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업시스템코디 Jan 05. 2022

혼자서 모든 걸 다하려 하지 마세요

경영을 감에만 의존해서는 안 됩니다(12)

 혼자서도 잘할 수 있어!

 예전에 다녔던 회사 중 하나는 회사 규모가 어느 정도 되어 사내에 전산팀을 두고 있었습니다. 필자가 볼 때 전산팀 본연의 업무는 이미 마무리되었고 유지보수 정도의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가끔 경영진이 요구하는 출력양식을 위해 프로그램을 수정하는 업무와 사내 전산 장비 및 S/W 관리로 국한되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 왜 회사가 비싼 인건비를 지급하며 업무를 아웃 소싱하지 않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이미 뽑아 놓은 인력을 마음대로 내보내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겠죠. 다른 이유는 아웃소싱을 하게 되면 '사업 비밀이 외부로 유출되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언제든지 경영진이 원하는 양식에 맞춰주니 편하기도 했을 겁니다.


 다른 예로 소형 기계장비를 만드는 업체의 이야기입니다. 보유한 기계장비와 IT 기술을 접목하기만 하면 대박 제품이 될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장은 자체 IT 기술이 없어 그런 제품을 개발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기술을 가진 업체와 제휴를 하면 되지 않겠냐고 건의를 했습니다. 그때 사장은 ‘기술 유출 우려’, ‘수익배분 문제’, ‘적대적 M&A’ 등 다양한 이유로 거절하더군요. 발생하지도 않을 걱정부터 하는 것이었죠. 


 이처럼 여러 가지 이유로 업무를 회사 자체적으로만 처리하려고 하는 사장이 많습니다. 곁에 두고 일을 시키면 자기 입맛대로 할 수 있고, 기술이나 정보 유출 우려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대기업의 기술 탈취 같은 것을 언론을 통해 많이 접해서일 수도 있죠. 


 사장 성향이 자립심과 독립심이 강해서일 수도 있지만 그 밑바탕에는 의심, 불신이 기본으로 깔려 있다고 보입니다. 다른 업체를 믿지 못하니 능력도 안되면서 나 홀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회사 자체적으로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하는 거죠. 이것은 해결 시간도 오래 걸릴뿐더러 해결책도 완전하지 못합니다. 

 외부 파트너를 만들어라

 회사가 자체 역량을 가지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그전에 먼저 회사가 취약하거나 굳이 자체 수행이 필요 없는 부분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핵심역량 이외의 것을 구분하라는 것이죠. 


 특히, 아웃소싱을 해야 할 업무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뽑는 것은 금물입니다. 회사가 급한 불을 끄면 나면 그 직원의 활용 방안을 고민하게 됩니다. 일이 급하다는 이유나 아웃소싱 업체보다 시키기 편하다는 이유로 사람을 뽑으면 안 됩니다. 회사 역량이 강화되는 것이 아니라 골칫덩이로 전락할 수도 있습니다. 회사는 이 같은 업무들은 적절히 아웃소싱을 활용해야 합니다. 


 회사에 꼭 필요한 분야이더라도 이직률이 심하다면 핵심 역량이 될 수도 없습니다. 직원이 계속 그만두면 기술이나 역량이 회사에 축적되기보다 매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밑 빠진 독에 계속 물을 붓는 격이죠.


 회사에 역량이 없거나 역량을 갖추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기술 분야는 제휴를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합니다. 회사 입장에서 제휴를  필요로 하는 분야는 보조 기술일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자체 개발할 기술자를 뽑을 것이 아니라 제휴 업체와 기술적, 사업적으로 협의가 가능한 사람을 확보하는 것이 더 필요합니다. 


 사장은 거역하지 못하는 예스맨들과 있다 보면 '우리가 아는 것이 다 맞다.' ‘우리 제품이 최고야.’라는 자기 확신의 늪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 사장은 회사 내부 역량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외부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아야 합니다.  

 2018년 중소기업중앙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88.5% 가 '공동·협업 사업이 기업 경영에 꼭 필요하다.'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대다수 사장들이 회사가 약한 부분은 협업을 통해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머리로는 필요하다고 하면서 몸은 따라 주지 않은 것이 현실인 것 같습니다.


 전략적 제휴를 좋아하는 사장도 있긴 합니다. 한때는 MOU(양해각서) 체결이 유행인가 싶을 정도로 많이 했을 때도 있었죠. 보여주기 식 제휴인 경우도 많았습니다. 사장은 무분별한 제휴를 하지 말고 사업이나 기술에 도움이 되는 실질 제휴를 해야 합니다.


 반면에 외부와 무슨 협력관계를 맺는 것조차 싫어하는 사장도 있습니다. 외부 업체, 기관 모두 경계합니다. 공동 연구개발사업이 나 산학 협력도 정부 지원금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 오해합니다. 과 거 악용하는 사례가 많아 이를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죠. 전략적 제휴도 실속 없다고 보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협력에 대한 부정적 생각을 떨쳐 버려야 합니다. 사장은 회사의 약한 고리가 무엇인지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자체적으로 약한 고리를 강화하면 가장 좋겠지만 단기간에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외부를 향한 경계를 조금만 늦추면 사업을 확장할 방안이 많습니다. 혼자 가면 빨리 갈 것 같지만 회사가 어느 정도 단계에 이르면 파트너와 함께 가는 것이 더 빠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더 멀리 갈 수도 있습니다. 나 홀로 모든 것을 다하려 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이전 12화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집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