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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여니맘 Sep 29. 2022

'한 달 지난 아기'는 이렇게...

성장 과정 알면 육아는 쉽다 2. '~두 달' 무렵 아기

      

산모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아기가 정말 힘들게 해서보다 아기가 낯설거나 잘 몰라‘ 육아가 지레 힘든 경우가 많다. 모르다 보니 '언제 끝날지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이 상황'이다. 그래서 육아가 더욱 어렵게 생각된다.     

 그렇다면, 아기가 어떻게 자라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도록 들려준다면 그래도 조금은 덜 힘들지 않을까? 그래서 '아기의 성장 흐름과 그에 맞춰 해보면 좋을 육아'에 대해서 적어본다.  

두 번째, '~두 달 무렵' 신경 써야 할 것들이다.          


거의 온종일, 밤낮 구분 없이 자던 아기는 한 달 가까이 되면 눈을 뜨고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 젖을 빨다 자는 경우도 줄어든다. 어느 순간부터 어딘가를 보는 일이 잦아진다. 이런 아기를 안고 집안을 돌아다니면 움직임에 따라 고개를 돌려가며 보곤 하는 것이 그동안과 다르다.

    

이런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면 며칠 지나지 않아 어른 얼굴을 빤히 쳐다보는 일이 눈에 띄도록 늘어난다. 이 무렵 아기들의 눈빛은 며칠 전과 다르다. 막연하게 느껴지던 눈빛이 보다 뚜렷해지고 정말 보는 것 같다. 맞다. 보기 시작했다. 그저 잠만 자는 것만 같던 지난 신생아 동안 시신경이 발달, 구체적으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아기들이 이처럼 어른들의 얼굴을 빤히, 혹은 의미 있게 쳐다보거나 주변 사물에 반응하는 것을  '눈을 맞춘다' 혹은 눈이 뜨였다'라고 표현한다. 아기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빠르면 20일 무렵부터 대략 신생아를 졸업하는 한 달쯤 일어난다.     



이런 즈음이면 먹는 것에도 어느 정도의 규칙 같은 것이 생긴다. 동시에 자는 것도 조금 길어진다. 밤낮없이 수시로 먹던 아기가, 먹을 시간도 되지 않았는데 먹겠다고 그렇게 울던 아기가 4시간이 지났는데도 깊이 잠들어 있기도 하다. 혹은 기저귀를 앞에서 뒤로 흠뻑 적신 채로 자기도 한다.        

  

“먹을 시간이 지났는데…. 깨워서 먹여야 하는 거죠? 먹지도 않고 왜 이렇게 오래 잘까요? 어디가 아픈 것 아닐까요? 먹지 않고 이렇게 자도 되는 건가요?”       

  

이즈음 이처럼 걱정하는 산모들이 많다. 먹는 것이 이삼일 전과 확연히 다르니, 어제보다 많이 먹지 않는 것 같으니 걱정되는 것이 이해된다. 그런데 자연스럽고 당연한 현상이다. 한 달쯤 된 아기는 밤에 전혀 먹지 않고 5시간을 잘 수 있도록 신생아 시기에 성장했기 때문이다. 위도 커지고, 소화력이 강화되고, 수면 호르몬이 밤에 더 많이 분비되도록 말이다.  


밤에 전혀 먹지 않고 5시간을 잘 수 있다는 것은 낮에도 그렇게 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도 낮에는 가급 3~3시간 30분 수유 간격을 지켜야 한다. 계속 자도 깨워 4시간 안에 먹여야 한다. 그래야 하루에 먹어야 할 양(기초 대사에 필요한 양)을 무리 없이 먹을 수 있게 된다. 나아가 밤에 더 깊은 잠을, 그리고 길게 잘 수 있게 된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들 같지만, 아기들 본능은 낮에 충분히 먹지 못했다면 밤에라도 많이 먹어 하루에 먹어야 할 만큼을 어느 정도라도 보충하도록 발달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것을 모르다 보니 아주 가끔 낮에 충분히 먹이지 못하기도 한다. 그럼 어떻게 될까? 늦은 시간에도 먹으려고 보채게 된다. 그래서 먹이게 된다.

  

“그런데 그것 먹고 정말 잘 잤어요! 금방 잠들었고. 그러니 먹였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심지어 한 달밖에 안 된 아기를 200mL나 먹여버린 산모도 있었다. 그 산모에게 한밤중에는 가급 먹이지 말아야 하는 이유에 관해 설명해주니 이처럼 반문한다. 그래서 새벽까지 잘 잤나? 물어보니 “아니요! 처음엔 잘 잤는데…. 계속 안고 있었어요!”다.     


