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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북한 언니 이야기

평양랭면관을 아시나요?

by 사브리나 Feb 01. 2025



캄보디아 씨엠립은 앙코르와트 관광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한때는 우리나라 패키지 시장을 장악할 뻔한 곳이기도 합니다. 저는 프놈펜은 방문한 적이 없습니다. 씨엠립에만 두어 번 방문했습니다.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 씨엠립은 성행했던 관광업이 무너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떠났지만, 그래도 여전히 관광업으로 남아있는 한국 사람이 꽤 있었습니다.

벌건 흙먼지가 가득한 도로에 관광버스들이 줄지어 이동합니다. 앙코르와트에 가면 한국 가이드들이 사진 스폿마다 목소리를 높이며 사진을 찍어줍니다.


그곳에 <평양 랭면관>이 있었습니다. 바로 길 건너에 <옥류관>이라는 곳도 있었다는데, 제가 방문했을 당시에는 오직 <평양 랭면관>만 남아있었습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은 진짜 북한 사람들이 운영하는 북한 음식점입니다. 아니, 음식점이라기보다는 공연을 하는 공연장입니다. 거기에 음식이 곁들여 나옵니다. 낮에는 점심시간 전후로 2회 정도 하는 공연을 위해 문을 엽니다. 예약제이기 때문에 각 여행사에서는 인원에 맞추어 예약하고 방문합니다. 그래서 <평양 랭면관> 앞 주차장은 버스를 주차할 수 있게 제법 넓은 공터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저녁 공연도 있다고 합니다. 식사와 함께 공연을 관람하는 것인데, 씨엠립에 관광을 오는 단체여행객이라면 누구나 선택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옵션입니다.


관광객들이 일정을 끝내고 숙소에 돌아가면 이제부턴 진짜 <평양 랭면관>의 시간이 찾아옵니다. 늦저녁부터 새벽까지 평양 랭면관은 계속 문이 열려있습니다. 씨엠립은 밤이 되면 워킹스트리트라는 관광 거리 말고는 정말 깜깜한 깡시골 같은 곳입니다. 흙먼지가 날리는 그 큰 도로 옆 그곳에는 그때부터 잠 못 이루는 사람들이 모입니다. 식당 안은 작은 칸막이로 각각의 자리를 나누어 두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VIP들을 위한 방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대략 6개 정도의 크기가 다른 VIP ROOM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늦은 밤 그곳을 방문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여행업 관계자들입니다. 늦은 밤 비행기로 손님들과 이별하고 나면, 그 팀이 돈을 벌게 해 주어서, 돈을 못 벌게 해서, 마음이 외로워서, 잠이 안 와서, 술이 그리워서 그곳을 찾습니다. 북한 여자들이 일하고 있으니, 말도 통하고, 술 한잔 하며 곁들이는 북한 음식은 제법 입맛에 맞습니다. 하지만 그곳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북한에서 온 그 예쁜 여자들입니다.


북한에서 온 언니들(예쁘니까 언니들이라고 합니다.)은 그야말로 미인 들입니다. 북한에서 선출되어 온 사람들입니다. 나이는 20대 초반이 대부분입니다. 각자 특기도 가지고 있어서, 제가 방문했을 당시에 조장(팀장)은 가야금 연주가 특기였습니다. 노래와 춤, 아코디언 연주 등등의 특기를 각자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쁩니다. 남남북녀라는 말이 있듯이 정말 예쁩니다. 그 외모의 특징을 보자면, 얼굴은 하얗고 하나같이 피부가 좋습니다. 얼굴형은 달항아리를 닮았습니다. 눈,코,입은 또렷하지만 서구적이진 않습니다. 웃을 때 눈꼬리가 반달형이 됩니다. 키가 큰 편이고 늘씬합니다. 팔다리도 길도 얇아 비율이 좋은데, 분명히 가는 팔인데 팔목을 보면 살집이 있어 보입니다. 아가들 팔을 보면 분명 얇은데 살짝 살집이 있어 보이는 그런 느낌입니다. 손가락이 시작되는 부분은 아가들이 그렇듯 콕콕 손가락 보조개도 찍혀있습니다. 그렇게 예쁜 언니들이 말은 또 얼마나 매력적으로 하는지, 북한 사투리로 톡톡 쏘아대는데, 여자인 저도 정신 못 하게 매력이 넘치는데 남자들은 어떨까요? 그저 녹아버립니다.

