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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업시스템코디 Jan 03. 2022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집니다

경영을 감에만 의존해서는 안 됩니다(11)

 우리 회사 직원 맞아?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장거리 연애를 하는 커플들은 공감하는 말이죠.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 자주 보지 못하면 사랑하는 사람도 마음이 멀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가까운 이웃이 먼 친척보다 낫다.'라는 속담도 있죠. 아무리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라도 먼 곳에 있으면 가까운 곳에서 자주 보는 이웃보다 못하다는 것이죠.

 이것은 회사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말들입니다. 특히 제조업을 하는 중소기업 사장들 대부분은 이와 같은 고민을 안고 있죠. 회사 인원도 많지 않은데 공장과 사무실, 영업소로 서로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회사가 지방에 있으면 좋은 인재를 구하기 어렵고 영업을 하기에도 불편한 것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서울에 사무실이 있어야 교통, 입지 등에서 유리해 우수한 인력을 채용하기 쉬운 것이죠. 영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전국을 상대로 영업을 하게 되면 영업소가 국토의 중간쯤에 위치해야 출장 등이 수월합니다.


 그리고 나라의 정책 때문이기도 합니다.  지방공장 설립 조건을 까다롭게 해서 서울에서 공장 설립을 어렵게 하고 지방에 설립할 경우 각종 세제혜택도 줍니다. 서울 집중 현상을 막고 지방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인 것이죠. 설혹 서울에 공장을 둘 수 있는 업종이라도 비싼 임대료나 땅값을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회사가 두세 개로 쪼개져서 운영되는 것이죠. 해외 진출에 욕심이 있는 회사는 해외 지사도 설립합니다. 상황이 이러니 직원들 입장에서는 분명히 같은 회사에 다니는데도 우리 회사 직원이 아닌 것 같습니다.

 업무상 밀접한 관계가 아니면 1년에 2~3번 보는 것이 고작입니다. 그것도 회사 공식행사 때나 볼 수 있습니다. 신입직원이 입사하게 되면 일부러 가서 인사를 시키지 않는 이상 누군지도 잘 모릅니다. 가끔 전화 통화만 할 뿐이죠. 협력업체 직원보다 못합니다.


 시간과 장소를 공유하지 않으면

 요즘 같은 원격근무, 재택근무가 일상화된 시기에 그게 무슨 문제가 되느냐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규모가 작고 시스템이 갖추어지지 않은 회사가 서로 떨어져 있으면 문제가 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첫째, 같은 회사 직원이라는 동질감이 없습니다. 인원이 적을 때는 같은 장소와 시간을 공유해야 합니다. 그래야 인간관계가 구축됩니다. 회사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 같은 곳도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사장을 중심으로 전 직원들이 한마음 한 뜻으로 똘똘 뭉쳐도 회사가 클까 말까 합니다. 


 장소가 떨어져 있고 같이 있는 시간이 적으면 동질감, 공감대를 형성하기 쉽지 않습니다. 사장 입장에서만 모든 직원들이 내 직원, 내 새끼들이죠. 반면 직원들은 사장만 우리 사장이지 다른 곳에 있는 직원들은 그냥 남입니다. 영상 회의 등을 한다고 하더라도 정보만 전달할 뿐이지 친밀감과 공감대를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둘째, 팀 간 업무협조가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같은 장소에 있다면 의견 차이가 있어도 부딪히고 싸우며 그 의견을 좁힐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싸우다가 미운 정든다.’고 시간이 지나면 서로를 이해해 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서로가 멀리 떨어져 있으면 업무협조 요청을 하더라도 형식적으로 대하게 됩니다. 방문 요청을 하게 되면 '너희들이 와라.'라는 식으로 대응합니다. 이렇게 되면 회사에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처가 느리게 됩니다. 


 서로의 업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업무협조가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서로 다른 장소에 있으니 다른 팀이 어떤 식으로 일하는지, 어떤 고충이 있는지 모르는 것이죠. 업무 프로세스는 더더욱 모를 수밖에요. 결국 자신들의 입장만 고수하게 됩니다.


 셋째, 사장이 자주 방문하지 않으면 도대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가끔 사장이 방문했을 때는 원활하게 돌아가는 듯 보이나 내부적으로는 어떤 문제가 있는지 모르는 거죠. 예를 들어 영업사무소라면 영업팀장이나 임원이 있겠죠. 사장은 영업팀장이 혹시나 왕 노릇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직원들 불만이 무엇인지를 알고 싶습니다. 직원들에게 ‘무슨 문제가 없냐?’라고 물어보면 팀장 눈치를 보며 입을 닫아 버리지요. 왜냐하면 그 직원 들은 사장이 아니라 팀장하고 근무해야 하니까요.


 넷째,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지 않은데 여러 사무실이나 해외지사 등을 운영하면 더 큰 문제입니다일관된 보고 체계가 없으면 각기 저마다의 방법으로 사장에게 보고합니다. 이렇게 되면 사장도 체계적으로 업무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반 직원들은 다른 곳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전혀 모릅니다. 


 또 규정이나 규칙 등이 제대로 없는 상태에서는 그 사무실의 최고 선임이 독단적으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제도나 문화가 다른 해외지사는 더욱 그렇습니다. 출장 등 업무 하는 방식이나 직원 휴가 등에 대해 보고해도 사장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다섯째, 관리 포인트가 많아진다는 점입니다. 회사 규모는 작은 데 이곳저곳 운영하는 장소가 많으면 관리하는 직원이 업무 부하가 걸립니다. 단순히 사무실 하나 얻는 것이 아닙니다. 지사로 신고해야 하고 그에 따른 행정업무가 많아집니다. 만약 본사, 지사, 사 무소, 해외지사 등 총 4군데가 운영된다고 하면 관리 직원은 4개 회사를 관리하는 것과 같습니다. 보고 체계가 미흡하면 자료를 달라고 해도 잘 주지도 않습니다. 항상 바쁘다는 핑계를 대니 관리 직원만 속이 타 들어갑니다.

 직원들이 한 군데 모여 있어도 동질감 부족이나 팀 간 업무협조 등이 원활하지 않아 고민인 회사가 많습니다. 하물며 인원도 많지 않은데 서로 떨어져 있는 회사는 당연히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겠죠. 현실적으로 또 구조적으로 어쩔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이 더 안타깝습니다. 


 사장도 문제가 있다는 걸 알고 직원들을 한 곳에 모으고 싶지만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직원들 거주 및 교통 문제, 직원 이탈 시 신규 직원 확보 문제, 임대료 또는 대출 문제, 계속 오르는 땅값 문제 등등. 


 당장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사장은 직원끼리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많이 마련해야 합니다. 언택트 시대를 맞아 영상 통 화나 회의를 공식화한다든가, 팀 간 대화할 시간을 많이 갖게 한다든가, 공식적으로 직원들과 대화 시간을 정기적으로 갖든지, 신입 직원을 채용했을 때 OJT 개념으로 다른 장소에서 일정 기간 근무하게 하던가 여러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회사는 한시라도 빨리 시스템을 갖추고 통합 운영이 가능하도록 조치해야 합니다. 사장만 모든 곳의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 각 장소의 현재 상황과 문제 등의 정보가 공유되어야 하는 것이죠. 그래야 서로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 이 단순한 진리를 기억해야 합니다. 사장은 항상 직원들이 시간과 장소를 공유할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서로의 몸과 마음의 거리를 좁힐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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