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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마일썬 Feb 06. 2022

헬싱키 박물관 투어 (+무료입장 정보)

핀란드 교환학생 - 27 / 건축박물관, 키아즈마 현대미술관, 국립박물관

**2020년 3월 기준입니다.


디자인 박물관 무료입장 글에서 밝혔듯, 교환학생은 그 나라에 머무는 시간이 많기에, 헬싱키의 박물관/미술관이 저렴한 시기를 노려, 무료입장하는 날짜들을 종합해서 정리했었다.


[무료입장 정보]

핀란드 건축박물관, 키아즈마 현대미술관 : 매달 첫째 주 금요일

핀란드 국립박물관 : 매주 금요일 16:00 이후


금요일 12:00~15:00에 수업이 있어서, 과연 금요일을 이용한 무료 박물관 투어가 가능할까 걱정이었지만 마침 3월의 첫째 주 금요일에 휴강을 하여, 바로 박물관으로 달려갔다. 


1) 핀란드 건축박물관


구글맵이 안내해주는 대로 기분 좋게 트램을 타고 내렸는데, 너무 익숙한 풍경이었다. 알고 보니, 방문했던 디자인박물관의 뒤편에 건축박물관이 있었던 것이다. 뒤편으로 건너가 박물관에 들어가니, 직원이 무료입장이라며 표를 대신하는 스티커를 손에 붙여 주었다.


무료입장이라 그런지 상설전시인 3층만 방문이 가능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실망이 컸다. 왜냐하면, "건축박물관" 보다는 "알바 알토 박물관"의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다. 알바 알토(1898~1976)는 핀란드인들이 사랑하는 건축가이자 디자이너로, 핀란드 지폐에 새겨진 인물이며 '20세기 모더니즘 건축의 거장'이라 불린다. 정말 훌륭하고 멋진 분이지만, 내가 기대한 건축 박물관은 핀란드 건축의 일대기나 특징 등이었는데, 알바 알토의 일대기와 그가 남긴 건축물에 대한 전시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솔직하게 전시내용은 기억에 많이 남지 않았다. 하지만 디자인 박물관에서와 마찬가지로, 아우터를 자유롭게 걸 수 있는 옷걸이가 마련되어 있었고, 박물관 내 휴게공간이 꽤 괜찮았다는 점은 기억에 남는다.


*건축이나 알바 알토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면, 개인적으로 스킵해도 괜찮은 박물관이라고 생각했다.


2) 키아즈마 현대미술관
(좌) 키아즈마 미술관 외관 (우) 층별 안내

두 번째로 향한 곳은 키아즈마 현대미술관이었다. 우리나라의 국립현대미술관처럼 상시전시와 특별전시가 공존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모든 전시가 특별전시로 몇 개월에 한 번씩 변화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전시 내용 이외의 키아즈마 미술관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내가 갈 때에는 2,4,5층이 열려있었다. 



왼쪽부터 미술관 내부 도서관 / 의류보관소 / VR 작품을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


역시 미술관이라 그런지, 내부 도서관조차, 너무 아름다웠다. 조명 하나하나, 예술책을 보는 기분이었다. 키아즈마 미술관 역시, 의류 보관소가 있었는데 다른 박물관들과는 달리 따로 직원이 관리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류 보관이 무료라서 신기했다.

의류 보관소 사진 속에서 유모차가 보이듯, 미술관을 다니면서 수많은 유모차와 아기를 안고 있는 사람들, 휠체어를 탄 많은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이 지점이 내가 가장 놀랐던 부분이다. 한국에서 문화생활을 즐길 때는 보지 못했던 사람들이었다. 어쩌면, 우리나라의 문화생활에 사각지대가 꽤 넓게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지점이었다.


미술관답게, 미술관 건물 내부 공간들이 예술적으로 건축되어 있었다. 전시 자체도 좋았지만, 예쁜 공간에서 전시를 볼 수 있어 더 기분 좋게 전시를 즐길 수 있었다. 무료입장 시기를 노려, 꼭 방문했으면 하는 공간이다.


