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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지문덕 May 13. 2023

너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다

따스한 시작(時作) 느슨한 시작(始作)

너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다



18개월 아기라고 곧잘 걷길래

조금은 믿고 내버려 두었더니


걷다가 책상 모서리에 이마 찍히고

의자 위로 올랐다 쿵 떨어져 운다

아직은 너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다.



나뭇가지 주워 오른손으로 흔들며

마법사 놀이인 것 같아 두었더니


달리는 자전거를 향해 뛰어가고

마주 오는 차를 향해 뛰어가며 웃는다

걱정돼 너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다.



몸을 꽈배기 빵처럼 꼬길래

안쓰러워 유모차에서 내려주었더니


들꽃 하나를 보아도, 우와 우와

비눗방울 하나 터뜨려도, 흥분한 함성


나에게도 저런 동심이 남아있을까

설렘과 호기심이 살아있을까


생각에 잠기며

너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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