이용해 다음 장소로 갈 예정이었어. 당연히 국내 항공이니까 창구가 엄청 많았지. 그중에 한 곳에서 티켓팅을 하려는데, 그곳은 내가 가는 곳의 티켓팅이 아니더라고. 기차의 상행선, 하행선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식으로 나누어져 있었어. 굳이~ 왜! 이렇게 해놓은 건지. 그래서 공항 끝 반대편으로 가서 터키항공을 찾았어. 공항이 커서 이것도 멀더라. 그런데 줄이 어마어마하게 긴 거야. 보기만 해도 지루했어.


한참을 서서 드디어 티켓팅을 하는데 직원이 카드 있냐고 물어봤어. 그래서 무슨 말이냐고 물어보자 대뜸 저쪽 인포메이션으로 가보래. 그래서 이유를 물었더니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어서 가보래. 머지? 이 불친절함을 불평하기도 전에 뒤에 줄을 보니 어서 시키는 대로 해야 했어.


그곳에서 여권 달래 해서 주니 카드를 주더라고. 다름 아닌 포인트 카드였어. 아~ 어이없어. 필요 없는데. 이걸 굳이 왜 만들라는 거야. 카드를 받고 냉큼 가니까 바로 티켓팅을 해주더라고. 따지고 싶었지만 뒤에 줄이 엄청 압박이었어. 그리고 따져서 무슨 의미가 있겠냐 싶었지. 포인트 준다는데.





공항에서 외국인과 대화


그러고 나서 긴 줄 밖에 서서 전광판을 보며 탈 비행기를 확인하고 있었어. 그때, 키 크고, 아랍과 백인 혼혈처럼 보이는 남자가 다가와서 말을 걸었어. 어디서 왔냐고 물어서 한국에서 왔다고 했지. 역시나 south냐 north냐 물어보더라. 당연히 south. 그리고 나도 반문하니 튀니지에서 왔데. 이 사람을 기억하는 건 너무 공감되는 이야기를 하더라고. 이 공항 시스템 거지 같다고. 왜 이렇게 비효율적으로 일을 하는지 전혀 모르겠다고, 이해 안 된다고 불평했어. 나도 그것 때문에 짜증이 가득했는데 나만 불편한 게 아니었어. 외국인과도 공감할 수 있다니. 전공 이야기 이후론 처음인 거 같아.


그걸로 좀 대화를 나누다 한국도 이렇냐고 물어보더라고. 아니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한국의 기본 mind는 fast more fast라고 대답해줬어. 그리고 한국에 대해서 물어보는데 잘 모르더라고. 본인이 IT업계에서 일한다고 했거든. 그런데 한국을 모른다는 게 나에겐 다소 의아했어.


한국에 여행 가면 어디로 가야 되냐고 물어서 외국인들은 수도인 서울로 많이 온다고 대답해줬지. 거기는 어떤 생활을 하냐고 물어서 크게 다른 건 없고 내가 특징적이라고 생각한 건 서울 사람들은 늘 바쁘다고 말해줬지. 그래서 fast more fast 해야 한다고. 내 대답이 의외였데. 느긋할 줄 알았다나. 내가 느긋해 보였나 봐. 아니었는데.


그리고 mega city라고 천만명 정도 산다고 하니까 못 믿을 정도래. 지구상에서 흔하지 않은 큰 도시이긴 하지만 정말 이 사람 한국을 1도 모르는구나 싶더라고. 그러더니 꼭 한번 가고 싶다고 하더라. 약간 대도시에 대한 동경 같은 게 있어 보였는데 내가 영어가 짧아서 정확하기보다는 그런 느낌이었어. 더구나 IT 종사자면 그렇지 않을까 싶기도 해.


사람들이 앞으로 지나다녀서 자리를 뜨려고 하자 티켓팅하러 가기 위해 몸을 돌렸어. 그리곤 시간 되면 튀니지에도 들려달라고 해서 알았다고 했지. 그렇게 외국에서 외국인끼리 첫 대화를 마쳤어. 나 의외로 낯 덜 가리더라고. 적극적으로 질문을 받아서 그런지 아님 공감되는 게 있어서 그런 걸 지도 모르겠어.





