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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여니맘 Sep 23. 2022

신생아, 이렇게 돌보세요

성장 과정 알면 육아는 쉽다 1. 신생아


산모들과 이야기하다보면 '아기가 정말 힘들게 해서보다 아기가 낯설거나 잘 몰라‘ 육아가 지레 힘든 경우가 많다. 모르다보니 '언제 끝날지 도무지 갸늠할 수 없는 이 상황'이다. 그래서 육아가 더욱 어렵게 생각된다.

그렇다면, 아기가 어떻게 자라는지를 갸늠해볼 수 있도록 들려준다면 그래도 조금은 덜 힘들지 않을까? 그래서 '아기의 성장 흐름과 그에 맞춰 해보면 좋을 육아'에 대해서 적어본다.

첫번째, '~한 달 무렵(신생아)' 알아야 할 것들이다.


출생~2주 혹은 출생~한달 무렵, 아기들은.     


아기는 미숙한 채로 태어난다. 위는 엄마 엄지손가락 크기 정도로, 간이나 심장 등은 그리 크지 않은 거봉 포도 정도 크기로 태어난다고 한다. 살아가는데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것 위주로, 최소한 발달한 채로 태어나 신생아 시기란 한 달 동안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들을 더욱 보완하거나 갖추게 되는 것이다. (한 달 이상 지난 아기 이야기를 하며 '신생아'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신생아는 '출생~한 달 무렵까지'의 아기다. 한 달 지난 아기는 영아 혹은 영유아라고 해야 한다)      

    

신생아 시기 아기를 심하게 흔들거나 함부로 다루면 안 되는 이유는 미숙한 장기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서다. 실제로 아기를 심하게 다뤄 장기 이탈 등으로 돌연사하는 일도 보고된다.   


위가 작으므로 조금씩 자주 먹게 된다. 그런데 가뜩이나 작은 위에 공기가 차 있으면? 공기가 차지하는 그만큼 먹은 것이 위에 제대로 닿지 못할 것이다. 위에 닿지 못한 것은 어떻게 될까? 내보낼 수밖에 없게 된다.          


이걸 최대한 막게 하는 것이 트림, 즉, 위 속의 공기가 빠져나오게 하는 것이다. 토닥토닥 등을 두드려주면 아기의 몸이 움직이게 되고, 그로 공기보다 무거운 젖이나 분유가 내려가며 공기가 빠져나오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아기 스스로 하지 못한다. 그러니 어른들이 도와줘야 하는 것이다.    

   

트림을 충분히 했는데도 게워낸다? 깊이 잠든 아기가 깨어 울어 안아주자 트림을 한다. 여러 차례 했는데도 또 한다? 그것도 먹은 지 2시간이나 지났는데도? 먹은 것이 역류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기들은 왜 그리 자주 역류하는 것일까? 위와 식도를 연결하는 괄약근의 기능이 아직 약하기 때문이다.          


게워내거나 왈칵 쏟아내는 것에 아기가 어디 아픈 것은 아닐까? 불안해하는 산모들이 많은데 위를 비롯한 여러 소화기관이 아직은 작고 미숙한 신생아 특성상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신생아 시기를 지날 무렵의 아기들은 더 이상 먹지 않겠다는 표현을 한다. 열심히 빨다가 쉬어 가며 빨거나, 빨던 것을 멈추거나, 얼굴을 돌려 젖꼭지를 빼거나, 젖꼭지를 혀로 밀어내거나 등처럼. 그런데 모든 아기가 다 그렇다는 아니다. 백일 가까워서야 비로소 표현하는 아기도 있다. 주는 대로 먹고 내보내는 아기도 있다.

     

간혹, 아기가 더 먹지 않겠다는 반응을 했는데 아깝다며 먹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그래서 먹은 것은 다시 게워내거나, 흔히 말하는 분수토로 내보내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아기를 혼란스럽게 한다. 먹을 만큼만 먹게 하는 것, 먹고 싶은 만큼 먹게 도와주는 것이 육아다.      


먹은 것을 한꺼번에 훅 쏟아내는 분수토도 초보 엄마들을 불안하게 한다. 어디가 아픈 것 아닐까? 그래서 삼키지 못하는 것 아닐까? 내 젖에 혹은 분유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닐까? 불안해하는 산모가 많다.(둘째 엄마들은 그런 갑다 넘기는 경우가 많다)         