<평양 랭면관에서 일하는 북한 여자들의 미모는 유명합니다. 캄보디아의 수장과 김정은 이 유독 친분이 좋답니다. 그래서 전 세계에서 가장 이쁘고 능력 있는 북한 예술단이 캄보디아 씨엠립에 있답니다.라고 그들은 말하지만, 워낙 한국 단체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늘 예약이 밀릴 정도로 꽉꽉 들어차는 곳이니, 당연히 예술단의 수준도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몰래 찍어온 메뉴판의 첫페이지 - 북한 김태희 라고 한국에서도 유명한 그 언니와 당시 "조장" 언니의 사진 

늦은 저녁 남자들은 그곳을 찾고 손 한 번을 잡아볼 수 없는 북한 여성들과 사랑에 빠집니다. 접대원이라고 해서 옆에 앉아 있거나 마주 앉지 않습니다. 테이블 주변에 서서 음식을 가져다주고, 말을 걸어주고, 함께 웃어줍니다. 톡톡 쏘는 매력적인 말투로 그렇게 대화를 나눕니다. 감히 꿈꿔볼 수 없는 남녀입니다. 

금지된 것은 더 큰 매력이 있어서일까요? 유독 사랑에 빠진 남자들이 많습니다. 함부로 만날 수도 쉽게 전화 통화를 할 수도 없습니다. 그저 식당에서 식사하고 술을 마시는 몇 시간만 내 옆이나 뒤에 서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 그들과의 만남의 전부입니다. 상사병에 걸린 남자들도 있습니다. 그녀가 보고 싶어 매일 밤 찾아가고 친구들을 대동합니다. 그래야 그녀를 볼 수 있습니다. 

VIP룸에선 조금 더 마음 놓고 그녀들과 어울릴 수 있지만 그녀들이 서 있는 것은 똑같습니다. 다만 같이 노래를 부르고 어울릴 수 있습니다. 룸에는 노래방 기계가 있습니다. 1번은 '김일성 수령님 어쩌고~' 그런 제목이었습니다. 하지만 VIP룸은 보통 가장 많은 팀을 예약해 주는 여행사 대표 정도 되어야 입장이 가능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정말 VIP 대접을 해줍니다. 개인적으로 요청하면 공연 시간이 아니어도 작은 공연을 보여줍니다. 저는 지인 찬스로 그 작은 공연을 관람하고는 언니들의 매력에 폭 빠진 사람입니다. 그들은 접대원이 아녔습니다. 예술가였습니다. 간의 공연이지만 프로페셔널한 그들의 공연을 보고 나면 인식이 바뀝니니다.

그녀들은 그 식당의 유리문을 나올 수 없습니다. 1층은 식당과 공연장, 2층 3층은 숙소로 이루어져 있는데 일주일에 한 번 조장과 함께 쇼핑하거나, 관광하는 것 말고는 개인적인 외출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핸드폰은 당연히 가질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녀들은 많은 한국 사람 만납니다. 대화합니다. 한국의 현실에 대해서 모를 수가 없습니다.


씨엠립에 남자들은 외롭습니다. 그렇게 수많은 밤을 그들은 함께 합니다. 함께 할 수 없지만 함께 합니다. 그리고 많은 이야기가 탄생합니다.

많은 남자가 그녀들을 찾습니다. 눈에 띄고 싶은 사람들은 선물 공세를 합니다. 금 장신구는 인기가 많습니다. 우스갯소리가 돕니다. 많은 가이드가 그녀들을 찾다 보니, 그녀들의 침구는 모두 라텍스이며, 게르마늄 팔찌, 반지, 목걸이는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고, 영양제는 상황버섯, 달러는 속옷마다 다 숨기고 있을 것이다.라는 이야기 돕니다. 모두 패키지여행 쇼핑 샵에서 파는 단골 물품들입니다. 선물을 주고, 한국의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은 사랑에 빠집니다. 금지된 사랑이라 더 불타오르지만, 손 한번 잡지 못하는 그들은 애가 탑니다. 그렇게 한두 번 깊은 사랑에 빠져 탈북을 감행한 커플의 이야기는 오랫동안 떠돕니다.

제가 가장 처음 접한 탈북 스토리는 지금 한국에서 제법 유명한 강@@라는 여자분의 탈북 이야기였습니다. '이제 만나러 갑니다' 같은 프로그램과 유튜브에 제법 많이 나왔기 때문에 언급은 하지 않습니다. 이 탈북 스토리를 3년을 숨기고 있었습니다. 탈북이 성공은 했지만, 워낙 조심스러운 이야기라 친구끼리만 속닥속닥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 날 방송에서 강@@ 씨가 나와 본인의 스토리를 이야기하기 전에는 아는 사람들만 이야기할 수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어쩌다 보니 이야기를 시작하다가 끝내버렸네요.진짜 이야기  2편은 수요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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