신생아 동안 이미 밤에는 보다 오래, 그리고 깊이 잘 수 있도록 수면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도록 성장했다. 그래서 전혀 먹지 않고 5시간을 잘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소화력은 좋아졌지만 반면 한밤중 소화는 어렵다. 그래서 앓는 소리를 내거나, (흔히 말하는)용을 쓰는 등 자는 내내 불편해한다. 혹은 안아달라고 보챈다. 한두 시간 전에 먹은 것이 역류해 트림이 필요하거나, 소화가 쉽지 않아 속이 불편해 '어떻게 좀 해주세요' 어른들에게 요구한다.  

     

정리한다. 한밤중에도 먹여야 하는 것은 '신생아 때만'이다. 이후엔 가급 늦은 밤에는 먹이지 않아야 한다. 그동안 밤에도 먹였기 때문에 먹지 않으면 배가 고플 것이다, 지레짐작, 깨워서까지 먹이는 산모도 많다. 그런데 아기를 위해서라도 먹이지 말아야 한다. 한밤중에는 먹지 않아도 되게끔 낮부터 수유 시간과 양을 조절한다거나, 11시 혹은 12시 이전 미리 조금이라도 보충하는 등의 노력이나 요령이 필요하다.   


이것만 제대로 해도 육아는 한결 쉬워진다. 이 무렵 육아 포인트다. 그래서 다시 한번 정리하면.   


▲어떤 아기든 한 달 된 아기는 밤에는 전혀 먹지 않고 5시간을 잘 수 있다. 이 점을 활용, 이를테면 12시 이전에 마지막 수유를 한 후 5~6시간 후에 첫 수유를 하는 식으로 아기를 이끌어 준다. 한밤중에는 먹고 싶어 해도 안고 달랜다. 이제까지 한밤중에 1~2회는 먹던 아기라 처음 며칠은 먹고 싶어 한다. 그런데 이때 먹이게 되면 '밤중 수유 끊기=통잠 자기'는 더욱 힘들어진다. 습관으로 굳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밤에는 큰아이들처럼 소화하기 힘들도록 이미 수면 호르몬이 어느 정도 발달, 더욱 많이 분비되도록 발달하고 있는 과정이라 소화가 쉽지 않다. 그래서 계속 안고 있어야 한다. 돌 때까지 혹은 두 돌까지 계속 안고 살았다는 사람들 이야길 들어보면 열이면 열 밤중에도 먹였기 때문이다. 이 무렵 육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한밤중에 먹지 않는 것이 성공하면 11시에 마지막 수유, 5시 이후까지 달래보기도 한다. 그래서 백일쯤에는 7시간 통잠을 유도한다. 백일 무렵까지 케어해준 모든 아기가 다 했다.       


▲먹는 양에 변화가 많은 시기이다. 그런데 아기들이 무조건 많이 먹으려고는 하지 않는다. 나름 먹고 싶은 양을 스스로 조절하기도 한다. 게다가 조금만 도와주면 규칙적인 수유 간격으로 먹는다. 이 무렵 수유 간격은 3시간~3시간 30분 정도다. 어느 정도를 먹던 수유 간격만큼은 지켜야 한다. 똥을 많이 쌌다고 혹은 분수토를 했다고 이유로 보충도 하지 말아야 한다.            


아기마다 먹는 양이 다르다. 분유마다 권장량도 다르다. 이 무렵 산모들에게 가장 흔하게 듣는 것은 “다른 아기는 어느 정도 먹는다는데…….”와 같은 비교다. 그런데 그 아기와 우리 아기는 다르다. 많이 먹는 아기가 다 잘 자라는 것도 아니다. 아기들도 어른들처럼 기초대사율이 다른지 많이 먹어도 몸무게가 잘 늘지 않는 아기가 있는 반면 적게 먹어도 쑥쑥 잘 자라는 아기도 있다.    

 

우리 아기가 기준이다. 그러니 세상의 모든 육아 정보는 참고만 하자.  잊지 말자.


   


 

이 무렵 아기들은 방귀도 자주 뀐다. 잦은 방귀를 '가스가 많이 차서' 혹은 '소화가 잘 안 되어서'로 간주, 걱정하는 산모들도 참 많다. 그래서 장 마사지를 해줘야 한다? 유산균을 먹여야 한다? 등으로 연결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소화기가 발달하는 과정에 발생하는 자연스럽고 당연한 현상이기도 하다. 당연히 이 무렵 모든 아기가 방귀를 아주 많이 뀐다.           


