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따르면 하나님은 6일 동안 만물을 만드시고 7일째 되는 날 쉬셨다고 한다. 하나님은 어떻게 쉬셨을까? 한쪽 팔을 베개 삼아 누워 당신이 창조한 세계를 바라보며, 다들 잘 지내나 생각하셨을까? 아니면 쿨쿨 잠에 빠져 드셨을까? 아니면 다른 우주를 창조하러 출장 가셨을까? 친구와 만나 그동안의 회포를 푸셨을까? 내 관점이다 보니 상상력이 부족하지만, 하나님의 쉬셨다는 이유로 안식일이 정했다는 건 고마운 일이다. 어찌 됐든 하나님의 계획 가운데 쉼이 있었던 건 분명하다.
사회와 시대에 따라, 사람의 성향과 목적에 따라 쉼의 형태는 달라서 잘 쉰다는 건 매우 주관적인 일이라, 사는 동안 나에게 맞는 쉼을 찾아야 한다. MBTI가 ENFT였던 때에는 무조건 밖에 나가서 친구와 놀거나 새로운 곳을 여행하는 게 쉼이었다. 그러나 이제 INFJ가 되고 나니 집안에서 조용히 혼자 보내는 게 가장 편한 쉼이 되었다. 누구의 간섭도 없이 내 계획에 맞춰 생활을 정돈하고 내 감정에 집중하고 내 몸이 원하는 걸 해주는 것이다. 운동도 여행도 취미활동도 모두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할 수 있을 때 온전한 쉼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일요일 단 하루 주어지는 이런 쉼조차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쉼이 능률을 높인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유명 기업들은 앞다투어 휴식 시간을 늘리고 다양한 형태로 지원하기 시작했고, 산업안전보건법 제108조(휴게시설의 설치·유지)에 따라 사업주는 노동자가 휴식 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시설을 설치하고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과로사, 안전사고 발생은 줄어들지 않는다. 헌법에 보장된 건강권-건강을 지킬 권리-마저 박탈당한 채 살아가는 노동자들이 우리 주변에 수없이 많다. 노동할 권리만큼이나 쉴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가 아직 아니다.
개인의 쉼이 가능하려면 사회적 쉼을 해결해야 한다. 개인의 의지와 능력에만 의존하는 쉼이 아니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쉼이 보장되어야 한다. 하나님의 쉼이 개인의 만족이 아니었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