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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여니맘 Oct 08. 2022

'두 달~백일 무렵 아기', 이렇게...

성장 과정 알면 육아는 쉽다- 3. ‘두 달~백일 무렵’    

산모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아기가 정말 힘들게 해서보다 아기가 낯설거나 잘 몰라‘ 육아가 지레 힘든 경우가 많다. 모르다 보니 '언제 끝날지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이 상황'이다. 그래서 육아가 더욱 어렵게 생각된다.       

그렇다면, 아기가 어떻게 자라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도록 들려준다면 그래도 조금은 덜 힘들지 않을까? 그래서 '아기의 성장 흐름과 그에 맞춰 해보면 좋을 육아'에 대해서 적어본다.      

세 번째, '두 달~백일 무렵'의 아기 이야기다.       

    


지난 9월 15일, 39일 차에 만난 아기가 10월 6일 현재 60일, 두 달이 되었다. 이 아기는 처음부터 수입 분유를 먹었다. 최근 평균적으로 먹는 양은 130mL~170mL, 하루 6~7회, 수유 간격은 3시간~3시간 30분인데 대부분 3시간, 어쩌다 한번 '+몇 분 후'이다. 하루 대략 900mL 내외 먹는다.


산모: “어젯밤엔 11시 30분에 100mL만 먹고 잠들더라고요. 아무리 깨워도 깨지 않고 자겠다는 거예요. 그리고 아침 6시 30분에 줬더니 130mL를 먹고 자더라고요. 어젯밤처럼 적게 먹어도 괜찮은 거겠죠?”


나: “그럼요. 아마도 좀 더 지나 70일, 80일 정도 되면 10시 이전에 먹고 새벽까지 깨지 않고 자기도 할걸요. 백일까지 봐준 아기들이 다 그랬거든요. 앞으로 한 번이라도 아기가 그렇게 하면 그래도 괜찮으니 그냥 둬보세요. 한번 하면 계속할 수 있다는 거든요. 그럼 백일 무렵엔 7시간은 그냥 잘 거예요. 그런데 그냥 전혀 깨지 않고 새벽까지 그대로 잔 거예요?”        

  

산모: “아뇨. 3시 좀 넘어서 잠깐 깨어 먹고 싶어 하는 거예요. 그래서 밤중에는 먹이지 말라고 하셨잖아요. 그래서 안고 좀 토닥토닥해줬더니 그냥 자더라고요. 하기야 어제 많이 먹긴 했더라고요. 1000mL나 먹었던데요, 이모님 말처럼 낮에 많이 먹어서 적게 먹은 거겠죠?”

         

매일 출근 후 산모와 어젯밤~출근 전까지 아기 상황을 이야기한다. 100%는 아니다. 요즘 케어하는 아기는 둘째다. 첫째 때문에 출근 한참 후가 될 때도 많다. 그럴 때면 어젯밤 기록을 참고로 ‘어제 퇴근 후~오늘 출근 전’을 우선 파악, 아기에게 필요한 것을 준비한다.     

 

9월의 목화 1

   

산모: “있잖아요. 새벽에 어떻게든 5시까지는 먹이지 말고 달래보라고 하셨잖아요. 오늘은 너무 적게 먹은 것 같아서 6시 30분에 깨워 먹인 거 거든요. 그런데 먹는 내내 계속 자더라고요. 오늘 같은 경우 깨워 먹여야 하는 것 맞죠?”          


나: “아마도 3시쯤 깬거는 먹고 싶어서보다 *역류 때문이었을거예요. 백일 무렵까진 그럴 수 있거든요. 그런데 왜 깨워서 먹였을까요?"     


산모: "배가 고플 것 같아서요! 어젯밤에 너무 적게 먹었잖아요"     


나: "다음부터는 그 시간이면 일부러 깨워서 먹이지는 말고 그냥 둬보세요. 하루 이틀 그래보다가 아기 스스로 깨어 먹고 싶어할 거예요. 일단 아기를 믿고 맡겨보세요.”     


산모: "그러다가 안먹고 계속 자면요? 몸무게가 안늘잖아요!"     


나: "이 아기는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 같은데요. 낮에 봐요. 그렇게 깊이 잠들었다가도 먹을 때만 되면 깨어서 달라고 하잖아요. 트림 좀 시켜야 할 것 같아서 중간에 (젖꼭지를)빼면 남긴 것 마저 먹겠다고 난리고. 자기가 먹어야 할 양을 정확하게 안다는 것 이거든요. "     

     

두 달 지난 아기는 신생아나 한 달 무렵 아기와 많이 다르다. 두 달이 가까워져 오면 잠자는 시간과 깨어 있는 시간이 더욱 뚜렷이 구분된다. 모빌을 보고 한 시간 이상 논다거나(물론 전혀 보채지 않고), 전혀 깨지 않고 1시간 이상 잘 때도 많다. 가끔 3~4시간 잘 때도 있다. 한편 다음 수유까지 전혀 자지 않기도 한다. 먹고 나서 어느 정도 논 후 재워달라는 아기들이 많은데, 낮에는 언제나 그처럼 하는 등 일정하게 되풀이되기도 한다.      