공항에서 황당한 일


앉을 곳을 찾고 있었으나 티켓팅 하는 2층은 만석이었어. 단체 여행객들이 많아. 다들 티가 나더라고. 먼가 비슷한 겉모습의 사람들끼리 모여있었거든. 그래서 1층으로 내려가 빈자리 하나가 보여서 앉았어.


이럴 때 보려고 재밌는 동영상을 휴대폰에 넣어 갔지. 동영상을 보고 있는 중에 주위에 중고등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흑인 아이들이 앉았어. 그런데 옆에 있던 흑인 아이가 내 폰을 한참을 들어다 보더니 갑자기 '폰을 팔라'고 하는 거야? 그래서 '내가 폰을 왜 너한테 팔아야 되냐'라고 물으니까 다짜고짜 '폰이 얼마냐고 팔아라'라고 해서 매너를 개 준듯한 태도에 너무 불쾌해서 그대로 일어나 다시 2층으로 향했어.


그러고 갔더니 신경 안 쓰이던 흑인들이 눈에 들어왔어. 그러고 보니까 이스탄불에 흑인들이 정말 많이 오는 걸 알았어. 주로 대가족들로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머리카락도 채 안 난 아기까지 엄청 많은 일행들이 다녔어. 10~20명 정도 일행이 모여 있었고, 누구나 봐도 닮아서 가족인 걸 알 수 있었지. 아마 내가 여행 가서 흑인들을 가장 많이 본 곳일 거야. 의외였어. 프랑스 정도 가야 많이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거든.


아까와 같은 일이 있을까 봐 사람들 없는 곳을 찾아 헤맸지만 찾지 못했어. 결국 앉지 못하고 구석에 캐리어를 놓고 그 위에 앉을 수밖에 없었어. 그런데 얼마나 헤맸는지 시간도 한참 지났더라고. 그래서 면세점 구경이나 하자 싶어서 출국 심사하러 갔어.


이곳도 줄이 어마어마하게 길더라. 그리고 줄이 줄지도 않아요. 일찍 줄 서기 잘했다 싶었지. 한국어 소리가 들려서 봤더니 부모님 정도 되시는 분들이 단체 여행을 오셨더라고. 역시나 그분들도 여기는 왜 이렇게 엉망이고 느리냐라고 하시더라. 그러다 앞에서 싸우는듯한 소리가 났어. 그래서 심사하는 곳을 봤는데 난리가 났어.



흑인 아저씨 한 명이 심사관에게 영어로 막 쏘아붙이더라고. 그랬더니 심사관이 몸으로 제지하려고 하자 '돈 터치!'를 계속 외쳤어. 이내 공항경찰이 오고 분위기는 살벌해졌어. 공항경찰이 그 아저씨 팔을 뒤로 해서 제압하려고 하니 옆에 계시던 할아버지가 몸으로 공항경찰을 떼어내려고 하고, 공항경찰이 그 할아버지에게 경고를 주자 말로만 말리셨어. 그 아저씨는 '돈 터치 미, 만지지 마'만 계속 외치더라고. 나머지 가족들은 아이들과 여성으로 울고 있었어. 여자분들이 엄청 많았어. 다 한 일행인 것을 알 수 있었던 건 온몸을 검은 옷으로 가리는 부르카를 입고 있어서였어. 정말 이 분위기, 이 장면 낯설고 이상하더라. 상상해봐. 공항경찰이 우르르 오고 남자들은 돈 터치를 외치고, 여자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가리고 울음소리만 나는 모습은 정말 난감해.


