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난리, 안 해도 난리인 너
고등학교 3학년 때 처음 산부인과에 갔다.
생리를 6개월 넘게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혹이 생겼다고 했다.
(한국에서는 성관계 경험이 없는 여성의 경우 항문으로 질초음파를 합니다. 예... 많이 아픕니다. 외국은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네요.. 질 초음파 대신 복부로 초음파를 하는 그날이 오기를...)
고3, 내 인생의 최고 몸무게를 찍었... 다고 생각했다. 19년 인생에서는 가장 무거운 몸이었다.
고2까지만 해도 항상 45kg 이하를 유지하던 나의 몸이었다.
(저는 150cm가 겨우 됩니다 하하하)
근데 웬걸 고3 때 58kg로 쪘다.
집 근처 3차 병원의 산부인과에서는 잘못하면 불임의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다음 해 겨우 53kg까지 감량했다.
그래도 생리가 규칙적이지는 않았으나 생리 때문에 스트레스받지는 않았다.
그리고 23살에 우울증 판정을 받고 항우울제를 먹기 시작했다.
셰어하우스에 살 때였다. 이때까지는 괜찮았다.
그럭저럭 53-55kg를 유지하고 있었다.
내가 30kg가 찌게 된 건 진짜로 혼자 살기 시작했던 26살부터이다.
우울증은 진행 중이었고 나는 배달로 모든 끼니를 해결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어느 5월 나는 80kg를 찍었다.
이제 웬만한 190cm의 남자연예인은 다 내 발아래였다.
나는 그들을 몸무게로 이길 수 있었다.
이때 산부인과에서는 이런 얘기를 했다.
생리라는 건 내 몸이라는 공장이 잘 돌아가는 신호입니다. 호르몬제 즉 피임약은 그 공장이 잘 돌아가기까지 좀 버텨주는 보조제일뿐입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닙니다.
이 말을 듣고 난 집 앞의 헬스장에 바로 찾아갔다.
집과 걸어서 3분 거리이고 가장 저렴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30살 지금, 여전히 생리는 못하고 있다.
난 모든 다이어트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도전해보려고 한다. 이전 과는 다른 방식으로 말이다.
이 번에는 규칙적인 삶, 식습관
그리고
살찐 나를 혐오하지 않는 태도로 시작해보려 한다.
체중이 증가한 과거도 현재도 미워하지 않기로
이 다이어트 일지는 실패와 성공 사이에서, 조금씩 나를 이해해가는 기록입니다. 숫자는 변할 수 있어도, 이번엔 마음만은 나를 미워하지 않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