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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디샘 Feb 09. 2024

유대인 부모의 자녀교육

슬기로운 엄마생활

유대인 부모의 자녀교육법



 1. 가장 공들이는 자녀교육

유대인부모는 자녀를 본인의 자녀로 보지 않는다. 하나님의 자녀로 생각하며 육아에 가장 공을 들인다. 부모의 역할을 최선을 다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려서 그럴 수도 있지...하고 넘어가는 한국의 부모와 큰 다른 점이다. 어렸을 때부터 잘 못된 행동은 반드시 바르게 가르쳐 준다. 시편에서 다윗 왕은 아이들을 이렇게 비유했다.      


“ 너희의 아이들은 올리브 나무의 묘목과 같다. ” (데힐림 128:3)     


만약 나무를 키울 때 나무의 모양에 영향을 주고 싶으면 묘목일 때 가능하다. 나무가 다 자라고 굵어지면 나무의 모양을 바꿀 수 없다. 나무와 아이의 같은 점은 어릴 때 충분히 유연하다는 것이다. 이때는 올바른 방향으로 자랄 수 있다. 이 때를 놓치고 다 자라서 모양을 바꾸기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유대인은 무엇보다 가장 공들이는 것이 자녀교육이다.      

우리는 아이가 첫교육을 받는 유치원을 정원이라고 부른다. Kindergarten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아마도 아이들을 정원에서 자라는 ‘과일’로 열매 맺을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이 때 이들이 미래에 성인이 되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 책임감있게 교육을 해야 한다. 이들은 미래에 누군가의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누군가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될 것이다. 지금 현재의 부모의 교육은 미래에 수십 수백명의 삶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유대인의 토라에서 가장 이른 나이에 아이의 미래를 형성한다는 말이 있다.      


“ 무사의 손에 든 화살처럼 청춘의 나날도 그렇다. ” (데힐림 127:4)    

 

젊음을 화살에 비유하는 것은 한국도 마찬가지다. 화살을 쏠 때 우리는 정신을 집중해서 목표물을 겨냥한다. 이러한 조준 없이 목표물을 정확하게 맞출 수 없다. 화살이 활을 벗어나기 전에 완벽하게 조준해야 한다. 아이가 올바른 성인으로 자라기 위해서는 아주 어렸을 때가 바로 기회이다. 부모들이 흔히 하는 실수는 어렸을 때 가장 소중한 시기를 놓쳐버리는 것이다. 크다 보면 저절로 알겠지... 어리니까 그러겠지... 하고 이 때를 놓치면 안된다. 아이의 행동에 문제가 보이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잘못된 행동을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그냥 내버려두면 그것은 부모의 역할을 다 하지 못하는 것이다. 가장 이른 나이가 아이의 미래를 형성한다.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때, 그들이 문제 있는 행동을 보일 때 긴장을 풀고 한 눈 팔때가 아니다. 며칠 전 내가 수업하는 학원에 두 어머니가 교재를 들고 찾아 왔다. 왜 수학교재에 풀지 못한 문제가 있냐며 따지듯이 물으셨다. 나는 17년차 사교육 선생님이다. 내가 경험이 없었을 때는 나 역시 교재 진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잘 하는 아이들 위주로 수업을 이끌었던 것도 사실이다. 현재도 역시 이러한 수업분위기는 많은 학원에서 이루어진다. 나는 이런 수업방식을 유대인과 결혼하고 완전히 바꾸었다. 교재 진도를 정확하게 나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것은 아이의 정서적인 바탕을 염두해야 한다. 아이와 교사가 정을 나누고 서로 좋아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교재의 진도를 가장 우선으로 하면 3가지를 놓치게 된다. 


첫째 아이의 잘못된 행동이 보여도 그냥 넘어가게 된다.

둘째 교사와 아이의 유대감이 생길 수 없다. 

셋째 이러한 수업은 비대면 수업과 다른 점이 없다는 것이다. 


