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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여니맘 Aug 28. 2022

"아기 자니까 불은 끌게요!"

간과하기 쉬운, 알면 도움되는 육아


아침에 출근하면 불을 켜지 않아 '어두컴컴'하게 해놓은 집들이 많다. 불을 끄는 것으로도 모자라 커튼까지 닫아 캄캄한 집도 있다. 그처럼 캄캄한 상태에서 뭔가를 하고 있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큰 애와 놀아주고 있기도 하고.

    

아기를 돌보다 보면 시간이 정신없이 흘러간다. 아기가 우선이다. ‘아기를 달랜 후 해야지. 기저귀부터 갈아야지….’ 이러면서 몇 시간이 훌쩍 흐르기 예사, 그 누구보다 우리가 그 사정을 잘 안다. 그렇다 보니 처음엔 여유가 없어 커튼을 올릴 생각을 못 했기 때문이라고 지레짐작하며 커튼을 열심히 올렸다. 그래도 어둡다 싶으면 전등 스위치를 켜 밝게 하곤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보면 불이 꺼져 있곤 했다. 아까 분명히 켰던 것 같은데? 싶다가도 아닌가? 지레짐작, 한동안 불을 끄고 켜기를 되풀이하곤 했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아까 내가 분명하게 불을 켰던 것이 생각나 이유를 물어보면 "아기가 자니까" 혹은 "아기가 깰까 봐"라고 대답하는 산모가 대부분이다. 밝으면 잘 자지 못하니까 자꾸 불을 껐던 것이다.      


물론 아기에 대한 지극한 사랑으로다. 그런데 낮 동안에는 밝게 해줘야 한다.  


   

갓 태어난 아기들은 한동안 밤낮없이 온종일 잠자는 것과 먹는 것, 싸는 것 정도만 한다. 하지만 이십 며칠 차가 되면 조금씩 깨어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 그 무렵, 주변을 두리번거리거나 안고 있는 사람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 그런 후 눈을 맞추게 된다. 눈빛도 이미 달라져 있다. 막연했던 느낌의 눈은 이젠 구체적인 어떤, 뭔가가 느껴지기도 한다.      


잠만 자는 것처럼 보였지만 낮에는 깨어 활동하는데 필요한 호르몬이 더 많이 분비되고 밤에는 휴식과 성장에 필요한 수면 호르몬이 더 많이 분비되도록, 즉 밤낮을 구분할 수 있도록 성장했기 때문이다. 이즈음이 대략 한 달 무렵(이 무렵 아기들은 한밤중에는 전혀 먹지 않고 5시간을 잘 수 있게 된다. 이 무렵부터 밤중 수유 끊기, 즉 수면 교육을 시작하면 된다)이다.     


이처럼 밤과 낮을 구분할 수 있도록 성장하는데 도움되는 것이 ‘낮에는 밝게, 밤에는 어둡게’(수면등을 켜는 정도) 해주는 것이다. 성장과 함께 아기 스스로 인지할 수 있도록.   




        

낮에 밝게 해줘야 하는 이유 또 하나는, 밝게 해줘야 아기의 움직임이나 변화 등을 바로바로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황달은 신생아 60~80%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황달에 대한 설명은 인터넷이나 관련 책에 자세히 나와 있으므로 생략) 출생 3~4일 무렵 시작되어 9~12일 무렵 별다른 조치 없이도 사라진다고 하나 '모두 그렇다'는 아니다.      


조금 전까지 *자연광(햇빛)에서 살펴야 겨우 느껴질 정도로 약했는데 전등빛으로도 확연하게 느껴질 정도로 수치가 높아져 입원해야 하는(병원마다 입원을 결정하는 기준이 다르다. 황달 수치 17 정도에 입원하게 하는 병원도 봤다. 반면 18 정도로 퇴원했다는 경우도 봤다.) 경우도 있다. 황달이 한 달까지 가는 아기도 봤다. (15 정도로 1주일에 1회 통원하는 아기도 있었다)   


밝은 전등빛이 황달 해소에 도움된다고 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실제로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만  황달치료는 빛으로 한다.


