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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쇠책방 Jan 15. 2024

너의 이름은 무엇이냐?

연금술사 그리고 다섯번째 산

연 금 술 사​


꿈을 믿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먼 길을 떠나는 어느 양치기의 여행을 통해 세상에 존재하게 된 우리 모두에게 진정한 자아 탐색이란 무엇인지 묻고 있는 작품이다. 마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우쳐 주는 책이다.


진정 자기 자신의 꿈과 대면하고자 하는 모든 이를 축복하는 희망과 환희의 메시지는 전 세계 8천5백만 이상의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연금술사』는 평범한 양치기 산티아고의 여정을 통해 우리 각자에게 예정된 진정한 보물을 찾아내는 것, 그것이 삶의 연금술임을 역설하는 작품이다.



연금술사를 처음 읽은 것은 2017년이다. 정확히 이 책을 읽은 후의 나는 분명 조금 다른 사람이 되었다.

느리게 반응하는 더딘 심장이 아니라 생동감 넘치는 심장 박동을 스스로 느끼게 되었고 그것으로 삶의 전환기를 맞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책 한 권 읽었을 뿐인데 다른 것들이 보이고 느껴지고 들리기 시작했다.


이전삶은 늘 같은 패턴이었다. 마치 책 속의 크리스털 가게 주인과 같았던 내 모습이다. 10년을 이어오고 있던 자영업으로 세 식구가 근근이 먹고살았다. 부족해도 오늘에 감사하는 것이 미덕인 줄 알았다. 꿈이 없지는 않았지만 꿈을 이루려는 생각이 없었다. 도전과는 거리가 먼 채로 울타리 안에서만 살았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먹고살기 위해 매일 일을 하지만 의욕도 없었고 보람도 없던 시기다.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 전혀 모르던 때이기도 하다. 연금술사를 읽기 전의 나는 모든 일에 별 의미를 두지 않았었고 하루하루 그저 흘러가는 시간을 살았던 것 같다. 내가 보살펴야 할 양들을 데리고 먹을 것이 있고 안전한 곳들만 찾아다녔다.


 내 인생에 '성장'이라는 단어가 전혀 없던 때였으나 연금술사 이후로 꾸준히 책을 읽어가기 시작했고 텍스트를 읽는 능력도 조금씩 향상되었으며 많은 인생 키워드들을 발견하고 만들어 나갔다.


연금술사를 읽고 나서의 나는, 나의 현재를 객관적으로 보는 연습을 하게 되었다. 미래도 그리기 시작했으며 나의 과거를 되짚어 정리해 나가려는 용기를 가졌다. 내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이었는지 찾기 시작했고 그 모두는 이제 와서야 말해볼 수 있게 된 무의식적인 변화들이었다. 과거나 현재, 미래 중에서 어느 한 시점도 의미가 없었던 내 삶이었는데 이후로는 조금씩 과거, 현재, 미래가 연결되었고 의미 있는 해석을 하게 되었다.



연금술사를 5 읽었다.


처음 읽었을 때, 초심자의 행운에 대해 처음 접했는데, 인생에서 가장 많이 느끼게 되는 표지중 하나가 되었다.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가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는 말을 믿었다. 그런 표지들을 느끼고 알아챌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산티아고가 만나는 모든 사람이 기적이라는 생각을 하며 감사할 수 있었다.



두 번째 읽었을 때, 자아의 보물 찾기에 집중하는 나를 보았다. 마흔이라는 나이를 넘어서고 보니, 진정한 보물에 더 목말랐던 것 같다. 내 보물을 발견하고 싶은 마음. 그렇게 앞으로 무엇을 위해 살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읽고 쓰는 삶이 되고 싶었다. 내가 되고자 하는 첫 걸음이었던 것 같다.




세 번째 읽었을 때, 보물을 찾아야겠다는 생각 뒤로 진정한 보물이 무엇인지가 더 고민스러워졌다. 경제적 자유도 늘 갈망의 대상이었지만 이때 부모님의 건강이 많이 나빠지시면서 가족의 건강과 사랑이 무엇보다 크다는 생각이 커졌다. 가족을 돌아보는 시간들이 필요했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씩 쓰기 시작했고 그것은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해 가장 필요한 일이었다는 것을 이제 안다. 내안에 고여있던 마른 샘을 다시 흐르게 하는 중요한 시간이었다.



