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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온써니 Mar 17. 2024

긴장된 근육이 풀리며 마음도 유연해져요

요가원을 다니며

나에게 요가란.... 고통(?)이다.

그런데 돈을 내고 왜 가냐고?


요가를 마친 후 며칠간 온몸에 퍼지는 근육통은 몸을 질질 끌고 다니지만 고통이라기보다는 쾌감에 가깝다.


고통을 느끼고자 요가를 간다니


자기 학대인가?ㅎㅎ


평소에 쓰지 않던 근육을 썼다는 뿌듯함, 운동 후에 나 존재를 알게 되는 새로운 근육을 알아가는 기쁨.


걍 시원하다는 거다.


요가원에는 노랑, 초록, 파랑, 빨강 수준에 따라 4단계로 나뉜다. 나는 가장 기초인 노랑 위주로 가는데도 항상 가장 못하는 열등생이다. 시작한 지 2주밖에 안되었으니 당연한듯하지만 나만 동작을 해내지 못할 때마다 내가 이렇게 몸치였나 싶다. 나에겐 곡예 같은 동작을 척척해내는 회원에게는 저절로 존경의 눈빛을 보내게 된다.


요기를 하다 보면 몸뚱이에 대한 열등감이 자극된다. 그동안 매일 만 이천 보 걷기는 다 무엇이었던가? 내 몸이 이렇게 망가진 걸 지금까지 모르고 살아온 것일까?


운동 다운 운동을 거의 하지 않던 나에게 요가는 새로운 자극과 충격을 주고 있다. 운동을 하지 않던 나에게 요가는 정말 얼떨결에 다가온 우연 아니 운명 같은 존재다.


어느 날 직원이 오늘이 이 요가원 4주년 행사 마지막 날이라며 자신은 어제 등록했다고 했다. 3개월을 등록하면 무려 2개월을 더 연장해 준다는 것이다.


평소 품었던 전문 요가원에 대한 호기심, 오늘 결재하지 않으면 사라지는 파격 특가, 밥을 안 먹으면 점심시간에도 갈 수 있는 접근성은 '결재'라는 두 글자를 머리에 맴돌게 했고 결국 퇴근 후 요가원을 가 카드를 꺼내게 되었다.


어쨌든 운동을 할 결심을 야무지게 하고 제 발로 걸어간 것은 아니라는 거다.


수업 후 30분이 지나면 언제 끝나나 시간 보기 바쁘지만 정기적인 운동은 삶을 변화시키는 것을 깨달았다. 꼭 요가는 아니더라도 앞으로는 어떻게든 운동을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


몸의 자세를 바꾸며 이리저리 힘을 쓰면 스트레스로 머리에 쏠려있던 피들이 온몸으로 퍼져나가는 것 같다. 근육들이 풀리며 힘을 꼬옥 주었던 마음도 느슨해진다.


"그래 너무 고민하지 마. 어떻게든 되겠지."


"어떻게 돼도 안 죽어"


"되는대로 살자. 모든 것은 다 흘러가는 거니...."


"힘을 빼고 조금은 가볍고 자연스럽게 살아도 돼"


라고 말하는 조금은 편안해진 표정의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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