그리고 정확히 니캅인지 부르카인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본 건 처음이라 더 그랬을지도 몰라. 눈도 안 보일 정도로 가린 부르카를 막상 보니 좀 무섭더라. 아까 본 흑인들 중에 히잡을 쓰거나 차도르를 입은 분들을 봤어도 얼굴을 다 가린 분들은 없었거든. 거기다 이상한 건 TV에서 보듯이 남자들은 중동 부자들이 입고 다니는 정장과 같은 하얀 토브를 입는 줄 알았는데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있었어. 그러나 여자들은 부르카를 입었다는 거야. 먼 여자들은 옷 선택할 권리도 없나 싶더라.


공항경찰도 무서웠어. 우리나라에서 출국하기 전에 다들 공항경찰 오면 그냥 순순히 따르라고 아님 더 큰일 난다고, 그 사람들 정말 인정사정없다고 해서 조심해야지 맘먹었었지. 실제로 보니 정말 그래야겠다 싶더라고. 저항하면 할수록 더 강하게 나와. 정말 때려서 끌고 갈 분위기였어. 한국인 아주머니들도 너무 무섭다고 하시더라.


마냥 내 추측이지만 공항경찰이 오기 전에 흑인 아저씨의 말과 부르카를 입은 여성들로 봐서는 얼굴을 보여야 하는 심사 때문에 이런 상황일 벌어진 거 같아. 정확히 들리지는 않겠지만 목소리도 엄청 크셨고 아내, 딸 이야기하는 걸로 봐서는 그런 추측을 했어.


그리고 또 문화충격인 것이 여기는 이슬람 국가야. 하지만 내가 히잡을 쓴 여성을 본 건 아주 소수였고, 부르카를 본적은 공항에서 처음이야. 그러나 여기 살지 않을 거 같은 흑인 분들은 전신을 덮은 옷을 입어서 문제가 생겼어. 같은 종교지만 문화와 생각이 이렇게나 다르다니.


물론 역사를 통해 터키가 다른 아랍권 국가에 비해 자유롭다는 걸 알고 있었어. 하지만 아랍권에서 살지 않을 거 같은 사람들이 규율을 더 심하게 따르다니. 내가 인종, 민족은 이런 문화와 생각을 가질 거라는 선입견이 있었던 거야. 이 사건으로 그런 선입견이 완전 없어졌어. 그리고 부르카에 대해 여자의 선택성이 없는 게 문제라고, 옷을 입는 건 자유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끝이 아니었던 거야. 더 나아가 서로 간의 부딪힘이 일어나고 있었어. 심지어 같은 이슬람교에서도 말이지. 문화는 정말 겪어봐야 알 수 있는 거 같아.




다음 공항으로


그 상황이 상당히 지속되어서 그곳에서 한참을 기다렸어. 한참 기다린 내 심사는 카메라 한번 쳐다보고 끝이었어. 보안검색을 통과하니 탑승시간이 얼마 안 남았지. 면세점 구경은 다음에 하는 수밖에.


탑승구로 가서 배고프다 몇 번 하고, 바로 비행기 탑승.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륙하고 터키가 점점 작아졌어. 그러다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 분명히 많이 잤는데도 아직 회복기인가?


눈 떠보니 어두워져 있었어. 그리고 목적지인 아테네 공항이 보였지. 착륙하고 짐을 찾고 이제는 입국 심사. 여행이 한참 남았지만 벌써부터 심사가 지겨워졌어. 어느덧 정신을 차리고 보니 사람들이 나를 보는 거 같았지. 그래서 왜 그런가 싶어서 나를 살펴보고 주위를 둘러보자 머리색이 검은 사람은 나뿐이었던 거야. 와~ 그 느낌 이상하더라. 묘하게 이질감 느꼈지는 게 정말 나 혼자 외국에 있구나 하는 느낌까지 보태어지니까 정말 이상하더라.


