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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드빈 May 09. 2020

사회복지사2급 취득하고 취업했었다

바야흐로 12년 10월, 대학을 졸업하지 않고 취업이 결정된 달이다.



오늘의 목차


01. 사회복지사가 된 계기

02. 사회복지사 현실

03. 이직한 이유

04. 사회복지사 취득방법




01. 사회복지사가 된 계기


이전 글에도 작성했지만 나는 특성화고등학교를 나와 고졸취업을 희망했던 사람이다. 집안 사정도 좋지 않았고 대학을 간다는 개념 자체가 '어차피 공부하지 않을 거라면 굳이 갈 필요가 없고, 일단 돈이 아깝다'였기도 하다.


당시 우리 지역의 대학 등록금은 최소 300만원, 그 이상까지 올라가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걸 매 학기마다 낸다고 생각하니 그 정도를 지출할 돈도 없고, 아깝기도 했다. 그래서 고졸취업을 희망하고 성적 관리는커녕 동아리 활동만 진득하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께서는 '그래도 대학은 나와야 하지 않겠니'라는 전형적인 이야기를 꺼내셨다. 결혼으로 인해 대학을 중퇴한 엄마의 바람인지, 사회적 인식 때문인지 몰라도 덕분에 나는 갑작스럽게 대입을 준비해야 하는 수험생으로 전락했다.


하지만 18년간 공부를 해본 적 없는 내가 고득점을 맞을 리는 없다. 평범한 학생의 성적을 가지고 있던 나는 그나마 동아리 활동으로 모은 내신점수로 수시를 지원하게 된다. 당시 나는 연예인을 참으로 좋아하던 상황이라 막연하게도 △ 방송국에 들어가서 연예인을 봤으면 좋겠다와 △ 그게 아니라면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들은 마음씨 곱고 봉사활동도 자주가니 평생에 한번은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사회복지학과를 가자였다.


단순한 생각이었지만 저 일념 하나로 수시 1차는 충주대 컴공으로 지원한 기억이 난다. 당시 수학, 과학, 영어를 포기한 나에게 자연계열 수시 지원은 독과 같았고, 담임선생님도 차라리 인문계열을 지원하면 등급이 좋으니 붙지 않을까 하며 만류했다. 그러나 지원 시 필요한 등급 계산조차 못하던 나는 그대로 강행했고, 예비 13번을 받았고, 12번째가 등록금을 내면서 내 입시는 좌절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방송국에서도 기술자로 일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조금 웃기지만, 그때는 세상이 망한 느낌이었고, 내가 왜 이런 시련을 겪어야 하나 슬프기도 했다. 그리고 도전한 수시 2차는 현실적으로 생각을 함과 동시에 될 대로 돼라, 엄마가 가라는 곳에 가자, 등록금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가자, 라는 생각에 대전보건대 사회복지과를 지원했다. 그리고 덜컥 붙었다.




02. 사회복지사 현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나는 대전보건대를 가고 싶지 않았다. 일단 1)전문대였고 2)집과 너무 멀었으며 3)학과가 싫었다. 희생과 봉사정신에 투철한 것 없이 지극히 개인주의 성격이었던 나는 반수를 꿈꾸며 다시 방송국에 들어가기 위한 꾀를 내었다. 그러나 사회복지학이라고 하는 학문은 생각보다 잘 맞았고, 현장에서 일하긴 싫지만 연구직으로 빠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스리슬쩍 머리를 내밀었다.


그리고 2학년 여름방학,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던 동기가 교수님 추천으로 취업을 했다고 한다. 경기도에 있는 실버타운으로, 기숙사도 제공해준다더라. 그런가보다 하며 2학기를 맞이한 나에게도 똑같은 권유가 왔다. 대기업 자회사가 운영하고 있는 실버타운에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이 있다면 언제까지 준비해 면접을 보라고.


또 덜컥 붙었다.



취업이 확정되고 기숙사로 떠나기 전 펑펑 울면서 쓴 일기.