태열도 수시로 생겼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그냥 자는 것 같지만 조금만 관심을 두고 들여다보면 목에서 어떤 움직임이나 소리가 나는 것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땐 아기가 잠들었거나 울지 않아도 곧추안고 등을 토닥이거나 쓸어줘야 한다. 역류로 트림이 필요한 경우이기 때문이다.   

   

외에도 아기를 관찰할 일은 많고, 많다. 성장함에 따라 그리고 아기만의 성향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거듭하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아기들은 오전 다르고 오후 다르다’랄지, ‘아기는 백번 바뀐다’라는 말까지 있을까.

     

한동안 윤곽을 주로 보던 아기는 점차 좀 더 많은 것들을 보게 된다. 2개월 무렵의 아기들은 특정한 것을 좋아해 그것만 보여주면 유독 밝게 웃기도 한다. 요즘 대부분 빙글빙글 돌아가는 모빌을 선택하는데, 모빌이 돌아가도록 해놓고 아기를 살펴보면, 모빌에 달린 여러 가지 중 유독 마음에 드는 것이 있는지 얼굴이나 눈이 모빌을 따라가는 것이 보이기도 한다.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만 반응하던 아기는 어느새 시야도 넓어져 좀 더 멀리에 있는 사람에게도 반응한다. 6월 중순에 18일 차로 만난 아기가 며칠 후면 백일이다. 이 무렵 아기들은 목소리를 들려주지 않고 가까이에 있는 것만으로도 자주 보던 사람을 알아보고 먼저 말을 걸거나 웃기도 한다.     


아기들이 8개월 무렵 낯을 가리는 것으로 많이 알려졌다. 그런데 실제로 많은 아기를 만나본 사람으로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2개월 무렵에도 낯선 사람이 가까이 오거나 안아주면 불안해하거나, 울먹이다 울음을 터트리는 아기도 있다는 것, 아주 적지 않다는 것이다.   

   




“아기가 깨어 놀 때만 (불을) 켜주면 되는 것 아니에요? 자는데 굳이….”     


낮에 밝게 해줘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 주면 혹은 이처럼 반응하는 산모도 있다. 그런데….     


아기가 어떤 소리를 내서 보면 얼마 전까지 깊이 잠들었던 아기가 깨어 혼자 놀고 있는 예도 있다. 아기에 따라 다르지만, 언뜻 50일 차에 그랬던 아기가 떠오른다. 한편 모빌을 보며 놀다 스스로 자는 아기들도 있다. 혼자 놀 수 있는 능력이 생겼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아기의 이런 상태는 어떻게 가능할까? 순둥이라서? 이기도 하지만 아기 스스로 노는 법을 터득하도록 어른들이 잘 도와줘서라고 생각한다. 아기가 눈앞의 사물을 제대로 인지하도록 밝게 해준 것이 아기 스스로 노는 법을 터득할 수 있도록 하는데 어느 정도의 도움이 되었다고 말이다.     


낮에 굳이 불까지 켜지 않아도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어느 정도 밝은 집이 많다. 그래도 어느 정도 볼 수 있을 정도로 밝은 편이 아니라면 불을 켜주곤 한다. 우리 어른들과 아기들이 받아들이는 정도 그 차이가 다르겠다, 시각이 발달하고 그로 눈에 보이는 것을 인지하는데 사람이든 물건이든 선명하게 보게 하는 것이 좋겠다이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을 키울 때 어떤 책에서 ‘밝은 공간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호기심도 많고 긍정적인 사람이 된다. 사회성도 좋다’라고 읽었었다. 당시나 지금이나 공감한다.             

 

여하간 그렇다면 아기에게 밝은 것이 좋을까? 어두운 것이 좋을까? 충분히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는 글이었으면 좋겠다.  




  *사실상 육아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들에게 황달은 두렵다. 인터넷이나 육아 관련 책에 이런저런 방법으로 황달을 판단하라고 되어 있는데 아기 자체가 낯설고 조심스러운 초보 육아자들에겐 도무지 쉽지 않다. 솔직히 산후관리사들에게도 그리 쉽지는 않다. 여하간 황달은 전등빛보다 자연광에서 보면 확실히, 더, 잘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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