먹는 것도 마찬가지. 두 달째를 지나 석 달째가, 즉 백일이 가까워져 오면 그 아기만의 어떤 규칙 같은 것이 생긴다. 밤에는 눈을 감고 먹는 경우가 많다던가, 밤에는 적게 먹는다던가, 새벽 첫 수유나 오전에는 특히 많이 먹는다던가 혹은 오후에 많이 먹는다던가, 어떤 일이 있어도 3시간 30분이 지나지 않았으면 먹고 싶어 하지 않는다던가 등 그 아기만의 특성이 두드러지기도 한다.     


하지만 아기들의 이와 같은 변화나 차이점을 미처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혹은 우연히 알게 된 정보에 내 아기를 맞춘다. 그동안 아기가 보여줬던 것에 익숙해져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갑자기 먹는 횟수가 준다거나, 혹은 오늘 갑자기 4시간 이상을 잔다거나, 혹은 밤에는 거의 먹지 않거나 하면 어디가 아픈 것은 아닐까? 이렇게 적게 먹어도 괜찮을까? 도리어 불안해한다. 그리하여 잘 자는 아기를 깨워 먹이기까지 한다.      


그런데 신생아 시기가 지난 아기들은 먹은 것 때문에 힘든 경우가 많다. 특히 점점 갈수록 밤에 먹은 것 때문에 밤새 안고 있어야 할 경우가 많다. 밤에는 먹지 않고도 잘 수 있도록 성장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한 달 무렵부터 밤중 수유 끊기를 시도, 어떤 일이 있어도 백일 전에 밤중 수유는 끊어야 한다. 그래서 백일 무렵엔 ‘최소 5시간 이상’의 통잠을 잘 수 있도록 우리 어른들이 도와줘야 한다.   

   

실제로 밤중 수유 끊기가 가능한 한 달 무렵부터 먹는 것을 조절한 아기들 경우 80일 무렵엔 7~8시간가량의 통잠을 자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심지어 12시 무렵 자기 시작했다는데 출근했을 때도 자고 있는 아기도 있었다. '밤중 수유 끊기=수면 교육'을 전혀 하지 않았는데도 한두 달 무렵 쯤 스스로 늦은 밤에는 전혀 먹지 않는 아기들도 있고 말이다.     


9월의 목화 2


"언제쯤이면 통잠을 잘까요?"

"우리에게도 백일의 기적이 일어날까요?"

 

이처럼 묻는 산모들이 많다. 그런데 저절로는 되지 않는다. 물론 스스로 알아서 밤중 수유를 끊는 아기도 있다지만 그리 많지 않다. 우리 어른들만 육아가 힘든 것이 아니다. 아기들 또한 수많은 선택과 시행착오를 되풀이하며 성장한단다. 이런 아기에게 가장 바람직한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우리 어른들이 도와줘야 하는 것이다.    


또한 ‘육아를 시간 맞춰 먹인다거나, 잘 안아서 달래준다거나, 잘 재운다거나’ 정도로만 생각하면 백일이 지나도 통잠을 자지 못하기도 한다. 당연히 백일의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백일의 기절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기의 성장 흐름에 맞춰 먹여야 한다. 많이 안아주는 것보다 제대로 안아줘야 한다. 밤에 혼자 떨어져 제대로 잘 수 있는 방법을 알아차릴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아기마다 다르다. 그래서 조언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두 달~백일 무렵 아기를 돌보는데 필요한 것들을 정리해본다.      




▲이 무렵 아기들은 어떤 경우든 12시 이후에는 절대 먹이지 않아야 한다. 젖을 물리는 사람 중에 옆에 두고 자면서 아기가 어떤 소리를 내거나 할 때 다독거리며 자거나, 잠깐 젖을 물려 재우는 경우가 많은데 분리해 재운다. 젖을 물리는 것으로도 달래지 않는다. 인공젖꼭지도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이 무렵 아기들이 밤에도 뒤척이는 가장 큰 이유는 아까 먹은 것이 역류했거나 배앓이 때문이다. 잠깐 다독거리거나 노리개 젖꼭지를 물리면 우선은 잠들지만 되풀이될 수 있다. 그러니 당분간 안아 트림을 도와주거나 등을 쓸어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앞으로 육아에 훨씬 도움 된다.      