실감이 나는 것도 아니고, 취업을 하고 싶었던 것도 아니다. 그냥 집에 있기 싫어서 도전한 거였고, 나는 변화를 싫어하는 극보수개인주의형 사람이었다. 이런 사람이 타향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며 일을 한다고 생각하니 아직도 내가 무슨 정신이었을까 궁금하다. 아마 한편에서는 집안 형편이 좋지 않으니 얼른 취업하고 싶었던 마음 하나와, 대기업에 들어갔기 때문에 오는 명예, 특히 엄마가 좋아했다. 이 당시 오빠도 L기업에 합격을 했으니 겹경사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일단 떠났다. 유니폼은 아니지만 어르신들이 좋아할 만한 간병인 같은 옷으로 꾸며 입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돌아다니며 어르신들의 상태를 살폈다.


여기서 한가지

사회복지사는 어떤 일을 하나요?


지금은 평생교육상담사로 활동하고 있는데, 사회복지사를 취득하려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면서 많은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이야기를 적고 가겠다.


사회복지사 취득자의 대부분이 4-50대여서 그런지, 전혀 무관한 삶을 살다 흘러들어오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몰라도 사회복지사=봉사자 / 사회복지사=요양원에서 노인들 뒤치다꺼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틀렸다.라고 할 수는 없으나 기본적으로 사회복지사의 주 업무는 사무다.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예산안을 작성하며 후원 모집을 위한 업무를 본다. 물론 기관의 유형과 크기에 따라 조금씩 업무는 다르다. 하지만 노인들 뒤치다꺼리하고 청소하고 잡다한 일을 하는건 요양보호사 또는 담당의 역할이지 사회복지사의 역할은 아니라는 것.


따라서 사회복지사!라고 외쳤을 때 떠오르는 업무가 주 업무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그리고 노후를 위해 준비하는 사람이 많은데, 사무업무가 어려운 경우 취업이 힘들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최소한의 엑셀, 한글, 컴퓨터 등은 다뤄줘야 한다.




03. 이직한 이유


일을 하면서 보람도 있고 하다. 이직, 퇴사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개인적인 사유를 빼고 이야기하자면 단연 '번아웃'이 왔기 때문이다. 


번아웃 증후군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 · 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현상


사회복지사는 번아웃이 많이 오는 직업 중 하나다. 기억을 되짚어보면 한 달에 한두 번 꼴로 교수님이 휴강을 했는데, 우스갯소리인지 실제인지, 복지사로 일하던 지인, 후배, 학생이 번아웃으로 인해 자살 혹은 사망해 장례를 치르고 왔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거기에 교수님은 항상 번아웃 증후군을 조심하라 했다. 


위를 갑, 아래를 을이라고 치면 사회복지사는 현장에서 해 정도 된다. 사람들의 인식이 사회복지사는 '봉사하는  사람', '내가 이렇게 해도 되는 사람' 즉, 갑질을 해도 되는 사람으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직무스트레스가 굉장히 높은 직업에 속하는 사회복지사. 

그리고 어김없이 찾아와 무기력감을 호소하던 나.


하루하루가 괴롭고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케어를 할 수 없었다.


물론 이러한 직무스트레스는 어디로 취업을 하느냐에 따라 차이는 있다. 복지직 공무원이나 실버타운 등 고립된 곳에서 같은 업무, 갑질을 당하는 곳은 쉽게 지친다. 반면 종합사회복지관 등 다양한 사람들이 협업해 근무하는 곳은 덜하다. 상대적일지 몰라도 대학 동기들 역시 고립된 시설에 취업한 친구들의 절반 이상이 2년을 못 버티고 퇴사, 사회복지관에 취업한 친구들은 벌써 10년 차를 바라보고 있다.





쓰다 보니 부정적인 이야기만 잔뜩 써놓았지만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이기 때문에 필요한 정보를 제외하고는 흘려들어도 된다. 하물며 나 역시 대학생활 중 가장 관심 있던 분야는 '홈리스'와 '치매'였기 때문에 노인시설에 취업을 할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매 방학 동안 실습을 하면서 처음 해본 홈리스 지원센터는 무섭고도 흥미로운 곳이었다. 내가 다시 한 번 방송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도 홈리스지원센터에 실습을 나갔기 때문. 사회복지를 실현해야 하는 부류 중에서도 사각지대에 있는 게 바로 홈리스다. 그냥 지나치기만 해도 두렵고 해코지를 할까 무섭지만 실상 왜 그런지 알겠다는 느낌까지 받았다. 


