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오후가 행복하길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에 우리 집에 오는 현지인 메리는
깜바 부족으로 고향이 마차코스 카운티이고
딸아이 한 명을 키우는 싱글맘입니다
고향에 살았을 땐 학교를 운영하는 한국인 선교사님 댁에서 일을 했다고 합니다
나이로비에 혼자 나와서
집세가 싼 동네에 방한칸을 빌려
한국인에 집을 세 군데나 다니면서 일하는
그녀의 직업은 가사도우미입니다
메리는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은
자취방에서 30분을 걸어 나와
마타투라는 봉고차를 타고 내려서
다시 40분을 걸어서 우리 집에 옵니다
메리가 오는 날엔 내가 대문을 열어주고
그녀를 위해서 사탕과
오전 11시쯤에는 간식으로
달달한 블랙홍차와 비스킷을 준비합니다
다들 일거리가 없어도 그녀를 부르는 이유는
그녀가 하루라도 쉬는 것을 원하지 않을 뿐더러
다른 곳에서 일자리를 얻기 힘들기도 하고
성품이 정직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방 한쪽에 주방용품을 정래 해 놓았던 것을
그녀에게 필요하면 가져가라고 했는데
큰 비닐가방에 접시와 플라스틱 통을 가득 담았습니다
오후 2시 30분에 집으로 돌아가는 그녀를 위해
검은색 철대문을 열어주며
금요일에 또다시 보자고 인사를 건넵니다
발걸음이 가벼워 보이는 메리의 오후가 행복하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