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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w nina Oct 19. 2024

사소해서 놓치기 쉬운 디테일에 집중하기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든다

친구가 옷 사러 갈 때 함께 가기를 청하면 거절해 본 적이 없다.

쇼핑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지만, 친구가 옷으로 변신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끔 친구보다 따라간 내가 옷을 더 많이 살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자주 듣는 소리가 있다.

"이 옷, 너한테 있지 않아? 저번에 만날 때 본 옷이랑 비슷한 것 같은데?"




취향이 있으니 아마도 비슷한 스타일에 마음이 끌릴 것이다.

그런데, 비슷해 보여도 이 옷은 그 옷이 아니다.

조금 다르다. 조금 다른 것은 다른 것이다.

비슷해 보이는 색깔, 스타일 그 안에 다름이 존재한다.


하늘 아래 같은 핑크는 없고, 청바지만 해도 디테일의 변주가 끝도 없다.

바지 너비에 따라 일자바지, 스키니, 부츠 컷, 통바지 등 완전히 다른데 같은 스타일도 골판을 감싸는 정도에 따라 핏이 확연히 다르다. 진이라는 소재의 두께, 워싱 정도에 따라 색깔도 끝없이 변주한다. 이렇게 수없이 미묘한 차이를 청바지라는 이름 하나로 같은 옷이라고 할 수 없다.


사람 또한 마찬가지이다.

사람 사는 모습 대동소이 하고 거기서 거기 같지만, 우리를 서로 다르게 만드는 것은 디테일에 있다. 작은 배려, 태도가 나를 다른 사람과 차별화되는 사람으로 만든다.


새로 간 전입해 간 학교에 처음 방문 했을 때이다.

교장실에 인사를 가기 위해 실내화로 갈아 신어야 하는데, 실내화가 말 그대로 납작한 가정용 실내화였다. 외출용 옷에 납작한 천 실내화를 신으니 뭔가 어색하다. 그때 어떤 사람이 굽이 있는 실내화를 찾아내어 주면서 갈아 신으라고 했다. 별것 아닌 실내화 하나가 그 사람을 다시 보게 만들었다. 실내화 따위 대수롭지 않게 여길만한데도 상대방의 불편함을 알아차리고 해결해 주는 작은 친절이 두고두고 그 사람을 좋게 기억하게 만들었다.


반면에 작은 행동 하나 가 실망을 주기도 한다.

호감 가는 소개팅남과 데이트를 하다가 영화관에서 신발을 벗는 행동 때문에 정이 떨어졌다고 친구가 말했다. 영화관에서 신발을 벗는 행위는 안정된 직장과 호남형 얼굴에 비하면 너무 사소한 일이다. 그러나, 그 사소함이 인연을 멀어지게 했다.




나를 멋진 사람으로 만드는 일은 의외로 쉽다.

실내화를 내어주는 일, 뒷사람을 위해 회전문을 잡은 주는 일, 내 앞의 사람이 행동이 굼뜨더라도 재촉하지 않는 일, 돈을 지불하고 받는 당연한 서비스에도 감사 인사를 할 수 있는 작은 태도들이 나를 멋지게 만든다.


디테일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은 작은 차이가 결국 큰 차이를 만든다는 것을 아는 것에서 시작된다. 

소소한 일상에 작은 친절과 배려를 얹을 때 나다운 스타일은 멋지게 완성된다.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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