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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수의사 야화 Nov 08. 2021

어느 여름 산책길에서 만난
동물친구들

어느 여름 산책길에서 만난 동물 친구들

미라클 모닝을 시작 하면서 아침 해가 뜨기 전에 일어난다. 무조건 운동화를 신어야 된다는 맘 하나로 현관문을 열고 나왔다. 다행히 지금은 한여름이라 춥지 않음이 너무 고마운 계절이다. 산책길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하는 의문을 가지다가 나는 무슨 목적으로 산책을 나오나? 그냥 건강 해지려고 밖을 나오는게 아닌 것 같다. 중얼 중얼 사물들과 얘기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얼마전 까지만 해도 나의 오래된 반려 견 과의 산책길은 그녀의 걸음, 털 색깔, 딸랑거리는 꼬리 등 그녀와 관련된 모든 것들이 자연과 아우러져 다른 동물들은 나의 관심 밖 이였다. 평상시와 다르지 않은 날이지만 오늘 아침 만난 동물들은 특별했고 기억하고 싶다. 우리 동네 내가 좋아하는 모습 중엔 담 벼락에 담쟁이 넝쿨이 많다. 그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운데 어느 날 문뜩 보니 지금껏 한번도 보지 못한 잎사귀가 눈에 띠였다. T 자 모양을 하고 있는데 테슬라가 생각났다. 테슬라차, 테슬라 주식 이런걸 생각했던가? 신기하게도 이런 모양의 잎이 있다는 게 놀라웠고 항상 이 자리에 피었을 잎인데 지금 발견하는 것도 놀라웠다. 그래 분명 테슬라를 사라는 신호인 것 같다. 더 빨리 알아 차렸 어야 했는데 강력한 T 모양에 영감이 오는듯 하다.

 이른 새벽 6시가 안된 시간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동네 산책길엔 사람들이 꽤 많이 보인다. 황토 맨발 길을 만들어 놓은 곳을 지날 때 마다 세금으로 왜 이런 길을 만들까 꼭 필요할까? 란 생각을 한다. 마스크를 한 사람들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맨발로 걷는 모습이 우스꽝스럽다.  문뜩 좀비들이 때 지어 다니는 모습이 떠올랐다. 영혼 없는 좀비 오늘 이 모습은 나에게 뭘 얘기하려는 걸까? 내가 좀비가 되는 때가 언제일까? 나 또한 이런 모습이면 안되는데 정신이 번쩍 든다.

더 놀라운 건 발을 씻으라고 있는 수도가 에서 마치 여기가 폭포수 인 듯 마냥 한정없이 물을 틀고 있는 할아버지가 있었다. 어느때 봐도 물을 틀고 계시는 분, 블라 블라 가서 잔소리 하고 싶은 맘 굴뚝이지만 용기가 없다.

난 비오는 날을 좋아한다. 그러나 지렁이가 무서워 땅만 보고 다니니 더 많이 발견되었고 그 옛날 지렁이가 많았던 초등학교 시절은 비와 지렁이는 연관성이 많았다. 비 온 후라 그런지 흙 길 이나 언덕길에서 지렁이를 자주 만나게 되었다. 아침 햇살이 비쳐지는 흙 길에서 오늘 만난 지렁이는 내생에 최고로 빠른 녀석 이였다. 아마도 올림픽에 출전한다면 금메달 선수 였을 것이다. 너무 빨라 지렁이가 맞을까 란 생각을 하면서 봤더니 어딘가를 열심히 가는 것 같은데 어쨌든 아무리 빨라도 거기서 거기를 움직이는 모습에 내가 살짝 말을 걸어봤다. 어디를 그리 가시오? 빨리 갈 이유가 있소? 대답이 없는걸 보니 무척이나 바쁜가 보오. 무슨 목적이나 목표가 분명 있어 보이는데 지렁이도 이리 빨리 갈 수 있다니 나 또한 자극이 되는 명 장면 이였다

계단 길을 내려 오는데 두번째 지렁이를 만났다. 오늘은 정말 빠른 친구들만 만나게 되는 걸까? 너무 빠른 모습에 놀라 너는 은메달 선수 구나 말을 걸면서 보니 이 친구는 가는 길이 물이 흐르는 쇠창살 맨홀 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아니야 거긴 위험하지 그리 빨리 정신없이 가면 안될 것 같아 방향 수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막대기로 건져 줄까? 설마 물이 보이겠지 사실 그 다음이 궁금 했지만 내가 개입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그 자리를 떠났다. 

내 위치, 내 방향, 내 속도는 어떤지 오늘 두 마리의 선수 지렁이는 나에게 질문을 남겼다.

마지막 코스인 놀이터 철봉, 친구가 어깨 아플 땐 철봉에 매달리는게 좋다는 처방을 듣고 따라 하기로 했다. 첫날은 1초간 매달렸고 의외로 매일 매일이 지날수록 지금은 10초 20초 이렇게 시간이 늘어난다. 이 놀이터엔 비둘기 집이 근처에 있어서 그 소리를 더 크게 들을 수 있는데 구구구구 라고 비둘기 소리를 알고 있었던 나에게 오늘은 비둘기들이 외친다. 시끄시꺼 시꺼시꺼~~ 뭐라고? 뭐가 시끄럽다구? 주변 내 주변을 시끄럽게 하는 존재는 누구일까? 질문을 해본다.

 매미 소리가 가끔 시끄럽게 들렸는데 오늘은 철봉 가까이서 매미 한 마리가 날아온다. 헬리콥터 갔다. 맴맴 맴맴 이라고 울지 않는다. 드론처럼 정찰병처럼 내 주변을 두 번 나지막이 돈다. 두두두두 두두두두 뭐를 알려 주려고 하는 걸까? 속삭이는 소리가 있었는데 못 알아 들었다. 안타깝다. 혹시 로또 번호 였을까? 아쉬운 맘을 뒤로하고 집으로 달려본다. 

오늘도 아름다운 하루가 시작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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