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덕 김주현 Sep 13. 2024

머리글 : <고대운동 이야기>를 시작하며

<고대운동 이야기>

고대운동을 대표하는 가장 상징적인 도구가 바로 방망이다. 그동안 고대운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예명인 방덕. ‘방망이 덕후’라는 뜻으로 아내가 지어준 별명이다. 한편으론 한문 방주 방(舫), 오르다 덕(德)의 음과 뜻을  빌려와 ‘방주에 오르다 or 방주에 오른자'라는 뜻으로 ‘방덕舫德’을 호(號) 처럼 쓰고 있다. 방망이 덕후와 방주에 오른자의 관계를 설명하려면 이야기가 길어진다. 아직 방망이를 잡기도 전인 그때 그 시절로 되돌아가야만 이 기나긴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다.


20대 초반, 가장 젊음의 에너지를 충만하게 발산할 시기에 결핵에 걸렸다. 군 제대후 이제 막 1년이 지난 2009년 여름이었다. 당시 태권도, 스포츠의학을 복수전공하던 나로서는 그야말로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열심히만 하면 반드시 보상받으리라 신앙하며 무리하게 나 자신을 몰아붙인 대가는 폐의 한쪽에 영원히 흉터로 남아있을 결핵균이었다. 6개월 뒤 비활동성 결핵으로 완치 판정은 받았지만 후유증과 재발에 대한 공포는 지속적으로 날 괴롭혔다. 운동을 통해 다른이들을 건강으로 인도할 사람이 가장 건강하지 못한 상태에 처한 비참한 현실을 마주해야한 했다. 더 이상은 열심으로는 극복되지 않았다. 나의 쓸모없음과 무가치함이 괴로웠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깊은 절망의 심연에서 영적 대각성이 일어났다. 나의 무가치함을 인정하고 현재로 충분함을 받아들이고 만족하던 그 즈음 마치 골수가 쪼개지는 듯 내 영혼 깊숙히 절대자의 사랑이 뚫고 들어왔다. 이 경험은 내 인생 가장 큰 전환점이었다. 그 사건 이후 한달 정도를 잠에서 깰 때마다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고 있는 내 모습에 스스로가 굉장히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수 많은 사람들 중 왜 하필 나였는지 반문하기도 했다. 언제든 쓸려나갈 먼지와 같은 나 같은 자가 감히 자연의 법칙 하나라도 무너져서는 안되는 이 광할한 우주 전체를 아무런 수고함 없이 경륜하시며 스스로 존재하시는 분이시자 진리이신 그 분으로 부터 진리의 일부로서 초대받은 듯한 ‘신일합일Union with Christ’’의 경험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이후로는 기존에 문화적으로만 경험했던, 혹은 단순한 종교로서의 기독교를 넘어 진리로서의 기독교의 본질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본질을 추구하기 시작한 영성은 물리적인 신체 또한 통합적으로 하나의 결을 이룰 것을 요구했다. 진리의 빛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한 이상 동일한 방향이 아니고서는, 헤맬지언정 다른 방향으로 다시 거슬러가는 것이 더 이상 불가능했다.  물론 지금도 여전히 물리적 몸에 대한 본질이 무엇인가 논하라하면 명확하게 정의하기 어렵지만 그 때에는 더욱이 설명은 고사하고 잡히지 않는 연기와도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하지만 기존에 내가 알던 몸에 대한 인식과 운동에 대한 방법론은 이 본질이라는 것과는 확연히 거리가 멀다라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그리고 감각적으로나마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줄곧 이러한 고민을 했다. “태초에 첫 피조물로서의 인간, 에덴 동산에서 쫒겨나기 전, 신의 형상을 간직한 가장 순수한 상태의 인간은 어떻게 움직이고 기능했을까? 신체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무엇을 했을까?  지금의 현생 인류가 회복할 수 있을까?” 굳이 창조론자가 아님에도 이러한 기조의 질문에는 전혀 불편할 필요는 없다. “진화 생물학적으로 역사상 가장 완전하게 기능했던 인간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어떻게 움직이고 기능했을까? 신체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무엇을 했을까?  지금의 현생 인류가 회복할 수 있을까?” 이렇게 전제를 바꿔서 똑같은 질문을 해볼 수 있다. 


이 질문에 답을 얻고자 나름 몸에 관한 공부와 수련에 열심을 내었고 그 과정에서 이미 나의 건강은 상당부분 회복이 되었다. 아직 국내에서 케틀벨이 생소하던 시절 케틀벨 운동법을 배우는 과정에서 한얼을 만났으며 이후 그가 먼저 시작한 소마앤바디에 합류해 공동대표가 되었다. 당시 한얼과 함께 소마틱스 관련 저서를 다수 번역하신 최광석 선생님의 KS바디워크&소마코칭 연구소(현 소마코칭 스튜디오)에서 수석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나의 영혼에 스며든 소마틱스는 1자 관점, 고유감각에 눈을 뜨게 해주었다. 소마틱스와 1자 관점 해석은 내가 움직임을 바라보는 눈 그 자체이자 움직임을 분석하고 티칭하는 근간이 되었다. 이쯤 되면 결핵은 오히려 신이 나에게 준 선물이었다. 훗날 만나게 된 김주환 교수님은 이를 그의 저서 제목 그대로  ‘회복탄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케이스라 했다.