3) 핀란드 국립박물관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국립박물관이었다. 헬싱키를 다니면서 저 교회 외관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바로 국립박물관이었다. 무료입장 시간인 4시 즈음 도착해서 사물함을 이용하려는데, 잘 안돼서 그냥 옷만 걸고 입장하려는데, 직원에게 물어보니 가방을 멘 상태로는 전시를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동그란 쇠를 건네주었는데, 알고 보니 사물함을 이용하려면 동전을 보증금으로 넣고 소지품을 넣어야 했던 것이다. (동그란 쇠로 유로를 대신할 수 있던 것이다)


박물관 내에서, 인상 깊었던 몇 가지를 소개하려 한다.


1) 핀란드 내전의 흔적

첫 입장부터 강렬했다. 핀란드 내전(러시아로부터 독립한 핀란드 내에서 사회주의 vs 반사회주의로 인한 내전)의 흔적으로, 총알로 인해 깨진 유리문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2) 조금은 독특했던 해설 장비

모든 전시에 있진 않았지만, 간간히 이렇게 옛날 전화기처럼 생긴 해설 장비가 있었다. 핀란드어, 스웨덴어, 영어를 선택해서 해당 전시물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는데, 한국에서는 한 번도 보지 못했던 형태라 인상 깊었다.


3) 핀란드 사우나 국자 모음


앞선 "사우나"는 핀란드어 글에서 밝혔듯, 핀란드는 사우나에 진심이다. 건식 사우나이기에, 물을 부을 수 있는 증기 국자인 Löylykauha(로울루 까우하)가 사우나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도구이고 이를 전시한 공간이 새로웠다. 핀란드에서만 볼 수 있는 전시물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4) 핀란드의 러시아화에 저항하기 위한, Edvard Isto(Eetu Isto) - The attack(1899)


Edvard Isto(Eetu Isto) - The attack (1899)

가장 인상 깊었고, 마음을 울렸던 그림이다.

역사적 배경을 조금 덧붙이자면, 16세기부터 1809년까지 핀란드는 스웨덴 왕국의 일부였고, 핀란드 전쟁에서 스웨덴이 패하면서 러시아가 1917년까지 핀란드를 통치하게 되었다. 1880년대와 1890년대에 핀란드를 강제로 러시아의 문화와 정치에 동화시켜 핀란드를 마음대로 쥐려고 했다. 특히, 1899년 러시아는 "2월 선언"으로 핀란드에서 러시아법을 제정하였고, 이로 인해 많은 핀란드인들은 분노했다.

이 그림은, 러시아를 상징하는 두 머리 독수리가 핀란드 처녀를 괴롭히며 처녀의 손에서 법률책을 빼앗으려 하는 모습니다. 이는, 당시 핀란드 사람들의 저항을 대변하는 것으로 유명했고, 러시아가 인쇄물을 막으려 많은 시도를 했지만 널리 배포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일제강점기 시기와 비슷한 느낌의 그림이라 더 공감이 되었던 그림이었다.


국립박물관이기에 박물관의 퀄리티가 상당히 높았다. 덕분에 선사시대부터, 특별전시(중앙아메리카), 핀란드의 역사를 한눈에 보고 문화도 알 수 있는 그런 전시들을 다 볼 수 있었다. 확실히 국립박물관이 가장 박물관다웠다. 핀란드에서 한 곳의 박물관/미술관을 가야 한다면, 이곳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알바 알토 박물관에 가까웠던, 핀란드 건축 박물관 : ★★☆☆☆

(근처를 지나다가 한 번쯤 방문하기 좋은 곳.)


상설전시 없이 특별전시만 있는, 건물 내부마저 매력적인 키아즈마 현대미술관 : ★★★★☆

(관광객보다는, 교환학생/유학생 등의 문화생활에 추천)


핀란드의 역사를 한눈에, 핀란드 국립박물관 : ★★★★★

(관광객, 교환학생/유학생 등 핀란드를 방문하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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