젖을 물려서 달래면 더더욱 안 된다. 절대 먹고 싶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아까 먹은 것 때문인데 먹인다? 더 답답해할 것이다. 그래서 계속 원할 것이다. 또한, 이때 물리는 내 젖은 노리개 젖꼭지가 된다. 나아가, 백일 전에 밤에 젖 물리는 것을 끊지 않으면 첫돌, 두 돌까지도 물고 자게 된다. 이는 아이의 장차 성장에 오히려 큰 걸림돌이 된다.      


▲낮에 충분히 먹이면 밤에는 덜 먹게 된다. 3~3시간 30분 수유 간격으로 충분히 먹인다. 두 달 무렵~백일까지 1회 먹는 양은 큰 차이가 없다. 우리 아기가 먹고 있는 분유통에 제시된 양을 참고로 약간 +-해서 먹이면 되는데 수입 분유의 경우 국내 생산 분유보다 적은 편이다. 수입 분유 제시 권장량에 +30 정도 하면 국내 생산 분유 권장량과 비슷하다.      


이때는 아기마다 특별한 시간대에 많이 먹기도 하고 밤에는 덜 먹기도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하루에 먹어야 할 양으로 판단해 조절하는데, 낮에 하루 총량 3분의 2를 먹여야 밤에 덜 먹는다. 예를 들면, 국내 S 분유의 경우 2~6개월까지 200mL씩 하루 5회 권장, 하루 총량은 1000mL다. 앞선 1~2개월엔 160mL씩 6회, 총량은 960mL다.      


▲아기마다 다른데 이 무렵 아기들은 어느 날부터 비슷한 시간대에 먹는 날이 중복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새벽 6~7시에 1회차, 9~10시에 2회차…. 이런 식으로 시간을 정해 수유를 시도, 아기가 잘 따라주면 당분간 이처럼 수유한다. 아주 편하다. 이때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밤에는 최소 5시간, 가급 7시간 정도 간격으로 수유한다.      


▲9시 무렵일지라도 먹지 않고 자겠다면 자게 둔다. 이럴 경우 그동안의 습관으로 한밤중에 먹고 싶어하거나 이른 새벽에 먹고 싶어할지 모른다. 그래도 어떤 경우에든 12~5시에는 먹이지 않는다. 달래면 신생아 때보다 훨씬 쉽게 달래진다. 아주 조금 고파서(굳이 먹이지 않아도 될 정도로) 혹은 습관으로 먹고 싶어서이기 때문이다.     


염두에 두자. 이때는 늦은 시각에 먹인 그만큼 아기의 잠은 방해받는다는 것을.    


       


9월의 목화 3



이 무렵 아기들은 소통도 잘한다. 안고 있으면 입을 동그랗게 오므리는 것으로 소통 표시를 한다. 혹은 눈으로 웃기도 한다. 놀고 있을 때 다가가 아무 말 하지 않고 있어 보면 먼저 말을 건네며 아는체하기도 한다. 노래를 불러주면 옹알이라고만 할 수 없는 상태의 소리를 노래 불러주고 있는 딱 그동안에만 내기도 한다. 마치 함께 노래하는 것처럼. 이런 모습들이 보이면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해준다. 노래도 많이 불러준다.    

 

기저귀를 갈아주면 배시시 웃기도 한다. 어른들이 누군가를 부를 때처럼 높고 길게 부르기도 한다. 배가 고파서 우는 아기에게 조금만 기다리라고 하면 울음을 멈추고 잠시 기다리는 아기는 정말 많다. 이럴 땐 아기에게 ”배가 많이 고팠구나“ 혹은 ”기저귀가 젖어서 불편해 엄마를 불렀던 거구나. 잘했어요“ 이런 식으로 격려를 해준다. 그러면 허겁지겁 먹던 아기가 먹던 것을 멈추고 대답하는 것과 같은 옹알이를 하는 것도 볼 수 있다.     

 

혼자 모빌을 보며 웃거나 모빌에게 말을 건네기도 한다. 그럼 필요 이상으로 안아주지 말거나, 또 다른 볼거리를 하나씩 놓아주는 등으로 혼자 노는 방법을 터득하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리고 배부르게 먹은 후 트림도 충분히 했고 기저귀까지 갈았다면, 즉 잠을 잘 수 있는 조건이 되었다면 재워달라고 할 때마다 안고 재우지 말고 누운 상태에서 다독여 본다. 처음에는 힘들지만 되풀이해 익숙해지면 ‘먹놀잠(먹고 놀고 자고)이 얼마든지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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