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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여니맘 Jul 27. 2022

'산후조리원'을 둘러싼 이야기

공공산후조리원이 많아졌으면...




산모: “이모님이 해준 산모 중에 조리원에 간 사람이 많았어요? 안 간 사람이 많았어요?”


:"며칠 전 한 여성 단체가 조사한 2020년 산후조리실태를 봤는데, 조리원 54%, 친정 39%, 자기 집 7% 정도예요. 반절 넘는 거죠. 실제로 조리원 다녀온 산모들을 더 많이 만나요"


산모: “저도 이번에 알게 된 건데 요즘엔 조리원에 안 가는 사람들도 많다면서요? 코로나 때문에 그렇다고도 하고”  

        

: “코로나 때문에 안 가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긴 한데…. 꼭 그렇다는 아닌 것 같아요. 집에 있다고 해도 출퇴근하는 아빠가 있다 보니 100% 안전한 것은 아니잖아요. 처음엔 누구든 오가며 도와줘야 하고. 사실 코로나 전에도 안 가는 사람들 많았어요. 특히 둘째는 맡길 곳이 없어서 못 가는 경우도 있고요"    

 

산모: “전, 첫째 때 무조건 가야 하는 거로 알고 있었어요. 주변 사람들이 다 갔거든요. 조리원도 대기 타는 것 아시죠? 조리원 이용한 사람들이 입소문 난 조리원은 금방 찬다고, 빨리 예약하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서둘러 예약했던 건데 나중에 보니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더라고요. 너무 비싼 곳이었고. 그래서 마음이 좀 흔들렸죠. 친정엄마가 해주신다고 했거든요"    

 

: "얼마였나 물어봐도 되나요?"

    

산모: "5백만원대요! 그런데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마사지다 뭐다 더 들어가더라고요. 그때 남편이 아기와 관련된 것인데 시작부터 잡음 같은 것이 있으면 안 좋을 것 같다. 나를 위해서도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하지 않았다면 아마 안 갔을지도 몰라요”  


7월 25일 파주시  탄현 제니스



      

: "이야기 들어보면 기대와 달랐다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그래서 심지어 중간에 퇴실했다는 분들도 있고"     


산모: "맞아요. 내 친구 중에도 조기 퇴실한 애 있어요"     

 

: “우리 조카가 둘째까지 낳았는데 두 번 다 조기 퇴실했대요. 걔는 조리원에만 가면 알레르기가 생긴다네요. 두 번 다 가려워서 죽는 줄 알았다나. 전혀 다른 조리원인데도. 그런데 두 번째는 조금 쉴만하면 불러대서 조기 퇴실했다고 하더라고요. 이것 만들자. 마사지해준다, 뭐다로 부르는데 나중에 보면 다 물건 팔려고. 그래서 피하고 싶은데 도무지 안 사고는 못하게 만들더라나. 조카 말은 그래요”  


산모: “맞아요. 이모님. 저도 첫째 땐 도움 될 것 같아 참여했는데 다 상술이더라고요. 모빌 만들기라고 해서 괜찮겠다 싶었는데 나중엔 아토피 방지에 좋다 그러면서 바디워시 그런 것 권하던데요. 그것도 세트로 살 수밖에 없어요. 그 사람들은 그러죠. 이것저것 섞어 쓰면 효과가 떨어진다. 오히려 안 좋다. 게다가 그 조리원에서 그걸 써요. 그래서 믿음이 더 가는 거죠”


나: “아하, 그래서 실제로 5개? 6개? 세트로 갖추고 있는 분들이 많은 거군요. 그런데 바스하고 로션 정도나 쓸까? 거의 안 쓰던데요. 중간에 다른 제품 사는 분들도 많고요. 솔직히 그걸로 씻겨 달라고 하니까 해줄 수밖에 없지만 별로다 싶은 제품들도 많던데”

         

산모: “맞아요. 저도 나중에 후회했잖아요. 나중에 보니까 정말 비싸게 산 거더라고요. 그것보다 더 좋으면서 저렴한 제품들도 많고, 그렇게까지 여러가지가 필요하지도 않고. 그런데 아세요? 조리원서 물건 사는 사람들 대부분 나처럼 첫 출산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 “조리원에서만 그러는 것 아니에요. 첫째 때는 대부분 그래요. 30년 전에 출산한 나도 그랬는데요. 첫째가 6월에 태어났어요. 그런데 특양면 있죠? 그걸로 된 신생아 드레스라고 백일 무렵까지 입히는 것을 산 거예요. 그러니 얼마나 두꺼워요. 당연히 못 입히죠. 요즘처럼 에어컨이 흔했던 시절도 아닌데. 나름 계산해도 첫째 때는 그야말로 모르다 보니 안목 없게 사는 경우도 많고요”

        

산모: “정말요? 안 그랬을 것 같은데? 그런데 많이들 그러는가 보죠?”   

        

: “저라고 별수 있었겠어요. 산모님과 같았겠죠. 요즘엔 인터넷으로 뭐든 쉽게 살 수 있는 데다가 육아 관련 인터넷 글이 워낙 많아서인지 요즘 산모들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별별 것들을 정말 많이 사더라고요. 안 그래도 되는데 스스로 민망해하는 분들도 있고요. 그런데 전 그렇게 생각해요. 아기에 대한 사랑과 설렘, 기대가 그렇게 표현되는 것이라고. 그런 것도 없으면 아기 키우기 더 힘들지 않을까? 그렇게요"  

   

산모: “코로나 때문인가? 아니면 원래 그 조리원이 그런가? 이번 조리원은 그런 게 거의 없어서 좋던데요. 첫째 땐 입소문 난 조리원이어서 선택했던 건데 사실 전 별로였거든요"


: "네. 여하간 산모님처럼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은 걸 보면 그런 조리원들이 많은가 봐요. 제가 처음에 이 일을 할 때만 해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거의 없었는데. 점점 많이 듣게 되는 것을 보면 그런 조리원들도 많아지나 봐요. 참 씁쓸하네요. 그런데 이야기 들어보면 그러지 않은 조리원도 있는 것 같긴 하던데...”


