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의 행복 배우기

행복론

by 납작콩

제비들이 아침 시간을 누리고 있다.

두 날개를 쭉 펴고 주저함 없이 자유롭게 비행하는 모습이 참 행복해 보였다.


여행을 가면 잠을 잘 이루지 못한다. 이번 여행도 그랬다. 자는 둥 마는 둥 하다가 환하게 밝은 바깥이 반가워 창문을 열었다. 바깥의 공기가 시원하고 상쾌했다. 초록 나무로 촘촘해져 있는 낮은 산등성이를 보고 그 밑에 흐르는 강을 보았다. 맨발인 채로 베란다로 나갔다.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내쉬며 앞에 펼쳐진 자연 풍경들과 인사했다.


그런데 머리 왼쪽 위에 새들이 보였다. 한두 마리가 아니었다. 꽤 많은 제비가 이리저리로 날아다니고 있었다. 한 번은 아래로 낙하하듯 날다가 한 번은 위로 오르곤 했다. 심지어 날갯짓도 하지 않고 두 날개를 쭉 펴고 날고 있는 모습에 어느새 나의 눈길도 그들의 비행 노선을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제비들은 자신들의 있는 모습을 자유롭게 표현하며 이 아침이라는 주어진 시간을 마음껏 즐기고 있었다.

며칠 전에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영화 ‘안경’을 보았다.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어느 조용한 섬으로 여행을 간다. 여행을 간 곳은 조용한 섬이었다. 그 섬의 사람들은 소위 ‘사색’을 즐긴다. 영화 안에서는 ‘사색’에 대해서 정확하게 정의 내리지는 않는다. 지금 나는 ‘사색’을, ‘주어진 시간과 공간을 즐겁게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자기 자신을 즐거워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영화 속 주인공이 잠시 머물렀던 섬의 공간은 조용하다 못해 지루하다. 사람들의 흥을 돋울만한 신나고 흥미로운 일도 없다. 그저 바다와 모래사장 그리고 일상이 있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이러한 조용한 일상 속에서 편안해 보인다. 빙수를 먹으면서도 왁자지껄 대화하며 서로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긴 의자에 옆에 같이 앉아있으면서도 각자가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바닷가 방파제에는 누군가가 혼자 앉아서 두 다리를 살짝살짝 흔들며 앉아있다. 누군가는 바닷속에 낚싯대를 던져 넣고 돌 위에 앉아있다.


그들은 모두 주어진 시간과 공간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고 표현하고 있었다. 그들은 자기 자신과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들은 모두 행복이 가득해 보였다.


사실, 주위 사람들과의 만남· 집을 떠난 여행· 기쁘고 경사스러운 소식은 나의 일상 속에 계속 있는 일은 아니다. 그러한 신나는 일들보다는. 나의 일상은 지루하고 반복되는 것 같은 뻔한 시간이 대부분이다. 카톡 프로필에 나의 여행 때의 멋스러운 모습이나 행복해하며 웃는 모습을 올려놓는다. 하지만, 나의 일상은 그다지 멋스럽지도, 계속 웃는 일이 펼쳐지지도 않는다.


행복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매일 놀랄만한 일들과 깜짝 놀랄만한 파티로 채워지는 것이 행복일까?


어쩌면 행복이라는 것은 지루하고 반복되는 것 같은 나의 일상 속에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제비가 아침의 상쾌한 공기와 밝은 햇빛 아래서 비행하듯이. 영화 속 인물들이 자신과의 시간을 즐기며 사색하듯이. 나도 나의 일상을 살고 싶다.


나도 일상 속의 행복을 배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