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빛나는 한 컷은 강점에 집중하는 순간 촬영된다.
“ 연예인보다 옷 많은 사람 처음 봐요 “
예전에 포장이사 센터 직원이 한 말이다.
실제 연예인보다 많은지 비교해보지 않아 모르지만 옷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옷이 많다 보니 가끔 친구를 불러 이 옷 저 옷 입혀보고 어울리는 옷을 골라주는 일을
좋아한다. 옷으로 변신하는 모습은 언제 봐도 재미있다.
잿 투성이 신델레라가 공주로 변신하는데 필요한 것도 화려한 드레스였지 않나.
옷을 입어서 새로운 아름다움이 드러나는 것을 눈앞에서 지켜보는 것은 짜릿한 기쁨이었다.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내면에 숨겨진 모습이 나타날 때는 내가 더 흥분하여 이 옷을 꼭 입고 다니라고 부탁하며 챙겨주기도 했다.
내가 좋아했던 미국 리얼리티 TV쇼 중에 일반인의 패션 고민을 상담해 주는 프로가 있었다. 의뢰인의 옷장을 살펴보고 그에게 어울리는 옷을 찾아주고 필요하면 쇼핑도 해주는 프로였다.
몸집이 큰 중년 여성 의뢰인의 옷장을 열어보니 박시한 티셔츠와 레깅스로 꽉 차있다.
뱃살을 가리기 위해 상의는 크고 헐렁하게 입고 하의는 레깅스를 입어서 날씬하게 연출하고 있었다. 자신의 체형을 최대한 커버하고 단점을 가리기 위한 옷 입기였다.
그런데 전문 스타일리스트가 접근한 방법은 달랐다.
그녀의 신체 중에서 아름다운 부분을 찾아냈다. 그리고 그곳을 강조한 옷을 구입했다.
처음엔 절대 못 입는다고 완강히 저항하던 의뢰인은 용기 내어 다른 스타일의 옷을 입고 거울 앞에 섰다. 그녀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놀랐다. 몸에 딱 맞는 원피스를 입고 허리에 가는 벨트를 두른 우아한 여성이 거기 있었다. 뱃살을 숨기느라 한 번도 관심 가지지 못했던 매끈하고 곧은 다리가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그녀가 단점을 가리기에 급급할 동안 고수는 강점 드러내기에 집중했다.
주인공은 숨겨야 할 뱃살이 아니라 드러내야 할 다리였다.
나도 친구들에게 옷을 입혀보면서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다. 자신의 단점은 정확히 알고 있지만 장점은 아예 모르고 있거나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장점을 드러낼 생각을 하지 않고 단점을 가리기 위한 옷을 찾았다. 뱃살을 감춰줄 헐렁한 상의, 굵은 다리를 가려줄 긴바지나 긴치마, 목주름을 숨길 목티를 입으려고 했다.
찾아보면 한 가지 강점은 있었다.
뚱뚱하지만 전체적으로 균형이 좋고, 뱃살은 있지만 쇄골이 예쁘고 , 키가 작아도 세련된 분위기를 가진 친구들이었다. 그러나, 친구들은 자신의 강점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단점만 크게 생각했다.
우리가 그동안 자랑보다는 겸손을 미덕으로 여기고, 타인에게 너그럽고 자신에게 엄격한 것을 권장받아 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강점을 가지고도 스스로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강점이란 남보다 우세한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 중 제일 우수한 능력이다.
따라서 누구라도 자신만의 강점을 가지고 있다.
못하는 것을 잘하게 만드는 것보다 잘하는 것을 더 잘하게 만드는 것이 더 쉽다.
부족한 점은 열심히 메워도 평균이 되지만 강점은 갈고닦으면 탁월해진다.
마치 어학 재능이 있는 학생이 수학은 10시간 매달려도 4등급이지만 영어는 바로 1등급이 되는 것과 같다.
그러니, 단점에 매달려 해결하려고 애쓰는 대신 내가 가진 강점에 집중하자.
내가 다 잘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사람들은 각자의 강점으로 빛나는 것이다.
내가 가진 강점을 스스로 별것 아니라 깎아내리는 대신 그 가치를 알아주고 소중하게 여기자.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사진 촬영에 잘 응해주지 않고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그런 그도 사진의 배경이 검정 바탕이라면 흔쾌히 포즈를 취해준다. 자신의 흰머리가 돋보이게 찍힐 거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자신의 가진 강점을 인식하는 순간, 흰머리는 더 이상 노화의 징표가 아니라 은빛으로 물결치는 아우라가 되어준다.
* 내 인생의 빛나는 한 컷은 강점에 집중하는 순간 촬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