교사와 아이가 항상 즐겁게 수업을 하고 아이가 선생님을 좋아하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면 오늘 못 푼 2개의 문제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내일은 2개 이상 아니 10개도 풀 수 있다. 나는 수학수업에 있어서 아는 문제는 또 다시 풀지 않도록 한다. 그저 몇페이지를 끝내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수학 서술형을 아이가 어려워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그냥 아이는 생각을 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생각하는 힘을 키워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수학이다. 나는 수학숙제를 많이 내주지 않는다. 대신 집에서 생각하는 힘을 키우도록 책을 읽게 한다. 이러한 나의 수업방식을 아시는 부모님은 자녀가 1학년때 시작해서 고등학생이 되어도 계속 맡겨주신다. 수학 2문제를 왜 풀지 않았냐고 따지는 두 어머님께 나는 정중히 환불을 해드렸다. 그 어머님들은 아이가 신디샘을 너무 좋아해서 아쉽기는 하다며 돌아가셨다. 나는 그 두 아이의 행복했던 수업모습이 지금도 아른거린다. 가정에서도 숙제 때문에 아이와 부모의 관계가 멀어지는 사례는 많이 있다. 우리는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내가 아는 지인은 최근에 이혼을 했다. 이혼한 이유가 바로 숙제 때문이다. 아이가 집에서는 편안하게 쉬었으면 하는 미국인아빠와 숙제를 모두 마쳐야 한다는 한국인엄마는 매일 다투기 시작했다. 미국인아빠는 아이와 좋은 관계를 갖고 싶었다. 하지만 늦게까지 잠을 잘 수도 없이 많은 숙제로 이들이 계속 싸우게 되었고 최근 이혼을 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듣게 되었다. 수학숙제를 많이 하지 않아도 수학을 잘 할 수 있다. 내 아들 쉐인은 수학선생님이 숙제를 많이 내 주실 경우 이렇게 정중하게 말씀드린다.  

    

“선생님께서 이 개념을 연습하도록 숙제를 내 주셨지만, 저는 이 부분은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만약 걱정이 되신다면 아무 문제나 내 주시면 제가 잘 이해했다는 것을 증명해 보겠습니다. ”    

 

그리고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서 푼다. 수학선생님은 이 때 할 말이 없으셨다고 나에게 말씀하신 적이 있다. 아는 문제를 형식상 숙제를 하는 많은 아이들이 한국에 많다. 숙제를 내주면 무조건 끝내는 것이 성실한 것이 아니다. 그 아이는 숙제 때문에 가족의 행복한 시간을 포기한 것이다. 한국의 수학선생님들이 나의 글을 꼭 읽어보시면 좋겠다. 유형을 익혀서 그 비슷한 문제만 풀 줄 아는 아이로 만들지 마시면 좋겠다. 아이가 행복하게 성장하기를 바란다면 주변에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해주면 된다. 행복한 모습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며 자라게 해주면 된다. 부모가 매일 화를 내는 모습, 선생님이 수업할 때마다 아이를 혼내는 모습을 본다면 그 아이도 화를 잘 내게 된다. 나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매일 운동을 한다. 그리고 하루를 힘차게 시작한다. 새로운 것을 늘 배우려 하고 배우는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아들 쉐인도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할 때 매우 기대하며 좋아한다. 부모가 배움과는 거리가 멀고 책을 읽지 않는다면 아이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 아이는 부모라는 햇살을 받으며 자라는 나무이다. 햇빛에 따라 유연하게 방향을 바꾸며 자라는 묘목이다. 내 아이 뿐만 아니라 나와 인연이 되어 수업을 하게 되는 신디샘 학생들 모두를 나는 묘목을 키우는 마음으로 대한다. 잘못된 언어와 잘못된 행동은 수업 진도보다 우선으로 가르치려고 한다. 수업을 오랜 기간 하다 보면 마음이 예쁜 아이들을 보게 된다. 내가 우선으로 좋은 것을 쟁취하려는 일반적인 모습이 아닌 양보하는 예쁜마음을 가지는 아이들이 있다. 좋은 것을 함께 나누려는 예쁜 마음의 아이들을 보게 되면 미소가 지어진다. 이런 아이들은 이런 부모가 반드시 있다. 신기할 정도로 똑같은 태도를 지닌 부모의 모습을 보게 된다. 자녀가 어른이 되어서도 부모를 자주 찾아와 주고 존경하기를 바라는가? 그렇다면 오늘 기쁜 마음으로 아이에게 말해보자.

 

“ 우리 오늘 할머니 댁에 가자! Let’s go! GO! GO! ”


 할머니댁에 기쁜 마음으로 신나게 가는 모습을 보고 자라면, 똑같이 배우게 된다. 아이는 어른을 얼마나 존경하고 사랑해야 하는지 알게 되고 나이가 들면 그런 행동을 하게 된다.      

랍비들은 아이를 다루는 것은 120층짜리 건물을 짓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매년 우리는 그 건물에 한 증을 증축한다. 우리는 그 아래에 아주 튼튼한 토대를 부어야만 그런 높은 건물을 지탱할 수 있다. 그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바로 부모의 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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