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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고기녀 Aug 24. 2024

휴직일기 8

아쉬와 산찰라, 김녕 해변, 제주 핫걸

오늘은 새벽 5시에 눈이 번쩍 떠졌다. 주저하지 말고 벌떡 일어나면 새벽 요가를   있는 간이었지만, 어두운  밖과, 뻐근한 온몸을 인지하고 조금  자기로 한다. 오전 수련 끝나고 바로 바다로  채비로 수영복과, 갈아입을 옷을 챙겨 요가원으로 향한다. 오늘 오전 수련에 늦는 도반님이 많아서 그런지 정시 수업 시작을  하시길래 나는 비라 아사나(영웅 자세) 연습해 보기로 한다. 하타는 부동! 10 유지해 보기로 한다. 영원으로 느껴지는 10 동안, 어느 순간은 무릎이 부드러워지며 바닥으로 무거워지는  싶다가도 그다음 순간에는  저릿저릿 아프다.  감각으로 깊게 들어가면, 결국 모든 것을 관통하여 본질에 도착할  있다는 한쌤의 말씀을 기억해 본다.   


오늘은 하타 치고는 선 자세 비중이 높은 수련이었고 깊은 후굴이 없어서 다행이었다. 트리코사나(삼각 자세)와 아르다 찬드라(반달자세)를 여러 차례 반복 하였는데 변형 <보편 <고전 순으로 손 위치가 바뀌며 난이도가 올라갔다. 반달 자세를 할 때 손바닥을 발 앞 30도, 15도, 직선으로 놓는 것에 따라 중심 잡기와 자세 유지가 어려워진다. 또 여기서 띄워 올린 다리의 발등이 천장을 향하게 깊은 내 회전을 하는 것 또한 나에게는 아직 불가능. 한주훈쌤은 모든 아사나 도착 지점은 고전이어야만 한다는 것을 수련을 통하여 알려 주신다.


선 자세를 이어가며 하타 수리야 나마스카라(태양의 경배 시퀀스) 또한 여러 차례 반복 하였는데, 오늘 처음으로 아쉬와 산찰라에서 중지 손끝에 바닥에 닿았다. 깊은 런지 자세에서 상체를 뒤로 젖히는 이 자세는, 빈야사 시퀀스의 런지와 다르게 한쪽 무릎은 바닥에 대고, 다른 쪽 무릎은 45도 이상 깊게 구부린다, 손을 바닥을 향하게 내린다. 골반이 뻣 뻣하여 손이 바닥에 닿지 않는 줄 알았는데, 상체 후굴이 부족한 것이었다. 시바 신에게 나의 얼굴과 가슴을 바치는 동작이라는 쌤의 설명대로 가슴을 천장으로 보여 주듯 끄집어 올렸더니 손끝이 바닥에 닿았다.


오늘의 차는 2007년 산 맹송산 야생차라고 하신다. 생차인데 아주 맛있었다. 매일 귀한차를 내려 주시니, 어떤 차 인지 기록하고 기억하는 것도 보이차 공부에 큰 도움이 될 듯하다. 점심을 어디로 갈지 한참 토론하다 돈가스로 결정. 친절한 로컬 도반님의 차를 얻어 타고 20분이 넘는 거리로 밥을 먹으러 갔다. 어제부터 매끼를 같이 먹고 있는 요가 강사 도반님과는 진정한 "식구"가 되어 가는 느낌이었다. 오늘은 한쌤과 겸상을 하였는데, 마주 보고 밥까지 먹으려니 좀 긴장되었다. 쌤이 나의 직업이며 전공이며 이것저것 물어봐 주셔서 열심히 대답하고 구루와 식사 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알았다.


오후에 김녕으로 향한다니 도반님께서 가까운 버스 정류장까지 라이드를 해 주셨다. 정류장에서 회사랑 휴직 연장 관련 간단한 콜 하고, 해수욕장으로 향한다. 김녕은 몇 년 전 여름휴가 중 묵었던 곳이라 너무 붐비지 않고 작지만 사랑스러운 바닷가가 있는 곳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오늘은 함덕의 새파랗고 거친 바다보다는 김녕의 옥색 잔잔함이 끌렸다. 돗자리 깔고 앉자 비가 푸드덕푸드덕 쏟아져 좀 웃펐지만, 어차피 젖을 것이니, 내리시오 라는 마음으로 피하지 않고 맞았다. 비를 좀 맞고 기다리니 창원 언니 도착! 서로를 제주 핫걸이라고 칭하며 신나게 바다로 들어갔다. 김녕의 바다는 따뜻하고 잔잔하여 물장구치기 정말 너무 딱 이었다! 때 마침 구름이 겉히고 해가 쨍하여 더더욱이 아름다웠다. "이게 제주지!"를 남발하며 ENFP 핫걸 두 명의 물놀이가 계속 됐다.


저녁은 고등어회를 먹기로 하고 함덕 인스타 맛집에서 가성비는 안 좋고 갬성은 좋았던 식사를 마쳤다. 언니와 함덕 바닷가도 걷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푸지게 놀다가 제주 둘째 날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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