당시 빅이슈라는 잡지가 처음 나왔을 때 담당 홈리스와 함께 역 앞에서 홍보를 한 적 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진정 자립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도 있다는게 소소한 감동을 느낀거다. 그리고 가장 흥미로웠던 건 홈리스 월드컵.


각국의 홈리스들이 모여 자웅을 겨루는 국제축구대회인데, 이를 방송으로 내보내면 많은 사람들이 홈리스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이유에서였다. 


그리고 퇴사를 하면서 본격적인 방송국 입성을 꿈꿨고, 결과 2013년부터 방송작가로 일을 하게 됐다.




04. 사회복지사2급 자격증 취득방법


물론 지금은 또 다른 꿈을 위해 평생교육상담사로 일을 하고 있지만 복지사로 일했던 경험은 무시 못할 부분이다. 그리고 이런 부정적일 수도 있는 이야기를 보고도 취득하고자 한다면 그만한 역량을 가지고 있음을 알기에 한껏 도움을 주고 싶다. 


게다가 학력과 과목 이수라는 한국의 종특인 조건이 있기 때문에 외국인력이 잘 들어오지 못하던 분야인데, 이미 요양보호사는 중국인과 조선족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사회복지사 자리도 넘보고 있는 실정이다. 취득하는 사람은 많지만 정작 일을 하는건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인력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따라서 후학을 위해서라도 관심이 있다면 도전하길 바란다.


사회복지사는 기본적으로 2급, 1급으로 구분된다. 3급은 진작 폐지되었고 1급은 승급 또는 시험으로 취득이 가능하다보니 만만한 2급을 많이 준비하고 있다.


전문대 이상의 학력

자격증 취득에 필요한 필수과목 이수


올해 개정이 되면서 다소 헷갈리게 됐지만 이수해야 하는 과목은 다음과 같다.


결과적으로 대학을 가든, 대학원을 가든 과목만 이수하고 실습만 잘 마치면 자격증을 준다는 거다. 하지만 수험생이 아닌 이상 대학을 가서 자격증을 따오는 사람은 많지 않을 텐데, 등록금이 문제며 오래 걸린다는게 문제다.


엄연한 대학에서 이수했다는 것에 전문성을 인정하고, 그에 합당한 자격을 부여하는건데 최근엔 민간자격증 취득하듯 싼값을 찾아다니며 과목을 듣는 사람들이 많아진건 참 안타깝다. 그런 사람이라면 이 글은 그만 읽고 다시 떠돌아 다녔음 한다.


아무튼 현실적으로 대학을 가기란 쉽지 않다는건 안다. 

그래서 찾아볼 수 있는 다음 대안은 사이버대학, 방통대, 학점은행제가 있다.


사이버대나 방통대는 학점만 가지고 있으면 3학년으로 편입도 쉽게 할 수 있으니 대졸 학력 이상이라면 다소 빠르게 진행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학력이 이미 있다면 사실 학점은행제가 가장 빠르게 취득하는 방법이다.



   일반적인 대학이라고 한다면 학위를 목적으로 하다 보니 내가 듣고 싶은 과목만 들어서 되는게 아니기 때문에 학점은행제로 필요한 수업만 듣는게 활용적이다. 


예를 들어 내가 이미 4년제를 졸업한 학력이 있다면 과목이수만 하면 자격증이 발급되므로 필수과목 10개, 선택과목 7개를 이수한다는 개념. 


물론 기간은 상이하다. 대학을 간다면 편입 기준 2년, 학점은행제는 3학기. 특이점이 있다고 한다면 3월, 9월에 시작되는 대학과 달리 학점은행제는 매달 개강반이 있기 때문에 내가 시작하고자 할 때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수업 역시 온라인으로 하는거다보니 상대적으로 학비가 저렴하다는 것도 장점일텐데, 아무쪼록 내게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에 따라 선택해 시작하면 되겠다. 결과적으로는 모두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방법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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