이 무렵 아기들 특징 중 또 하나는 재채기나, 기침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눈에 띄도록 코딱지가 자주, 아니 매일 생기기도 한다. 아마도 코가 막혀 쌕쌕거리거나 혹은 콧속에서 그렁그렁 소리가 나기도 한다. 감기에 걸렸을 때 주로 나타나는 증상들이다. 그래서 감기에 걸렸는지도 모른다? 걱정하는 산모들이 꽤 많다. 그런데 '신생아~백일 무렵' 아기들의 특성 중 하나다.     


좀 더 설명하면, 기침이나 재채기는 모든 아기가 태어난 직후부터 보여주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자궁 속에 있던 아기가 세상으로 나와 숨을 쉰다. 그런데 이제까지 전혀 다른 공기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한다? 적응해야 한다. 그에 맞게 몸이 발달해야 한다. 그래서다. 말하자면 아기들로서는 당연하며 건강한 반응인 것이다.      

 

끊임없이 생기는 코딱지나, 아마도 콧속에 콧물이 얼마나 많길래를 걱정하게 할 정도로 끊임없이 나는 그렁그렁 소리는. 코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발달하고 있거나, 발달했기 때문이란다. 기침과 재채기의 경우처럼 말이다. 당연히 모든 아기가 같은 과정을 거친다. 역시나 별일 없이 지나가는 경우가 많고 말이다.   

 

그런데, 그렇다지만 모든 경우가 감기와 무관한 것은 아니다. 감기에 걸려서 기침을 하거나, 재채기를 하거나, 콧물이 생기기도 한다. “생후 6~7개월까지는 타고난 면역력 때문에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다”로 많이 알려졌기 때문인지 이렇게 이렇게 하면 감기에 걸릴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고 하면 “신생아가 왜 감기에 걸려요?” 반문하는 사람도 더러 있지만.    

   

가벼운 기침은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감기와 관련 없는 자연스러운 기침이다. 그런데 목에 무언가 걸리는 듯한? 혹은 날카롭거나? 거친? 느낌이 묻어나는 기침은 감기를 의심해 봐야 한다. 그동안의 경험상 그렇다. 케어한 아기 중 다섯 아기가 감기로 병원 치료를 받았는데 모두 이런 기침들을 했다. 다행히 빨리 알아차릴 수 있었고 마땅한 치료를 할 수 있었다.(매일 체온 체크를 해야 하는 이유는 감기나 다른 질환, 질병들을 가급 빨리 파악하고자이다)     


참고로 신생아가 감기에 걸리면 입원 치료를 권하는 경우가 많다. 아기는 미성숙한 상태로 태어난다. 인체의 기관들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못했다. 기능도 충분히 발달하지 못했다. 그래서 다른 장기에 영향을 미치거나, 그로 중이염이나 모세기관지염, 폐렴 등 2차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소지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혹은 눈곱이 생기기도 하는데, 안쪽이라면 눈물샘 발달과 관련이 있다. 눈물이 나오는 구멍이 덜 발달해 좁기 때문이란다. 눈앞을 마사지해주면 완화되나 그냥 둬도 자연적으로 없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초록색이 감도는 눈곱이나, 눈꼬리 쪽 눈곱은 세균성일 가능성도 있으니 병원 방문해 확인, 치료받아야 한다.     


생후 한 달 무렵 아기들이 깨어 있는 시간이 늘어나는 것은 '살아가는데 가장 기본적인 것만 가지고 태어나 살아가는데 필요한 보다 많은 것들을 어느 정도 갖춘 아기가 이제는 주체적인 삶을 시작하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면 된다. '이제는 습관을 갖추거나 소통하며 살아갈 준비가 되었다'이기도 하다.


그래서 어른들 얼굴을, 그중 눈과 입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이다.  사회적 존재로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소통을 알려줄 어른들인 데다가, 입과 눈으로 소통하기 때문이다. 혹은 입을 동그랗게 오므리는 등 소통할 준비가 되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처럼 소통할 준비가 된 아기에게 답해줘야 한다. 아울러 제대로 소통하며 살아가게 도와줘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자주 눈을 맞추거나 이야기를 많이 해주는 것이다.


이때쯤부터 모빌이나 초점책을 볼 수 있도록 가까이 놔준다. 초점책이나 모빌을 시각 발달을 위해서라고만 생각하는 산모들이 많은데 혼자 놀 수 있는 것을 터득하도록 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놓자마자 보는 아기도 있지만, 어느 정도 지나야 잘 보는 아기도 있다. 그러니 가까이 놔준지 며칠이나 지났는데 잘 보지 않는다고 실망하거나, 눈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가? 지레 걱정하지 말고 아기를 믿고 기다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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