네 번째 읽었을 때, 산티아고가 연금술사에게 자신의 두려움을 고백하는 것에서 나를 동일시했다. 나를 떠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나 자신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두려움으로 스스로 만든 벽이 얼마나 두꺼워져 있는지 그제야 알았다. 언제든 열기만 하면 되는 가벼운 울타리인줄 알았는데 쉽게 허물수 없는 콘크리트 벽이 되어 자꾸만 나자신을 안에 가두는 나를 수없이 확인했다. 산티아고는 연금술사 앞에서 고백한다. "저는 두렵습니다."

"자신의 두려움을 마주하고 고백하는 용기"가 살면서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간다. 두려움을 말하는 과정에 글을 썼다. 써버리고 나니 더 이상 두렵지 않은 것들이 생겨났다. 두려움을 이겨내고 다시 출발하는 산티아고를 나도 따라나선다.  




다섯 번째 읽게 되는 연금술사는, 산티아고가 양치기이던 모습, 그러니까 초반부에 마음이 많이 쏠린다. 자신을 떠났다가 다시 자신에게 돌아와 과업을 완성하는 산티아고를 보며 위로도 받고 힘을 얻었다. 나는 그동안 산티아고가 아니라 양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티아고 처럼 주체적이었는지 주인을 따르는 양이었는지.  나의 본질은 무엇이고 무엇이 되려 하나에 관한 고민이 생겼다. 나의 천성은 분명 양이 맞지만 외부 세계를 인식하는 양이고 싶었다. 나의 주인을 스스로 찾아 나서는 정도로 나를 옳은 방향으로 이끌어줄 멘토와 동료들을 찾아 나선것은 아니었을까.


(by 산티아고)

저 녀석들은 이제 내게 너무 익숙해져서

내 일과시간을 훤히 꿰뚫고 있지.

그러나 어쩌면 그 반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티아고 자신이 양들의 일과에

익숙해진 것인지도 모를  일이니까.


양들은 스스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일이 전혀 없겠지. 그렇기 때문에 나와 항상 함께 있는 걸 테고...  내게만 의지해서 본능에 따라 사는 법을 잊어버렸기 때문이지.


과연 그럴까? 양들은 갈 길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산티아고가 양들을 따라다닌 것이 아니었을까?



양을 어린아이로 비유하면 어떨까!

길들여진 양에서 깨어나 스스로 사는 법을 깨우치는 여정, 스스로의 길을 찾는 여정, 그 또한 자아신화가 되는 것이겠지. 아이들처럼 별 이유 없이도 행복해 하기, 무언가에 항상 몰두하기, 그리고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온 힘으로 매달리기를 통해 이르는 자아의 신화는 스스로 이야기가 되는 것인지 모른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또 하나의 세계다."

연금술사는 데미안의 성장과도 통했다. 

싯다르타의 구도 과정이기도 했다.



파울로 코엘료의 다른 책을 조금 더 인용하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다섯 번째 산 중에서 p 279~


하느님은 인간으로 하여금 당신과 정면으로'맞서고 당신의 질문에 대답하게 하신다.

 "왜 너는 그토록 짧고 고통으로 가득한 존재에 그토록 매달리느냐? 너의 싸움의 의미는 무엇이냐?"

이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은 운명이라고 체념하지만, 존재의 의미를 찾기 원하며 하느님이 정의롭지 못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자신의 운명에 도전한다.


바로 이때 하늘에서 다른 종류의 불이 내려온다. 사람을 죽이는 불이 아니라 오래된 벽을 무너뜨리고 각각의 인간에게 그의 진정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불이다. 


비겁한 자들은 이 불이 자신의 심장을 끓어오르게 내버려 두지 못한다. 그들이 원하는 건 예전의 익숙한 방식대로 살아가고 생각할 수 있도록 달라진 상황이 어서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용감한 자들은 오래된 것들을 불태우고, 내면에 큰 고통이 찾아온다 해도 하느님을 비롯한 모든 것을 버리고 앞으로 나아간다.