7월 25일 파주시  탄현 제니스


          



산모: "이모님은 이담에 따님이 아기 낳으면 조리원 권할 거예요?”     


: “글쎄요? 예전에는 처음부터 내가 해주겠다 그런 생각도 했답니다. 사실 조리원에 있을 때는 아기들이 거의 잠만 자는 그런 시기거든요. 그래서 조금만 신경 쓰면 크게 힘들지 않고요. 아기를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돌봐주기에도 좋고.  그런데 요즘엔 좀 바뀌었어요. 사실 조리원은 산모가 쉬기에 좋거든요. 특히 출산 후 2주라는 그 시기는 휴식이 정말 중요한데 함께 살면서 돌봐주지 않는 한 산모가 휴식을 취하기 쉽지 않거든요"


산모: “잠은 실컷 잘 수 있긴 하죠. 모자동실을 선택하면 좀 다르지만. 그래서 이번에도 간 거고요. 아기가 어떻게 될까 불안해서이기도 했지만. 조리원에 2주 있다 보면 아기가 좀 자라니 안심할 수 있잖아요”  


: “그렇죠? 산모들 입장에서는 어쩌면 당연해요. 우리도 조리원에 갔다 온 아기 돌보는 것이 편하긴 해요. 배꼽 떼고 나오죠. 황달 심한 시기도 지나서 오죠. 산모 젖 관리도 기본이라도 하고 나오니 말이죠. 그래서 요즘엔 조리원에 2주 있다 오게 한 후 그 후부터 백일까지 돌봐주자. 생각하기도 하죠"     


산모: "그래도 첫째들은 다 가지 않나요?"   


: "첫째여도 안 가는 산모들도 많아요. 3일 차, 6일 차 아기들도 해주거든요. 당연히 별일 없이 잘 자라고요. 아기가 워낙 조심스럽다 보니 많은 사람이 불안해하는 건 당연하죠. 그런데 몇 가지만 신경 써서 맞춰주면 밤에도 먹고 자는 정도로 잘 자라요. 정작 산모가 잠을 많이 못 자 안타까운데 그런 산모들은 낮에 실컷 자게 하니까 무난하게 회복되던데요”   



       

7월 25일 파주시  탄현 제니스

산모: “조리원 비용이 너무 비싸기도 해요. 겨우 2주인데 몇백만 원이라니 너무 비싸서 못 가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죠? 저도 첫째땐 정말 많이 놀랬거든요. 너무나 비싸서!”   

       

: “몇백만 원이 뭐예요. 천만, 이천만 원대도 있다잖아요. 사실 해줄 게 한정적이잖아요. 그런데 그렇게까지 비싸야 하나 싶어요. 자존심 때문에 비싼 조리원 선택하는 산모들도 없잖아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그런 사람들 심리 이용해 비싼 조리원도 생기는 것 같고"     


산모: "사실이 그래요. 육아 맘 카페나 블로그 글 보면 가끔 비싼 조리원 이용한 거 과시하려는 그런 글도 보이고 그렇더라고요."

    

나: "어서 빨리 공공산후조리원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현재 대략 20곳 정도 있는 것 같던데, 사실 턱없이 부족하죠. 그러니 전날 밤 텐트 치고 대기하는 사람들까지 있을 수밖에 없는 거고. 며칠 전 우리나라 최초 공공산후조리원인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가 운영 중단을 발표했다가 엄마들 항의와 언론에 알려지며 논란이 돼 결국 운영하기로 했다는 뉴스 보며 씁쓸하더라고요. 운영을 중단할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잖아요. 현실적으로 정말 필요한 출산장려책인데, 여전히 미흡하기만 한데 도리어 뒷걸음치는 꼴이니 정말 한심한 상황인 거죠”   



-물론 한 산모와 이렇게 길게 이야기 나누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 산모의 휴식 때문이다. 여러 산모와 조리원을 주제로 나눈 이야기를 바탕으로 정리해 본 것이다. 그런데 하지 않은 이야기는 절대 쓰지 않았다. 일부러 쓰지 않은 것도 있다. 여하간, 대부분 산모가 가장 많이 물어보고 이야기하던 것들을 추렸다. 또 다른 산모들도 궁금해할 가능성이 커서.      

-2022년 7월 현재, 한 번에 알 수 있도록 정리해 놓은 자료가 보이지 않아 전국적으로 공공산후조리원이 정확하게 몇 개인지는 모르겠다. 대략 20여 곳으로 파악했다. 다행히 공공산후조리원이 하나둘 느는 추세다. 그래서 이 글 시점 이후 변동이 있을 것 같다.     

공공산후조리원 비용은, 비교적 저렴한 민간산후조리원 이용료 60% 정도로 민간산후조리원보다 저렴하다. 그래도 정부가 지원을 늘려 개인이 부담하는 비용이 조금 더 줄었으면 좋겠다. 무료인 곳, 지역민과 타 지역민을 구분해 받는 곳, 감면 대상 폭이 넓은 곳 등 지역마다 비용 사정은 다르다. 그러니 자신이 사는 곳에 있는지 확인해 이용해 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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