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마일썬 Aug 05. 2020

한국 태국 중국 외국인 친구들과 음식 파티

핀란드 교환학생-24 / 헬싱키 쉐어하우스에서의 3개국 음식 파티

쉐어하우스에 함께 살면 항상 같이 밥을 먹을 것 같지만, 각자 먹어온 음식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 요리를 할 수밖에 없고, 주방의 공간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항상 바통터치를 하듯 3명이 요리를 연달아하게 되었다. "Try some?(조금 먹어볼래?)"라고 물으며 서로의 음식을 조금씩 맛보긴 했지만 그 정도가 전부였다.


그 과정에서 내가 친구들에게 요리를 한번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고, 단체 톡방(Whatsapp)에 이야기하니 다들 좋아했다!

떡볶이 파티 제안


1) 한국음식 - 떡볶이+참치마요 주먹밥


처음으로 음식을 해주는 건데 이왕이면 잘하고 싶은 마음에 어묵은 없었지만 정말 많은 것을 넣었다. 떡볶이 떡, 양파, 우동 면, 삶은 계란까지! 게다가 떡볶이의 친구 주먹밥도 함께 했다.


나름 신경 써서 만들었던 떡볶이와 주먹밥

이곳에 와서 했던 요리는 항상 1인분이었던지라 3인분에 대한 감이 안 와서 왕창 요리를 했었다.


외국인들이 한식 하면 비빔밥, 불고기, 코리안 바비큐만 알 거라고 생각하며 떡볶이를 한 건데, 떡볶이는 꽤 한식으로 유명한 음식이었다. 떡볶이를 먹으면서 셋이 이야기하다 보니 다들 집 근처 한식당이 있고 한식당에서 떡볶이를 판다고 했다. 나름 새로운 요리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미 먹어본 요리라고 하니 민망했다. 일반식당이랑 이 맛이 비교가 될 거라 생각하니 더 민망했다.


하지만 친구들은 맛있다며 정말 잘 먹어줬고, 우동면을 넣은 떡볶이는 처음이라고 말해줬다. 그리고 친구들을 신경 써서 덜 맵게 하긴 했지만, 전혀 맵지 않다며 맛있게 떡볶이와 주먹밥을 먹었다. 생각해보니 태국, 중국 모두 매운 것을 잘 먹는 국가 중 하나인 듯 하다.

이 떡볶이 파티(?)를 하며 셋이 이야기도 많이 하고 돈독해졌고, 다음엔 중국인 친구가 요리를 하기로 했다.


2) 중국음식 - 마라탕


혈중 마라농도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그 정도는 아니지만 나도 잊을만하면 한국에서 마라탕을 한 번씩 찾아 먹었는데 뜻밖에도 헬싱키에서 마라탕을 접할 기회가 생겼다. 중국인 친구에게 마라를 어디서 구했냐고 하니, 집에서부터 가져왔다고 이야기했다. 그 귀한걸 우리와 함께 먹다니 괜히 감동이었다.


나도 나름 신경 쓴다고 했는데, 중국 친구는 이 마라탕 파티(?)를 앞두고 엄청난 준비를 했다. 아시아마트에서 마라탕에 들어갈 수 있는 모든 재료를 나온 듯했다. 그 뒤, 우리에게 못 먹는 재료를 한번 더 물어보고! 마라탕 파티가 이어졌다. 땅콩소스를 본 적이 있냐고 해서 나는 잘 모르겠다고 했는데 어디서 땅콩소스를 구해와서 땅콩소스까지 우리에게 나눠주었다.


중국인 친구가 해준 마라탕

난 마라탕을 보고 처음에 조금 당황했다. 내가 보던 마라탕은 아주 새빨간 마라탕이었기 때문이다. 태국에서도 마라탕이 있는 듯했고, 태국에서도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빨간 빛깔의 마라탕이 익숙한 듯했다.

중국인 친구가 말하길, 마라가 종류가 많아서 이건 다른 마라 종류라 색깔이 다르다고 이야기해줬고, 식사를 시작했다. 갈색 빛깔이라 간장 베이스 맛일 거라 생각했는데 정말 마라맛이 났다! 오랜만에 맛보는 알싸한 얼큰함이 좋았다. 재료도 다양하게 듬뿍듬뿍 넣어줘서 더 맛있게 먹었다.


3) 태국음식 - 똠양꿍, 돼지고기 볶음


태국인 친구는 파견교(핀란드 학교)에서의 유일한 태국인 교환학생이었어서, 나와 중국인 친구와는 같은 파견교지만 캠퍼스가 달라서 함께 지내지 못하는 일이 많았다.

그래서 태국인 친구는, 절친인 다른 외국인 친구가 있었고 우리의 식사에 그 친구도 초대했다. 그 친구는 태어난 건 남미인데 가족들이 현재는 프랑스, 미국에 있고 자신은 아일랜드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다고 소개해줬다.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우물 안 개구리는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음식 파티인 만큼, 가장 성대한 차림이었다. 똠양꿍도 있었고, 볶음밥 느낌으로 먹을 수 있고 마련도 해줬었고.. 앞에 내가 한 떡볶이가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로 가짓수도 많고 차림새 있는 요리들이었다.


평소 한국에서도 태국음식을 먹으러 가끔 태국음식점에 가는지라 똠양꿍을 정말 맛있게 먹었다. 똠양꿍이 너무 강하지도 않고 정말 맛있었어서 감탄하면서 먹은 기억이 난다.



아마 코로나가 없었더라면, 한번 더 요리를 했을 텐데 코로나로 인해 3명 모두 조기 귀국을 하면서 한 번의 로테이션(?)을 끝으로 음식 파티는 없었다. 그래도, 같은 나라에 교환학생을 와서 함께 지낸 게 얼마나 소중한 추억이며, 인연인가ㅎㅎ

"식구"에서 "식"이 "먹을 식"이라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밥을 함께 먹는 정(情)을 나눴기에 정말 소중했던 순간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쉐어하우스 외국인 flatmate와의 첫 만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