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아이가 자유롭게 주제를 주면 그림을 거리낌없이 그립니다.
그런데 주제가 주어지면 망설여요. 규격이 있다고 생각하나봐요. 혹시 아이가 완벽주의가 있나요?"
유치원 상담가서 처음 들은 말, 완벽주의 언제나 너무나 끝마무리가 흐물거리는 나에겐 너무 낯선 단어.
그런데 내 아이가 완벽주의란다. 낯선곳에 가면 늘 망설였다.
놀이터에서 모르는 아이나 놀이에 덤비는 법이 없었다. 지켜보고 지켜보다가 돌아온 적도 많았다.
때로는 집에 올때쯤 익숙해져 재미를 붙이기도 했다. 볼때마다 화가났다.
무작정 덤벼보라고 말해도 소용없었다. 그것이 완벽주의 덕분이었구나
그때부터 아이의 완벽주의와의 전쟁 시작이었다.
우리 집에서는 모든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사전 예고를 한다.
우리는 주말에 감자농장에 감자캐러 갈꺼야. 감자가 어떻게 생겼느냐면 부터 시작한다.
갈 곳을 미리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보여준다. 아이에게 낯선 곳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시키는 거다.
아이 학원을 등록하고자 할때면 2-3주전부터 학원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학원 이름부터 시작한다. 학원 위치, 학원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준다.
찾아가는 법을 알려준다. 어떤 수업을 하는지 살며시 흘린다.
그리고 나서 학원에 가서도 금방 결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여유를 준다.
모든 일을 시작할때 성급하게 밀어붙이지 않자 아이 마음에도 여유가 생겼다.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고 마음속에서 아이가 수용할때까지 기다렸다.
아이에게도 여유가 생기자 덜 살피게 되었고 적응하는데 시간도 점점 짧아졌다.
학교 들어가서부터 5년정도 그 과정을 거쳤다.
이제 아이는 새로운 곳에 가자고 할때도 한번 정도 사전에 말해주는 것으로 통한다.
어쩔때는 거리낌 없이 오케이할때도 있다.
가끔 아주 받아드리기 힘든 상황에서 망설이는 아이때문에 가끔 실갱이 하기도 한다.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용됐다면 만족하기로 했다.
완벽주의 아이들은 잘하고 싶은 마음이 누구보다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질까봐 못할까봐 망설인다.
쉽사리 다가가지 못하고 흐름먼저 파악한다. 흐름을 알고 나서야 다가갈 용기를 얻는다.
그런 아이를 밀어붙이기 시작하면 아이의 두려움은 커진다.
아이가 어려서부터 -나는 완벽주의가 아닌 관계로- 크게 문제가 될게 없었다
그릇을 깨도 괜챃아 치우면 돼. 물을 엎질러도 괜찮아. 어린 아이들이 실수를 해도 크게 야단치지 않았다.
나에겐 그게 그냥 아무일도 아니어서 가능했다.
하지만 나에게도 완벽주의의 욕심이 있었다면 내 아이가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잘 했으면 좋겠고 실수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그런 나의 욕심이 내 아이를 괴롭혔을 것이다.
이럴땐 그나마 대충주의 엄마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 아이가 구구단을 외우지 못해서 화를 내며 문제집을 찢어 버리던 날 알았다.
이 아이는 충분히 눈치보고 충분히 노력하고 있구나
하지만 다그칠수록 아이는 멈춰버렸다. 뇌가 정지하는 것 같았다.
그 이후로는 크게 화내고 다그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 작은 아이가 혼자서 애쓰고 있을 걸 생각하니 안쓰럽기 때문이다
완벽주의 아이에게는 다그침보다 실수에 대한 관용?이 필요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매일 저녁 보드게임 하기다. 처음 경쟁에서 지는 걸 두려워했던 아이는
보드게임을 싫어했다. 지는게 두려웠으리라.
그래서 어느 날 보드게임 책을 사서 처음부터 끝까지 주사위 보드게임을 했다.
어쩔땐 내가 이기고 어쩔땐 아이가 이기고 .
처음엔 이겨야지 하면서 승패에 신경쓰던 마음도 게임이 쌓이다 보니 사라졌다.
승패를 계산할 수 없을 정도록 쌓이다보니 세기도 귀찮아졌다.
그때 부터는 아이가 보드게임을 조금 가볍게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이길때도 있고 질때도 있다. 그렇지만 이기고 지는게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워낙 많이 이기고 지니까...
아이가 어릴수록 많은 실패를 경험하게 하라고 한다.
그렇지만 매번 경시대회에서 실패를 경험하게 할수 는 없는 노릇.
가볍게 가족과 할 수 있는 보드게임을 추천한다.
매일 거듭되는 승패에 아이도 무뎌질수 있으리라.
지금 큰 아이가 12살이 넘었지만 나는 일부러 아이를 물끄러미 바라볼때가 있다.
하던 일을 모두 멈추고 가만히 아이를 지켜본다.
어느 승패에도 어느 공부에도 나의 어떤 욕심에도 속해있지 않을때 아이는 참 예쁘다
자고 있는 아이가 예쁜 것처럼
하지만 자고 있는 아이를 아무리 예뻐해도 아이는 엄마의 마음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깨어있을때 아무 욕심도 없는 눈으로 아이를 바라본다
그 눈빛에는 사랑과 경이로움이 가득 담겨져 있다.
"어디서 이렇게 훌륭한 사람이 태어 났을꼬. 귀한 사람 크게 될 사람
행복할 사람 행복한 사람 사랑할 사람 사랑받을 사람"
어려서부터 틈만 나면 이 멘트와 함께 아이를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엄마가 평온할때 아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큰 힐링이 된다는 것
대부분의 엄마들은 동의하는 부분일 것이다.
그 마음을 수시로 무언의 언어와 말로 두가지 방법으로 자주 자주 보여주는 것
그것만으로도 아이는 세상에 나아갈 힘을 충분히 얻을 것이다.
그것은 완벽주의 아이이건 말을 안 듣는 아이건 모두다에게 통하는 방법일것이다.
엄마가 사랑을 가득담아 표현하는데 싫어할 아이가 누가 있을까
엄마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
그것부터 시작한다면 아이의 마음안에 두려움을 이겨낼 충분한 자양분이 될 것이다.
같이 도전해보자 슈퍼맘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