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금 이런 글을 쓸 처지는 아닌데... 이만한 일에 스트레스받으면 안 되는데...'
여러 번 생각했음에도 나는 결국 글을 쓴다.
학교에 있다 보면 학생들에게 보람과 삶의 의욕을 받게 된다. 내가 학교로 올 때 내게 조언을 해 준 고마운 선배는 ,
"학교에 온 것을 후회하게 만드는 다른 모든 일들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주는 보람 때문에 학교에 남아있다."
고 말했었다.
학교로 온 지 8년 차인 나도 그렇다. 성실하고 예의 바른 학생뿐 아니라 어느 날 갑자기 변해버린 말썽쟁이, 통찰력 있는 한 마디를 날릴 줄 아는 의외의 학생들로 인해 학교에 남이 있다.
반대로 오늘 같은 날들도 있다. 동아리 지도교수로 계획을 짜다 졸업반 학생들이 들러 후배들 격려도 하고 조언도 하며 도와주면 좋겠다는 전년도 지도교수의 의견을 졸업반 대표에게 전했다. 훈훈한 반응까진 아니더라도 당연히 오겠다고는 할 줄 알았다. 방학 중 본인이 가능한 한 번이니까. 결과는 학생 대표는 나에게 졸업반은 동아리 활동 안 한다고 들었다며 따지듯 화를 냈고, 졸업반 학생 두 명으로부터 올 수 없다는 문자를 받았다. 요즘은 개들도, 애들도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