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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라 Aug 15. 2022

레깅스 입고 하루에 두 번 출근합니다.

초보 프리랜서 필라테스 강사의 업무 일기 



오전 8시 반, 슬랙스를 입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딱 붙는 레깅스를 입고 버스를 기다릴 때면 괜히 그런 생각이 든다. 이 사람들은 나를 아침부터 출근 안 하고 운동 가는 백수로 보겠지? 아니면 방학 중인 대학생?

물론, 아무도 나를 보고 있지도 관심을 주지도 않았다.


그저 옷차림이 달라지고 일어나는 시간이 좀 늦어진 것뿐 난 여전히 출근을 한다. 


아주 짧은 사무직 직장인으로서의 퇴사 후 나는 갑자기 필라테스 강사가 되었다.

프리랜서를 하고 싶다 외치며 갑자기 선택한 필라테스 강사의 길. 

꽤 잘 적응하는 것 같기도 아직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아침에 한번 저녁에 한번 총 두 번 출근과 퇴근을 반복한다. 

주 5일이 될 때도 있고 주 4일, 주 6일 일을 할 때도 있는 등 일하는 시간이 꽤 불규칙적이다.


"그래, 이거야!"

"그래, 이건가?"


사실, 내가 바랬던 삶의 모습이었다.

매일 주 5일 똑같은 출근시간과 퇴근시간의 반복 

예상대로 흘러가는 반복되는 하루.

이를 벗어나고 싶어서 그렇게 프리랜서 프리랜서 노래를 부르지 않았나?


그러나, 마냥 즐겁지는 않다.

오전에 몇 시간 동안 강의를 한 이후에 오후에 출근해야 하기 때문에 맘 편히 쉴 수없다. 

저녁 수업에 할 강의 시퀀스를 다시 점검해야 하고 성격상 할 일이 남아 있으면

생각이 많아지고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휴식을 맘 편하게 하지 못한다. 


그리고 현재 여름이 왔다.

열심히 일한 회원들이 저마다 휴가를 즐기고 비가 오는 날에는 수업을 당일에 갑자기 취소하는 경우가 늘어나면 나의 출근은 없던 일이 되기도 하고 퇴근이 갑자기 빨라지기도 한다.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좋은가.

그러나 여기서 내가 간과한, 아니 그냥 잊어버리고 싶었던 사실

프리랜서는 일이 없어지면 수입도 없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냥 좋아할 수는 없고 머릿속에서는 다시 그 달의 월급을 계산하기 바쁘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선택할 수 있다. 

일이 없어지면 채우면 되는 일. 

필라테스 강사들의 경우 '대강'을 많이 하는데 당일이라도 수업을 못하는 강사를 대신해서

언제든 일을 구할 수 있다.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적게 버는 것도

오로지 나에게 달려있다. 

그 달의 스케줄을 스스로 계획하고 책임져야 한다. 


하루에도 여러 번 버스를 타고 혼자서 이곳저곳 다니며

매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갑작스러운 돌발상황을 겪지만 

이 모든 변화들이 아직까지는 흥미롭다. 


나는 오늘도 정장 입은 사람들 사이에서 레깅스를 입고 출근을 하며

퇴근하는 사람들 사이로 북적한 퇴근길 버스를 타고 다시 한번 출근을 한다. 


수업 전 아무도 없는 센터에서 시퀀스 해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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