육아 책마다 '하루 3~4차례 정도라면 괜찮다'고 되어 있는 것을 봤을 것이다. 실제로 지난 십여 년간 만나온 아기들 중에 그런 경우가 많았는데(사실 흔하다. 아기들 대부분 몇 번은 그런다) 오히려 그처럼 쏟아낸 후 더 평온해지는 아기들도 많았다. 물론 문제없이 잘 자랐고. 앞에서 말한대로 식도와 위를 연결하는 괄약근이 약해서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조금 전에 먹은 것을 다 토했으니 배가 고플 것이다. 지레짐작, 다시 먹이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보충해 주지 않아도 된다. 먹은 것을 모두 토해낸 것 같지만 아마도 100ml정도를 먹었다면 20~30ml정도?, 실제로는 그리 많은 양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보충하지 말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아기들은 아무 것도 모르는 것 같지만, 혹은 주는 대로 먹는 것 같지만, 낮에 많이 먹지 못했다면 밤에 많이 먹거나, 더 먹지 않겠다고 했는데 자꾸 먹으라고 하면 일단 먹은 후 게워내는 등, 필요 이상으로 먹은 것을 내보내는 능력도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필요 이상으로 먹은 것을 내보낸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끔은 '유문 협착증'을 의심하며 병원에 가기를 희망하는 산모도 있다. 그래서 병원을 방문한 일도 몇 번은 있다. 그런데 한 번도 ’그래서‘라는 진단을 받은 적은 없다.(하루 3~4회 이상, 잦다면 검사해보는 것을 권고한다)          


참고로, 유문 협착증(영아 비대성 유문협착증)은 생후 1개월 이내의 신생아에게 잘 나타나는 질환이다.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어머니에게 과거력이 있는 경우 발생률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계상 동양인보다 서양인에게, 모유보다 분유를 먹는 경우 더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첫째 아기에게, 4;1 비율로 남자 아기에게 더 발생한다고 한다.     




밤낮 구분없이 먹는다. 먹다가 자는 경우도 많다. 뇌를 비롯한 장기, 몸의 성장을 위해 많은 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먹다가 자는 것은 다 먹어서 혹은 먹기 싫어서가 아니라 먹어야 하는데도 잠 때문에 먹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 깨워서 먹여야 한다.          


아기마다 먹어야 하는 양이 다르다. 출산 직후엔 모유 분비가 완전하지 못한 데다가 아기가 젖 빠는 것이 미숙해 실제로 많이 먹지 못하기도 한다. 그런데 젖만을, 그것도 직접 물리는 것만을 고집하며 하루에 먹어야 할 최소한의 양도 먹지 못해 자칫 불행한 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병원이나 산후조리원에서 분유를 함께 먹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아기가 먹어야 하는 양은? 젖을 직접 물리는 경우 얼마나 먹었는지 알기 쉽지 않다. 충분히 먹었다면 1시간 이상 잔다. 하지만 오래 자지 못하거나, 깊이 잠들지 못하거나, 계속(혹은 자주) 칭얼댄다면 먹는 것이 부족하다는 생각부터 해야 한다. 병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젖이 부족해서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모유 분비가 충분하면 아기 입 주변에 젖이 묻는 경우가 많다. 젖을 빨아 먹을 때 가만히 살펴보면 한번 빨고 한번 삼키고가 반복된다. 혹은 두 번 빨고 한번 삼키기도 한다. 이럴 경우 젖이 어느 정도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여러 번 빨고 한번 삼키는 정도라면 부족한 것이다. 젖이 부족하면 젖꼭지를 문 채로 고개를 뒤로 젖히거나와 같은 행동을 하는 아기도 있다.      


젖이 부족하거나 아기가 얼마나 먹는지 잘 모르겠다면 직접 물리는 방법과 유축해 먹이는 것(부족한 젖을 보충하는 동시에 어느 정도 먹는지 파악)을 함께 하다가 젖양이 어느 정도 된다 싶으면 직접 물리는 것을 차츰 늘린다. 그런 후 젖만 물리는 방법으로 수유하는 것도 괜찮다.  

    

한 달 이내의 산모라면 젖이 충분한 것 같아도 가끔은 유축해 실제 젖양이 얼마나 되는지 체크하는 것도 필요하다. 참고로 유축기로 나오는 젖양 그대로 아기가 다 먹지 못한다. 유축해서 100ml가 나왔다면 아기는 60~70ml정도 먹는다고 봐야 한다.    

         

분유라면, 우리 아기가 먹고 있는 분유 용기에 먹여야 할 양이 제시되어 있다. 그에 기준해 먹이면 되는데 아기에 따라 '+-20~30ml정도'해서 먹이면 된다.          


수입 분유를 먹이는 경우도 많다. 국내 생산 분유와 수입분유의 권장량이 다르다. 국내 생산 분유가 권장 횟수도 많고 1회 권장량과 1일 권장량이 다르다. 그동안 경험 상, 수입분유를 먹는 경우 분유 용기에 제시된 양보다 +30ml를 더 먹거나 +1회를 더 먹는 아기들이 대부분이었다.         

  

수유 시간 간격은 모유와 분유가 다르다. 기본적으로 모유는 2시간, 분유는 3시간이다. 그런데 모유의 경우 무조건 2시간은 아니다. 산모의 젖분비 상태에 따라 더욱 자주 물리거나 분유 보충을 해야 한다. 참고로, 모유의 수유 간격이 2시간이라하나 조리원 퇴실 당시 분유처럼 3시간 간격으로 먹는 아기도 있었다.    