거기다 심사에서 의외로 상세하게 묻더라고. 나만 검은색 머리라 그런가. 여행 목적이고 유럽에 약 2달간 있을 거고 터키가 첫 여행지였다고 했지. 묵을 곳도 물어보던데. 그 당시 아테네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었지만 그나마 있는 정보가 숙박 시설이 괜찮은 곳은 호텔만 나오고 게하는 위험한 동네에 있다고 해서 한인민박을 예약했어. 힐튼 호텔 옆에 있었거든. 그래서 찾기도 쉽고 힐튼 옆이면 안전하겠다 싶었지. 많은 이의 걱정을 덜기 위해서도, 차후 나중에 이유가 더 있기도 하고. 무튼 묵을 곳 주소를 묻는데 그걸 어떻게 외우냐? 그래서 게하라 주소는 정확히 모르고 힐튼 호텔 옆에 있다고 하니 의외로 ok 하고 넘어갔어. 심사하시는 여성분이 웃으시며 엄청 친절하게 대해 주셔서 터키에서 본 공항경찰 때문에 긴장했던 게 없어졌어. 그러니 이상한 느낌이 조금 사라지더라.





숙소로


밖으로 나오니 컴컴해졌어. 어서 지하철로 고고했지. 공항에서는 지상으로 달렸어. 그래서 밖 구경을 하면서 갔어. 하지만 이내 너무 컴컴해져서 밖이 잘 안 보였어. 공항 근처라 큰 건물도 없어서 불빛도 없었어. 야경은 역시 한국인가. 거기다 지하철에 사람도 없더라고.


나도 아테네에 올 생각이 없었지만 카파도키아 일정이랑 로마 일정이 친구랑 형 때문에 정해져서 일주일이 비어졌어. 그 일주일을 그 중간인 아테네에서 보내기로 결정한 거야. 여기서 '고대 유럽 역사 공부나 하고 가야지' 해서 말이야.


역시 공항이랑 도심이랑 멀어. 꽤 시간이 걸려서 역에 도착했어도 숙소랑 멀었어. 짐을 끌고 한참을 가는데 배도 고프고, 잠도 오고, 길은 어두운데 사람은 없고, 먼가 쓸쓸하더라.


10분 넘게 걸어 도착해서 초인종을 눌렀지만 아무런 답이 없어서 한번 더 눌렸더니 대답하더라고. 그런데 초인종 자꾸 누르냐고 혼내더라. 머지 난 두 번 눌렸을 뿐인데. 숙소로 올라갔더니 사장님께서 또 혼내. 한국에서는 그래도 되지만 여기서는 한 번만 누르라고 그리고 저녁에는 특히나. 두 번이나 연달아하시니까 다소 짜증 나기도 했지만 주위 집들을 위한 당연한 매너라고 생각했어. 초인종이 밖에까지 들리더라고.


그리고 짐을 풀고, 사모님께서 숙박비를 받으시고는 저녁식사를 준비를 해주셨어. 이미 저녁시간은 지났고 게하에서 아침 식사도 아니고 저녁 식사를 준다니 너무나 감사했지. 간단한 한식이었지만 며칠 만에 먹었다고 맛나더라. 그리고 와인도 주셨어. 사장님 내외분도 앉아서 간단한 소개와 여기에서 일들 그리고 한국과 그리스 관계를 설명해주셨어. 이 이야기도 전해주고 싶지만 너무 길다. 무튼 그리스에 한국인이 적다는 거, 여행 오지 않는다는 게 젤 의외였어. 그래서 여행 정보가 적구나 싶었지.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니 한인 민박 오길 잘했다 싶었어. 그리고 씻고 나오자 사장님이 부르시는 거야. 갔더니 여행 계획을 물어보셨어. 아크로폴리스 보는 계획 말고는 없다고 말씀드리니까 낼 여학생이 메테오라를 가는데 다들 여럿이같이 가지 않겠냐고 하시더라고. 메테오라는 가서 택시를 타야 하는데, 여러 명 가는 게 여비를 아낄 수 있다고 말이야. 그래서 낼 같이 갈 일행들에게 가겠다고 말하고 낼 아침에 출발한다고 들었어. 낼은 일찍 일어나야 하는구나, 느긋하게 여행하고 싶다 생각하며 잠들었어.




그리스로 가는 험난(?)한 과정을 들려드렸어요. 그렇게 경험이 쌓이는 거 겠지요.


다음 편부터 그리스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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