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이냐 육아냐, 양자택일의 갈림길

돌봄은 일시적인 사업이 될 수 없다

by 문슬아


직장이냐 육아냐, 양자택일의 갈림길


경기도 파주에 사는 A씨는(35)는 대학 졸업 이후 대기업 홍보팀에 입사해 7년 넘게 일했다. 출산 이후 육아휴직을 쓰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복직했지만 결국 복직 세 달 만인 지난해 10월 퇴사했다. 직장에서 퇴근 시간을 지키며 일하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였고, 복직 후 아이가 어린이집 적응에 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른 아침에 자는 애 안아서 어린이집 보내고, 직장에서 바쁘게 나와 데리러 가면 남은 아이들이 통합반 교실에 줄지어 앉아있었어요. 목이 빠져라 엄마 아빠 오길 기다리며 문밖만 쳐다보는 아이들을 보는데 가슴이 너무 아픈 거예요. 선생님은 본인 퇴근한다고 옷까지 다 차려 입고 애들도 다 준비된 채로 기다렸죠. 워낙 큰 어린이집이다 보니 한 명이 아프면 여지없이 따라 아프고, 다 나아서 오랜만에 어린이집에 보내려 하니 너무 가기 싫다고 서럽게 울더라고요.”


한국 사회에서 육아휴직은 자발적으로 선택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육아휴직은 곧 자발적 퇴사, 승진 포기, 같은 업무를 하는 동료에 대한 죄책감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결혼ㆍ출산 행태 변화와 저출산 대책 패러다임 전환’ 보고서에 의하면 기혼 여성 10명 중 4명 이상이 복직 뒤 1년 안에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용보험에서 배제된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나 비정규직 노동자는 육아 지원 제도에서 배제되는 비율이 높아 소규모 사업장에서 직업 포기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한편, 복직을 해도 가족이 아니면 아이를 믿고 맡길 곳이 없기 때문에 여성의 경력 단절이 발생하고, 여성이 아이를 맡기거나 일을 그만둘 수 없는 경우 영유아가 안전하게 보호받고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당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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