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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지윤서 Jun 19. 2024

요리에 관한 한 여전히 아마추어

남편은 올해 처음으로 당근과 아욱을 시골 텃밭에 심었다. 씨를 뿌렸을 뿐인데 녀석들은 쑥쑥 잘도 자랐다. 잎이 무성해졌지만 보고도 무언가를 만들어 먹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아욱은 특유의 향 때문에 된장국에만 쓸 수 있다고 생각했고, 당근은 아예 잎을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성한 잎을 보면 볼수록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당근잎은 빛깔과 모양새가 쑥갓과 별반 다르지 않아 쓰임새가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찾아보게 된 아욱과 당근잎 활용법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당근잎으로 샐러드, 나물, 전을 만들어 먹고 있었다. 아욱도 된장국뿐만 아니라 나물로 무쳐 먹고 있었다. 


채소를 헤프게 먹는 방법은 나물이 제일. 두 채소를 삶아 무쳤다. 아욱은 합격점을 받았지만 당근잎은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자극적인 향과 쓴맛 때문이었다. 


당근잎은 샐러드나 나물로 사용하려면 여린 잎만 뜯어야 한다는 걸 모르고 큰 잎을 삶은 탓이었다. 다행히 전으로 만드니 쓴맛도 자극적인 향도 나지 않았다. 앞으로 당근잎은 생으로든 데쳐서든 전만 부쳐 먹기로 했다. 


밥솥 운전을 삼십 년 해왔지만 요리에 관한 한 여전히 아마추어다. 모르는 게 너무 많다. 아욱을 나물로 먹으려면 데치기 전 소금을 넣고 바락바락 치대야 한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당근잎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여전히 요리의 세계는 높고도 험준하다. 



ps.

텃밭에 무성히 자란 아욱과 당근잎으로 나물을 무치고 전을 부쳤습니다. 오마이뉴스에서는 이런 이야기도 기사가 되네요. 혹, 관련 글이 궁금하다면 아래를 클릭하세요!


https://omn.kr/290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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