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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낙서인 Apr 07. 2023

딴생각에 관한 생각

불현듯 딴생각이 날 때가 있다. 얼마 전 봤던 예능 영상이 그랬다. 분명 다른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불쑥 장면 하나가 떠오르더니 왜인지 출연진의 대표작과 근황 따위가 궁금해진다. 언제 데뷔를 했는지, 무슨 사건 사고가 있었는지, 요즘엔 어떻게 지내는지⋯. 그렇게 생각의 꼬리를 물다 보면 어느새 다른 곳에 와있는 나를 발견한다. 딴생각은 알아차리지 못하면 좀처럼 멈추기 어렵다.‬


그러고 보면 생각은 항상 이런 식이었다. 부르지 않아도 자꾸 나타나 훼방을 놓는다. 그렇다고 찾으면 또 금방 숨어버린다. 아이디어나 고민을 떠올릴 때가 그랬다. 좀처럼 생각이 나질 않는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다시 모른척하면 어느샌가 몰래 찾아온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보통 산책을 나가거나 샤워를 할 때면 또다시 불쑥 찾아오곤 했다.‬

그래 어쩌면 생각은 기다려줘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대신 어떤 생각을 갖고 오는지는 내게 달려있다. 무엇을 보고 들었는지부터 어떤 걸 떠올렸는지까지. 그 주파수에 맞춰 생각은 '생각'을 가져온다.


‪그래서 얼마 전엔 유튜브에서 몇 개의 채널을 관심 없음 설정으로 지워버렸다. 더 이상 유튜브의 추천으로 내 생각을 채우고 싶지 않아서였다. 대신 내가 원하는 것들로 주변을 채우고 싶다. 그리고 아직 오지 않은 생각을 조용히 기다릴 것이다. 마치 선물을 기다리는 아이의 마음으로 말이다. 그 편이 딴생각을 대하는데 더 낫지 않을까 한다. 그게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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