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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낙서인 Jun 22. 2022

힙합이 좋아 떠난 미국 여행기
- 프롤로그

LA에서 뉴욕을 거쳐 시카고까지 22일간의 기록




중학생 때 소울컴퍼니란 크루를 시작으로 힙합을 즐겨 들었다. 한때 내 MP3에는 온통 힙합뿐이었다. 노래를 들을 때마다 드는 생각은, 노래라는 건 상황이나 감정을 극대화시켜주는 일종의 '양념' 같다는 거였다. 우리의 뇌가 음식을 보면 침샘에 자극을 주듯이, 음악에도 그런 메커니즘이 있다고 생각했다. 침샘 대신 시각적인 이미지나 감정 같은 거겠지만 아무튼.


그래서일까 가끔 소울컴퍼니의 노래를 들으면 교복 입은 그때의 기억들이 떠오른다. 어떤 분은 밴드 Oasis의 Champange Supernova라는 곡에서 밤하늘의 은하수를 떠올렸다고 한다. 선선한 밤 몽골 초원에 누워 노래를 들으며 바라보는 은하수. 그 광경을 한 번쯤 꼭 보고 싶다고 했다. 말하자면 버킷리스트다. 사실 거창하진 않지만 나에게도 그런 이미지가 있었다. 한창 힙합 음악을 듣던 스물두 살. 그때의 나는 미국을 떠올렸다. Dr.Dre와 캘리포니아의 LA 해변, Kendrick Lamar와 Compton 거리, Nas와 Brooklyn bridge, 그리고 Jay Z와 Empire 빌딩까지,... 미디어와 교과서에서만 보던 이미지들을, 그때의 나는 힙합 음악을 들으며 떠올렸다.


미국으로 떠난 건 그로부터 몇 년 후다. 그때는 코로나가 터지기 전이었고, 나는 대학을 휴학한 상태였다. 왜 하필 미국이었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힙합 때문이라고 얘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왜 힙합이었냐고 묻는다면, 그건 한 번에 대답하기 어려웠다. 글쎄 왜였을까. 처음엔 단순히 그 바이브가 좋았다. 경이로울 때도 있었고 가슴을 울릴 때도 있었다. 간혹 찾아본 영어 가사가 나를 설명하는 느낌이라도 들 땐 보물을 찾은 기분이었다. 아마 그런 순간들 덕분에 힙합과 미국을 고른 것 아닐까. 여행이 어떤 경험을 주고 무엇을 남길지 당시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저 좋아하던 순간을 더 좋아하고 싶은 작은 동기만 있었을 뿐이었다. LA부터 뉴욕 그리고 시카고까지의 22일은 그렇게 단순한 이유에서 시작되었다. 좋아하는 것을 더 좋아하겠다는 단순한 동기말이다.


Oasis - Champagne Superno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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