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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미녀 Dec 27. 2022

 달 사람이 하고 싶은 것

<달 사람>(토미 웅게러,비룡소,1996)

그림책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그림책을 읽은 나이는 특별히 정해지지 않았는데, 아직도  많은 그림책들이 유아동에 분류되어 있습니다. 아이들도 초등학교 3년만 되면 그림책을 시시하다고 말합니다. 영화의 연령 등급처럼 그림책도 연령 등급이 있는 걸까요?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어떤가요? 그림책은 어린이를 위한 책이라기보다는 글에 설명을 곁들이기 위한 역할로의 그림이 들어가면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을 가르치기 좋은 도구로 확인되었지요. <더벅버리 페테> 같은 그림책은 재미와 교훈을 주겠다는 의도가 분명합니다. 하지만 현대의 그림책 작가들은 이런 의도만으로 그림책을 창작하지는 않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람으로 토미 웅게러를 소개합니다. 인터넷 검색을 하면 그가 남긴 수많은 어록들이 떠돌아다닙니다. 그중 하나만 적어 볼게요. “나는 공식을 싫어한다. 다양한 표현을 좋아한다.” 작가들은 누구나 이런 말을 할 수 있겠지요. 토미 웅게러는 1957년 <멜롭스 가족, 하늘을 날다>를 발표한 이후 <크릭터> <세 강도>등의 작품으로 인기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그 후 약 23년여의 기간 동안 그림책 작업을 하지 않았습니다. 전쟁반대 포스터를 그렸고, 성인물을 그렸다는 이유로 대중들의 비판을 받았는데요. 물론 이 지점에서 대중이 누구일지는 궁금합니다. 1988년 <플릭스>로 우리에게 돌아옵니다.      


토미 웅게러의 삶은 2012년 바르샤바 국제 영화제 수상작이기도 한 <토미 웅게러>라는 다큐에서도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토미 웅게러는 스트라트부르크에서 태어났습니다. 가난과 전쟁으로 인해 방랑생활을 하던 그는 1956년 미국으로 건너왔고, 일자리를 찾기 위해 돌아더니던 그가 굶주림으로 인해 출판사 계단에 쓰러졌는데 그의 품 속에서 원고를 발견한 편집자에 의해 일을 하게 되었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이후 여러 그림책을 쓰면서 그의 이름도 높아졌습니다. 그의 이름으로 온라인 서점 검색을 하면 총 263건이 확인됩니다.   

  

고전그림책 읽기 워크샵도 평소에는 4번을 하지만, 도저히 4권만으로 끝내기 아쉬운 마음에 총 6번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2021년 타계한 웅게러가 유고작인 <Non Stop: 아무것도 아닌 것을 위하여>도 함께 읽고 토론하기로 했습니다. 토미 웅게러 읽기를 하시는 강력한 추천이 있었습니다. 처음 이야기 할 작품은 <달 사람>입니다. 많은 분들이 둥그렇고 투명한 듯 보이는 달 사람을 기억해서, 인상적으로 떠올리는 작품입니다. 달 사람은 애니메이션도 있습니다. 이 그림책은 1967년에 발표되었습니다. 1960년대 인간은 달에 가기 위한 꿈에 부풀어 있던 때였지요. 1961년 소련의 유리 가가린이 탑승한 유인 우주선 보스토크1호가 발사에 성공합니다. 그 이후 아폴로 11호까지 수많은 이들은 달에 당장 갈 듯한 꿈에 부풀었지요.      


1960년대 우주로 가기 위한 시도가 활발할 때 토미 웅게러는 도리어 달 사람이 지구에 오는 모습을 그립니다. 달 사람이 지구로 오기로 한 이유도 어찌보면 정말 사소합니다. “춤을 추기 위해서”입니다. 달 속에 꽉 찬 모습으로 있던 달 사람은 춤추고 노는 사람들을 보면서 “한 번만이라도 신나게 놀아 봤으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구 정복이나 우주 정복이 아닌 마음껏 춤추고 놀기 위해 별똥별 꼬리를 잡고 지구로  오는 달 사람의 모습이 놀기에 모든 것을 거는 아이들의 모습 같습니다. 달 사람은 별똥별의 꼬리를 잡고 지구로 내려옵니다. 아들이 어릴 때는 아침에 나가 밤까지 집에 들어오지 않아 처음에는 걱정을 그다음에는 무엇을 하고 노는지 하루종일 누구랑 어떻게 노는지 정말 궁금했답니다.


 달 사람도 밤에 춤추고 노는 사람들에게 그런 궁금증을 가졌겠지요. 달 사람이 별똥별을 잡고 지구로 오지만, 오기만 하면 놀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깨어집니다. 떨어지면서 나는 소리에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달 사람은 결국 침입자로 여겨져 감옥에 들어가고, 그의 죄를 다루는 재판이 열립니다. 짠짠 달 사람에게는 비장의 무기가 있네요. 그 무기로 결국 감옥을 빠져나오고, 춤추는 사람들과 춤을 춥니다.      

하지만 마음껏 춤출수도 없네요, 시끄럽다는 민원으로 결국 경찰이 나오고 달 사람이 발각됩니다. 놀고 싶다는 달 사람의 소원은 참으로 이루기 어렵네요. 결국 달 사람은 “지구에서는 행복하게 살 수 없다는 것” 깨닫고 우주선을 타고 달로 돌아갑니다. 달 사람은 다시는 지구로 갈 생각을 하지 않지요. 달 사람의 이런 결정에 더 많은 영향을 준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는데요.

- 침입자로 취급받는 것

- 춤을 출 수 없었던 것

 처럼 달 사람이 지구에서 겪은 일들 중 선택해 보았습니다.


침입자로 취급받는 것은 결국 사회적인 평가이고, 춤을 출 수 없는 것은 자신의 만족감이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느 쪽인가요?     

달 사람은 놀고 싶은 아이들, 달 사람들 침입자로 생각하고 겁을 내는 것은 어른들의 모습으로 생각한 분도 있었습니다. 어른들이 아이들을 달로 떠나가하는 이유를 자꾸 만들어 내는 건가요. 달 사람이 감옥에서 나와 자유롭게 꽃을 보고 그 아름다움을 즐기고 있는 모습은 너무나 행복해 보입니다. 정말 그 행복이라는 것이 정말 사소함에서 얻을 수 있다는 토미 웅게러의 생각이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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