“용감한 이들은 끝까지 굽히지 않는다."하늘에서 주님이 만족스러워하며 미소를 지으신다. 주님은 각자 자신의 삶을 스스로 책임지기를 원하시기 때문이다.



너의 싸움의 이유는 무엇이냐?

너의 이름은 무엇이냐?

이름을 갖는 것. 그것이 핵심이었다...


자신의 삶에 의미를 주는 말을 스스로 선택해

자기 삶에 새로운 이름을 부여하고 축복할 줄 알아야 한다. ​


나는 책읽는 사람입니다.

나는 읽고 쓰고 나누는 사람입니다.​

나는 @책과 다이어리 입니다

나는 @모든것이좋아 입니다

나는 @열쇠책방 입니다


삶의 이유에 설렘을 발견하고 전하고 싶은 메신저가 되고 싶습니다. 내 이름은 설렘입니다.





올해는 파울로 코엘료의 [다섯번째 산]의 p278~ 283 페이지를 함께 곱씹었다. 파울로 코엘료의 수많은 책 가운데 [연금술사] 다음으로 내가 좋아하게 되고 마음에 품게 된 책이다. 모태신앙 불교에서 무교에 가까워진 나는 [다섯번째 산]을 어렵게 읽었다. 엘리야를 생각하기가 어려웠고 기독교적 지식 배경이 부족해서인지 잔다르크를 떠올리며 읽는 것이 수월했다. 처음 읽을 때는 잘 몰랐으나 후반부로 가서 큰 감동이 몰려왔다. 지금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전쟁과 이해 갈등을 해소할 근본적인 해결책의 영감을 느낀다. 정치하시는 분들이 이런 문학의 영향을 좀 받았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였다.


꾸준한 독서 중에서 특별한 경험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운명처럼 책이 내게 말을 걸고 있다고 느껴지는 때. 저자의 표현대로라면 표지를 알아채는 그럴 때가 있다.

'이걸 지금 보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는 기도를 누구를 향해 올리는지 몰라도 하고 있었다. 그렇게 심장이 요동칠 때가 있다. 그 앞뒤로 만나온 경험들이 중요했겠지만 한순간에 모든 것이 촤라락 줄을 서고 연결되는 멋진 순간이 있다. 그러면 깊이깊이 감탄하게 된다. 나는 환상이라도 본듯한 그 순간의 소름 끼침을 글로 담기가 너무나 어렵다는 걸 지금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최근에 책을 통해 최승자 시인을 만났었고, 알베르 카뮈의 에세이들을 읽었고, 실존주의에 대해 좀 더 탐독했다. 실존주의와 관련된 작가들의 책 위주로 내 책장이 가득 채워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끌리는 대로 모아 온 책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준 저자들의 모음이자 인간 실존의 계보처럼 느껴진다. 읽고 다 이해한 것도 아니지만 내가 이미 목말랐던 것이다. 어떤 식으로 갈증을 해소하려고 했는지 이제야 나를 돌아본다.


깨어있음을 통해 확실한 성장을 꿈꾼다. 그렇게 생긴 들을 이루고 싶어 한다. 자아의 신화를 찾는 마음으로 스스로 들어선 순례길이다. 심연, 수련, 정적, 승화의 과정 같기도 하다. 더불어 최근에 더원씽, 역행자, 퓨처 셀프 같은 책을 접하며 심장에 맑은 피가 펌핑되는 것 같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참혹하고 길게 이어지고 있고 나는 전쟁의 참상에 대해 잘 모른다. 삶의 터전을 잃고 가족을 잃고 추위와 굶주림을 견디고 있을 사람들의 아픔을 잘 모른다. 새해가 왔고 일본에 지진 소식이 있었으며 많은 사망자와 피해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나의 일상을 살고 있을 뿐이다. 새해 1월이 희망과 새 각오로 차오르기보다 조용하고 쓸쓸하게 느껴진 이유다.


