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활(弓)은 활(活)이다.

by 홍유
어제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공부에는 끝이 없다.
-다산, 어른의 하루 / 조윤제, 윤연화 / 청림출판



활터에서 저는 계속 배웁니다.


무엇인가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먼저 제대로 서야 한다는 것을.

새로운 것을 하고자 한다면

서는 방법부터 바꾸어야 한다는 것을요.


내 발로 내 자리에 서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며,

그 노력 속에서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예쁘고 귀한 나만의 역사를

내 몸에 새기는 방법을 익힙니다.

때로는 한 번에 한 걸음씩 나아갈 수밖에 없어도

그 한 걸음을 꾸준히 디뎌 나가는 과정이 쌓여야만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말이지요.


활을 당기는 내 몸과 마음에 귀를 기울여

마음속에 숨어 떨고 있는

예전의 어린 나를 찾는 방법도 배웁니다.

그 아이를 다독이며 살아가는 것은

앞으로도 남은 과제임을 함께 느낍니다.


사대에 비정비팔로 서서,

화살을 활에 메기면서,

저는 이것들을 배웁니다.


호흡을 바람의 흐름에 맞추고,

저 멀리 과녁을 향해 마음을 모으고

화살을 보내는 방법을 익힙니다.

과녁이 이 화살을 받아 주기를 간절히 바라면서요.


저의 마음을 담은 많은 화살들이

모두 관중을 하지는 않습니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방향을 잃고 날아갔던 화살들이 더 많았습니다.

그러하기에 어쩌다 관중하는 화살 한 두 대에

뛸 듯이 기뻤던 것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상기합니다.


방향을 알 수 없이 흔들리기도 했던 저의 삶도,

수많은 노력 끝에 생기는 한 두 가지의 좋은 일로 행복했다는 것을 말입니다.


오늘도 더 많은 기도를 화살에 담고,

그렇게. 오늘도 활을 배웁니다.

그리하여 삶은 활이고,

활이 곧 삶이 아닌가 합니다.


활(弓)은 활(活)이니까요.


그동안 연재글을 읽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번 연재는 이렇게 10화로 마치고, 다음에 더 좋은 내용으로 뵙겠습니다.


커버이미지: 강희언 '사인사예도'. 출처: 영남일보(https://www.yeongnam.com/web/view.php?key=20210826010003449)

이전 09화여덟 개의 원칙과 아홉 개의 교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