       

분유는 기본 3시간은 어떻게든 지켜야 한다. 모유보다 소화가 더디기 때문이다. 분유는 먹는 양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분유에 따라 40~50도, 혹은 70도 정도의 물에 타라고 제시한다. 이와 같은 온도로 탄 분유는 체온 정도로 식혀 먹인다.      


이 시기 아기들은 먹는 양이 자주 늘게 된다. 평소 먹던 양을 먹었는데 젖꼭지를 계속 물고 있거나 세게 빨면, 잘 자지 못하면 양을 늘려준다. ’~백일 무렵‘ 아기들은 매주 같은 요일마다 몸무게를 체크, 일주일에 200~300g이 늘지 않았다면 먹는 것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    

     

조금씩 자주 먹은 그만큼 기저귀도 자주 적신다. 아기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략 15개 전후의 기저귀를 적신다. 출생~2주 무렵 아기인데 이 정도의 기저귀를 적셔내지 않는다면 부족하게 먹는 것. 먹는 양에 신경써줘야 한다.(매번 먹은 후 대략 40분~1시간 남짓 지난 후 기저귀를 갈아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무렵 아기들에게 황달도 많이 나타난다. 신생아 60~80%에서 나타난다니 매우 흔한 질환인 것이다. 그래서 ‘신생아 황달’ 혹은 ‘모유 황달’이라고 지칭하기도 한다.      

     

생후 2~3일 무렵 시작되는 황달이라면 치료하지 않아도 5~7일 사이에 자연적으로 없어지는(물론 건강에도 지장을 주지 않는) 생리적 황달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출산 첫날 발생하거나, 2주 이상 지속되면 병적일 가능성도 있다. 생리적 황달도 수치가 지나치게 높으면 입원 치료를 하는 경우도 많다.     

      

황달이 나타나는 시기에는 병원이나 산후조리원에 있는 경우가 많아 돌보는 사람들이 신경 쓰게 된다. 그런데 산후조리원에 가지 않는다면 '~15일 무렵'까지 황달 유무를 유심히 살펴야 한다. 황달이 나타나는 시기를 지나는 무렵 아기라면 트림 등을 위해 안았을 때 의도적으로 창가로 이동해 살핀다. 전등빛에서보다 자연광에서 더 잘 보이기 때문이다.            


황달이 있는 것 같은데 만약 모유를 먹인다면 잠시 중단, 분유만 먹여 본다. 그럼에도 눈 흰자위가 노랗다거나 등 증상이 그대로라면 병원 방문을 해 마땅한 대처를 해야 한다. 겉으로는 황달이 심한 것 같지 않은데 수치는 높게 나오는 경우도 있다.   

       

참고로 입원 치료를 결정하는 황달 수치는 병원마다 다르다. 모유 수유를 중단해보라는 의사도 있고, 많이 먹여 많이 배설하게 하면 완화되니 많이 먹이라는 의사도 있다. 그런데 후자는 사실상 힘들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 같지만 필요 이상은 먹지 않기 때문이다.



          

배꼽(제대)도 신경 써야 한다. 아기마다 배꼽을 떼는 날수는 다르다. 돌봐준 아기 중 가장 빨리 배꼽을 뗀 것은 출생 5일 차. 반면 한 달이 지났는데도 배꼽이 떨어지지 않고 육아종이 생겨 병원치료까지 받은 아기도 있다.  배꼽 마르는 데 방해가 된다는 통목욕을 거의 하지 않았는데도. 참고로 10일 전후 떼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배꼽이 떨어질 즈음 그 부위가 더욱 민감해지는 아기도 있다. 배꼽 안쪽 부위가 조금 밀려 나오는 한편 분비물이 심해 병원 진료를 받은 아기가 있다. 매번 누워서 수유하는데다가 옆에 데리고 자던 산모라 어떤 자극을 받은 것은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했었다. 배꼽이 떨어지지 않은 아기라면 그 부위가 밀리거나 가급 자극받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기저귀가 배꼽을 덮거나 건드린다면 접어 주면 도움 된다.  

         

배꼽이 떨어진 날부터 3일 가량은 하루 3회 정도 소독하거나 분비물이나 냄새 등이 심해졌는지 등 세심하게 신경 쓴다. 그 후 목욕할 때마다 알코올 솜으로 소독하는데, 지나치면 육아종(새살 돋는 것)이 생길 수 있다. 소독은 배꼽 뗀 후 2주 정도까지 하면 된다. 육아종은 병원치료(알부칠 등 처방)를 해야 한다.   

        

배꼽 보기에는 다 아문 것 같지만, 즉 밖에서는 다 아물었지만 속사정은 다르다고 한다. 완전히 아무는 데는 한 달 정도가 걸린단다. 그런 만큼 배꼽을 뗀 후 한 달 동안은 유심히 살펴야 한다. 배꼽 주변이 부풀어 오르거나, 나오지 않던 분비물이 나오거나, 피가 나오거나, 갑자기 심한 냄새가 난다면 세균 감염을 의심, 증상을 발견한 순간 병원으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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