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어차피 가짜 돈인데 뭐"

다자녀 가장이 보는 글

by 가리느까

세 아이 계좌에 들어가 있는 투자금은 각각 총 7백 여 만 원.


최근 전 세계 반도체 호황으로 주식 부자가 속출했는데, 우리 아이들도 각각 70%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초4인 막내는 아직도 원금이니 배당금(이자)이니 하는 단어를 잘 모른다.


7백 투자해서 5백을 벌었는데 감이 제대로 안 오는 것이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마이너스 수익(?)이었으니 뭐 그럴 만도 하겠다.


그때 아이들에게 한 말이다.


"손해 봐도 안 팔면 돼. 어차피 우상향 할 테니 두고 봐."


아빠의 예측은 현실로 증명이 되었고, 거기에는 배당금 재투자가 단단히 한몫했음을 알려야 했다.


아이들은 영 실감이 나지 않는 모양이다. 아이들에게 복리의 개념을 자연스럽게 심어 주는 방법이 없을까?


치킨 두 마리를 사 주면서 말했다.


"이 거, 너희들 배당금 나온 걸로 산 거야."


아이들은 열심히 치킨을 뜯다가 서로 얼굴을 바라보더니 이내 본연의 '임무'로 돌아갔다.


"그런데 말이야. 만약 배당금 나온 돈을 이렇게 쓰지 않고 다시 투자하면 어떻게 될까?"


아이들은 고기를 씹으면서 아빠의 눈을 멀뚱히 쳐다본다.


"지금은 치킨을 한 마리씩밖에 못 먹지만 나중에는 치킨을 원 없이 먹을 수 있단다."


그러면서 원금에 붙은 치킨값에 이자가 붙는데, 배당이 나올 때마다 치킨을 사 먹는 것과 아닌 경우 중 어느 것이 유리할지 물어보았다.


세 아이의 반응은 제각각 달랐다.


큰아이는 나중을 위해 안 먹을 수 있다고 했고, 둘째는 무언가 찜찜하지만 참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했고, 막내는 치킨값이 나오는데 왜 안 사 먹냐고 반문했다.


막내는 자기 눈앞에 보이지 않는 돈을 '가짜 돈'이라고 하는 아이다(어떻게 보면 제일 똑똑해 보이기도).


복리를 한순간에 알 수는 없어도 언젠가 우리 아이들이 제대로 이해하기를 바란다.


그나저나 교육비로 나간 내 치킨값은 어디에서 보상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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