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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수길 Sep 06. 2022

알메달렌 공원

Almedalen

2016년 7월 7일 - 10일


알메달렌 공원(Almedalen)은 스웨덴 고틀란드(Gotland) 섬의 주도(州都) 비스뷔(Visby)에 있는 공원으로, 중세에는 성벽 바로 밖의 항구였다. 1870년대 들어 이 지역에 느릅나무(alm)가 심어져 느릅나무가 있는 계곡(dal)이라는 의미의 알메달렌 이름이 붙여진 것으로 보인다.  5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해가 지지 않는 백야 현상을 겪게 되는 스웨덴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 무렵 휴가를 보내기 위해 고틀란드를 찾는데, 7월 초 1주일 간 알메달렌 정치박람회 주간(Almedalsveckan, Almedalen Week) 행사가 이 지역에서 개최된다.

2016년 알메달렌 정치박람회 부스들


1968년 당시 교육부 장관이던 울로프 팔메(Sven Olof Joachim Palme)가 고틀란드 북부 포뢰(Fårö) 섬으로 휴가를 왔다가 스톡홀름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기다릴 때, 비스뷔 성곽이 시작되는 '화약탑(Kruttoernet)' 인근에서 트럭 위에 올라 사람들에게 연설을 했던 것이 알메달렌 정치박람회의 시작이다. 이후 매년 알메달렌 공원에서 사회민주당이 연설회 행사를 열었는데, '알메달렌 주간' 행사로 정착된 것은 사회민주당이 경제 세미나를 조직하던 시기에 다른 정당들이 모두 각자의 행사를 개최하여 적극적으로 참여한 1982년부터이다. 1991년부터 모든 정당이 참여하는 정치박람회로 자리매김했다. 1996년부터는 다양한 조직과 기업도 참여하고 있는데, 8일간 열리는 정치박람회 기간 동안 8개 정당이 돌아가며 주중 하루동안 정당연설회를 개최한다. 

스웨덴 공영 텔레비전 방송국인 SVT(Sveriges Television) 주관의 토론회


2019년의 경우 3,700개의 공식 행사와 3,000개가 비공식 행사를 진행했는데, COVID-19 상황으로 중단됐다가 5일 간으로 단축하여 다시 시작된 2022년에도 35,000명 넘는 사람들이 고틀란드를 찾아 65개의 온라인 생중계 행사를 포함해 2,066개의 행사가 진행되었다. 울로프 팔메는 1969년 사회민주당 대표로 총리에 올라 1976년까지 총리직을 역임하며 스웨덴의 복지 체계를 완성했고 독자적 외교노선을 표방했다. 불행히도 그는 1986년 암살당했는데, 총리직을 이어받은 잉바르 칼손(Ingvar Carlsson)이 존경의 표시로 다른 장소로 연설장을 옮기려 하였으나 미망인 리스베스 팔메(Anna Lisbeth Christina Palme)의 설득으로 알메달렌에서 지속되었다.

알메달렌 정치박람회의 한 토론회 부스


알메달렌 정치박람회 행사장 중앙에는 도너하우스(Donnerska Huset)가 있다. 옛 항구의 창고였던 이 건물은 12세기에 지어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18세기 중반부터 100년에 걸쳐 도너 가문(Donners)의 무역회사가 소유했다. 1934년경 우체국이 이 건물을 구입하여 1990년대까지 활용했고, 1995년 카운티 행정위원회가 기념 건축물로 지정했다. 2000년대 들어 고틀란드 정부(Gotland Municipality)가 도너하우스를 인수하여 오피스텔로 활용하고 있으며, 관광안내소, 출입국관리소, 동스웨덴상공회의소 등이 입주해 있다. 2022년 정치박람회 중에는 이 광장에서 30대 극우 청년의 칼에 찔려 60대 정신과 의사인 잉-마리 비젤그렌(Ing-Marie Birgitta Wieselgren)이 사망하기도 했다.

알메달렌 행사장 중앙의 도너하우스


2021년 현재 3,134평방미터의 면적에 인구 61,001명인 고틀란드 섬은 바이킹 시대의 비잔틴-이슬람제국 간 통상의 중심지로 번영하였고, 비스뷔는 12세기에 독일인들이 정착하면서 한자(Hansa)동맹의 중계항이 되었다. 중세 성벽과 목조건축물이 많은 비스뷔는 1995년 세계 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는데,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Miyazaki Hayao) 감독의 영화 <마녀배달부 키키>(1989)의 배경이 된 장소이기도 하다. 비스뷔 남부 크네이프빈 서머란드(Kneippbyn Sommarland)에는 '말괄량이 삐삐' 테마파크가 있다.

<마녀배달부 키키>의 배경이 된 비스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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