왜 이런 일들이 끝없이 일어나야 합니까?​

신에게 묻고 싶지 않을 수가 없다. 신이 있다면 세상을 이렇게 아이러니하게 만들어 가시는 그 뜻이 궁금하고 부당하게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그 답을 [다섯번째 산]에서 만날 수 있다.


다시 읽는 [연금술사]에 이어 다시 읽는 [다섯번째 산]은 그런 경로로 만났다. 그 안에서 전쟁과 폐허가 있었고 절망이 있지만 우리가 언제나 다시 시작해야 하는 이유를 아름다운 이야기를 통해 들을 수 있었다.


P.11

살아가다 보면 우리가 각자 ‘자아의 신화’에 이르는 진정한 길로 돌아가게 하는 일들이 생겨난다. 우리가 삶에서 배운 모든 것을 활용할 수 있도록 또 다른 일들도 일어난다. 그리고 마침내 어떤 일들은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


P.53

“그건 배움의 일부였어. 한 인간이 자신의 운명을 향해 나아가다 보면 방향을 틀어야만 할 때가 종종 생기지. 또 때로는 그를 둘러싼 외부의 힘이 너무 강력해서 용기를 꺾고 항복해야 할 때도 있어. 그 모든 것이 배움의 일부야.”


P.68

“고난이 닥치기 전이나 고난을 겪는 동안에는 그 질문에 답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고난을 극복하고 나서야 그것이 닥친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P.125

남들이 하는 말에 휘둘리지 않고 오직 자신의 마음에 귀 기울이는 일, 그것이 바로 자유였다.



P.181~182

“인생의 모든 싸움은 우리에게 가르침을 준단다. 싸움에서 지더라도 마찬가지야. 너도 나중에 어른이 되면 네가 거짓말을 옹호하고 스스로를 기만하고 어리석은 일들로 고통받았었다는 걸 알게 될 거야. 그래도 네가 훌륭한 전사가 된다면 그런 일로 자신을 자책하지 않고, 대신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도 않을 거야.”



P.191

“어떤 고통도 언젠가는 반드시 지나간다. 세상의 영광과 비극도 마찬가지다.”


P.199~200

“두려움은 피할 수 없는 일이 닥치기 전까지만 느끼는 거야. 일단 상황이 벌어진 후에는 더 이상 두려움에 기운을 빼앗겨서는 안 돼.”



P.250~251

“만족스럽지 않은 과거가 있다면 지금 당장 잊어버려요. 당신 인생의 새로운 이야기를 상상해 보고 그대로 믿어봐요. 원하던 것을 성취한 그 순간에만 집중하는 거예요. 그럼 그 힘이 당신이 바라는 것을 이루어내도록 도와줄 겁니다.”



P.252

“당신이 해놓은 멋진 일들을 기억하세요. 그 기억들이 용기를 줄 겁니다.”


P.276

“아이들은 항상 어른에게 세 가지를 가르쳐 주죠. 별 이유 없이도 행복해하기, 무언가에 항상 몰두하기, 그리고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온 힘으로 매달리기.”


P.281

인간은 모두 태어나자마자 이름을 얻지만, 자신의 삶에 의미를 주는 말을 스스로 선택해 자기 삶에 새로운 이름을 부여하고 축복할 줄 알아야 한다.


P.305

“무너진 성벽이 우리 삶의 지평을 열고 우리에게 어떤 능력이 있는지 자각하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마침내 인생에 대해 생각하기를 멈추고 인생을 그대로 살아내기로 했지요.”


P.306

“결코 잊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훌륭하다는 것을요.”



P.320

“네가 내 눈에서 읽은 슬픔은 내 지난 인생의 일부란다. 하지만 그건 며칠이면 사라질 아주 작은 부분이야. (…) 우리가 항상 바라던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슬픔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아.”


P.322

“산에 오르면 우리의 영광도 우리의 슬픔도 대단치 않아 진단다. 우리가 얻은 것이나 잃은 것이 무엇이든 그저 저 아래에 남아 있지. 산 정상에 서면 세상이 얼마나 광활하고 지평선이 얼마나 멀리 뻗어 있는지 알 수 있게 돼.”



긴 글 읽어주시고 함께 느껴 주셔서 감사합니다.

by 열쇠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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