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육아 문턱 낮추기 위한 노력

돈 많은 귀족 어린이집? 공동육아의 빛과 그림자

by 문슬아


개구리 어린이집은 신규 조합원 유입의 문턱을 낮추고자, 적자 부담에도 불구하고 2020년 출자금을 낮췄다. 당시 홍보이사였던 한끗은 “조합원 분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소청소 횟수를 대폭 줄였다”며 “구조적으로 모든 활동을 없앨 수는 없지만 최대한 부담은 줄이고 즐겁게 조합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조합차원에서 계속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전 조합원인 B씨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조합 차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아이를 좋은 가치 안에서 잘 키우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공동육아를 선택했지만 재정적 부담이 늘 컸어요. 잠시 가정상황이 어려워진 때가 있었는데 심각하게 탈퇴를 고민하기도 했어요. 그 때 당시 신뢰하던 선배 조합원에게 상황을 말했더니 바로 이사회 차원에서 논의를 했던거죠.


제가 조합생활 하기 한참 전에 졸업한 선배 조합원 중에 힘든 시기에 개구리에서 여러모로 많은 도움을 받고 고마운 마음에 장학금을 기부하신 분이 있었어요. 좋은 일에 써 달라고 하셔서 개구리에서 그 기금을 잘 가지고 있다가 제 어려움을 알고는 그 기부금으로 조합비 일부를 반 년간 지원해주셨어요. 정말 상부상조라는 말을 실감했고, 참 감사했어요. 그 덕분에 개구리 생활을 더 할 수 있었어요. 나중에는 이사회까지 열심히 했답니다.”


KakaoTalk_20220524_151430225_01.jpg 개구리 어린이집의 교육과정에는 장애통합교육이 포함되어 있고, 교사들도 경계를 허물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에 대해서 계속 교육받고 있다. 사진=개구리 어린이집.


몽구스(오진국)는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문턱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을 겪는 가정에 대해서 조합은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한부모 가정과 청각장애 부모 가정이 등원을 문의한 적이 있었어요. 당시 이사회에서는 경제적인 부분과 총회, 방모임 등 조합 활동에 있어서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함께 고민하고 그 방안을 미리 결의했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어려움들이 모두 사라지는게 아니다 보니 등원까지 이어지지는 못했죠.”


교육이사 라온(배효진)은 “개구리 어린이집의 교육과정에는 장애통합교육이 포함되어 있고, 교사들도 경계를 허물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에 대해서 계속 교육받고 있다”며 “다양한 조합원 분들이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동육아에 대한 핑크빛 환상


공동체, 생태 교육, 주체성. 이런 말들은 우리 마음 한 구석에 박힌 바래진 꿈 한 조각을 자꾸만 건드린다. 이런 표현에 현혹되어 아이가 뭔가 달라지고 행복한 아이로 자랄 거라는 환상을 가지고 공동육아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전 조합원인 느린(조성현)은 아이가 어린 시절만큼은 잘 놀고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는 마음 하나로 공동육아를 결정했다. 그는 “해야하는 일도 많고 힘들다는 걸 미리 알았으면 과연 시작할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며 “그래도 그 과정을 통해 부모도 많이 성장한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KakaoTalk_20220525_082506751_09.jpg 공동육아 어린이집에는 특별활동이 없고 별도 사교육도 금지된다. 영유아 때는 열심히 어울리고 뛰어놀고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신념 때문이다. 사진=개구리 어린이집.


공동육아 어린이집은 단순히 내 아이를 밝고 건강하게 키우는 것 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개념이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시설과 교사를 만난다 해도 관건은 관계를 맺는 것이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에는 특별활동이 없고 별도 사교육도 금지된다. 영유아 때는 열심히 어울리고 뛰어놀고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신념 때문이다.


서로 지지고 볶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공동육아. 하지만 여전히 공동육아를 지속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3년차 조합원 라온은 “육아라는 넓디넓은 세계에 홀로 있었던 게 아니라 같이 할 수 있었다는 것 때문에 너무 좋았다”며 특히 “개구리 어린이집을 애정하고 신뢰하는 아마들의 마음과 직업을 넘어서는 교사들의 마인드, 아이가 재미있게 보내는 것, 그리고 다른 아이도 내 아이처럼 받아들일 수 있는 넓은 마음을 가지게 된 것”이 공동육아를 지속하게 하는 힘이라고 말했다.


올 해로 4년차 조합원인 한끗은 “공동육아가 지속되는 원동력은 사랑”이라고 말하며 멋쩍게 웃는다. 그는 “내 아이가 아닌 모든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교사들과 아마들이 가지고 있는 것이 너무 큰 가치인 것 같다”며 “공동 육아는 상호 주고받는 사랑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한편, 비싼 돈 내가며 사서 고생하는 조합원들을 보며 몽구스는 농담 반 진담 반 “다들 정말 이상한 사람들”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정작 본인은 그 이상한 사람들 틈에서 10년이나 조합 활동을 예정하고 있다는 것이 넌센스다.


위드코로나, 뚜벅뚜벅 나아가는 개구리 어린이집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인해 조합원들이 함께 모이는 데 제약이 많았다. 개구리 어린이집 이사장 모카(윤정석)는 “물리적 거리두기가 심리적 거리두기로 이어지기도 했다”며 “올해는 그런 거리를 조금 줄여나가고 공동육아의 가치를 다시 되새기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이 상황에서 공동육아가 왜 필요할까 많이 고민하게 되는데요. 일반 유치원이건 공동육아건 개인의 가치에 따라서 선택하는 것은 맞지만,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가족이라는 유닛이 너무 작아졌다고 생각해요. 서로 경쟁하기 바쁘죠. 저는 경쟁보다는 공존에 대해서 생각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거라고 믿는데요. 그런 사람들이 만족할 만한 곳이 공동육아이지 않을까. 경쟁보다는 연대를 통해서 성장해나가는 것들을 배울 수 있는 곳이 공동육아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개구리 어린이집은 올 한해 신규조합원 모집을 위한 홍보에 적극적으로 힘쓸 예정이다. 또한 강당을 만들기 위해 3층을 증축할 계획이다. 개구리 어린이집은 새 터전을 지을 당시 향후 증축을 고려해 설계했다. 비가 오거나 먼지가 많은 날도 체육활동이 가능하고 조합원이 모두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다.


모카는 “개구리 어린이집은 멈추지 않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올해는 아이들을 위한 환경 조성에 한 획을 긋는 해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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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양천 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 개구리어린이집 터전 모습. 사진=개구리 어린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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