나를 다시 건강으로 이끌어준 움직임 교육 및 고유성, 1자 관점은 공교육에서도 대학에서도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이다보니 자연스래 거시적 관점의 교육에 관심이 생겼다. 언젠가는 반드시 학교를 세우리라. 각 분야에서 본질에 가깝게 충만하게 뒹굴어 본, 마음이 맞는 동료들을 모아 이를 위한 환경을 조성해주고 학생들 스스로가 그 본질을 찾아내고자 사고하는 그런 교육 시스템과 환경을 갖춘 새로운 형태의 학교를 만들고 싶었다. 일단 학교 공교육을 교육자 입장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었다. 운좋게 서울시에 있는 J 초등학교 기간제 체육/태권도 선생님으로 1년을 재직했다. 처음 학교에 들어가게 된 숭고한 의도와는 달리 1년 간 많은 좌절을 경험하고 지쳐만 갔다. 생동하는 기운의 아이들을 담기엔 나의 그릇은 너무 작았고 반대로 아이들을 자유로이 풀어두자니 교실은 너무 좁았다. 뜬금없지만 이 기회를 빌어 다시 한번 과거부터 현재까지도 수고하시는 모든 학교 선생님들께 존경과 감사를 보내는 바이다. 

https://youtu.be/-oQO-kGU2lA


겨울방학이 오기만을 기다린다고 하기엔 아직은 너무나도 이른 그 어느날. 우연히 영화를 한편 보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보지 말았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개고생의 시작(?)을 알린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는 어찌되었든 나의 인생영화다. 지하실에서 사진현상만 하던 소심한 주인공이 지금은 고인이 되신 데이빗 보위의 <Space Oddity> 카운트 다운 가사에 맞춰 헬기에 뛰어드는 장면으로 인해 내 깊은 심연에서 소멸되어가기 직전인 작은 불씨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나는 학교 기간제 계약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서 세계여행을 계획했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으로 향하는 비행기 티켓을 예매했다. 아프리카. 뜬금없이 아프리카라니. 주변에서는 걱정했고 당연히 부모님은 만류했다. 이 과정에서 “나는 엄마, 아빠의 보험이 아니야.” 희대의 불효막심한 망언을 남기며 부모님의 가슴에 비수를 꽂고 여행을 강행했다. 


아프리카 여행의 로망을 나에게 심겨준 이는 다름아닌 고등학교 시절 3년간 친구처럼 지낸 영어 과외선생님이었다. 그는 종종 자신의 아프리카 여행을 회상하며 잔소리를 하곤했다. “지금 영어 단어 하나 더 외우고 문제 잘푸는게 중요한게 아니야. 인생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 내가 아프리카 여행하면서 사자가 짝짓기를 하는 걸 보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한가지 깨달은게 있는데…” 또는 내가 가끔 시험 성적이 낮아서 좌절하면 “이까짓 것들은 아무것도 아니야! 내가 아프리카 케냐 여행하다가 떼강도를 만나서 두들겨 맞고 짐도 다 뺏긴 그때 생각하면…” 이렇게 말끝 마다 아프리카를 언급하곤 했다. ‘도대체 아프리카가 뭐 대단하다고 까짓거 나도 반드시 한번 간다.’ 이렇게 마음 먹은지 10년. 잊고 지내다가 영화 덕분에 아프리카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것이다. 이 과외선생님은 훗날 보컬 그룹 스윗소로우의 리더 김영우가 되었다.


이 여행이 단순한 여행이 아니도록 테마를 정하는데에 있어 가장 큰 영감을 준이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친구였던 대진이였다. 대진이는 당시에는 생소했던 ‘카우치 서핑’을 통해 여행이 단순 관광을 넘어 현지인의 삶을 깊이있게 경험하고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수단임을 몸소 26개국을 여행했고, 책<뻔뻔한 해외여행 : 카우치서핑>을 쓰면서 유명세를 탔었다. 이런 위대한 도전을 하는 친구가 가까이에 있었던 덕분에 좋은 영감을 얻어 나만의 여행 테마를 선정하고 기획할 수 있었다. 나중에 긴 시간이 흘러 김주환 교수님이 고대운동을 배우러 힘의집에 오셨을때 알게된 사실이지만 알아보니 대진이는 김주환 교수님이 지도교수로 있는 연세대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연구실에서 수학한 수제자였다. 사람의 인연은 참으로 놀랍다.  또한 나에게 허락하신 인복에 참으로 감사할 따름이다.


아무튼 아프리카 최남단에서 시작한 여행의 테마는 ‘움직임을 통한 의식의 성장' 이었으나 아프리카 대륙을 종단하고나서 이동한 나라인 이란 그리고 인도에서 경험한 ‘고대운동'의 임팩트가 너무나도 강렬해서 내 예상과 달리 나의 여행기는 결국 ‘고대운동 이야기’로서 기억에 남게 되었다. 고대운동에 관한 정보를 처음 접한 것은 케틀벨을 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인디언클럽, 클럽벨이라는 도구를 알게 되면서 부터다. 그 모태가 인도 페르시아 고대운동이라는 것을 알게되었고, 2014년 당시 60대 중반의 나이로 인도와 이란 현지에서 고대운동을 답습한 Paul Taras Wolkowinski의 유투브를 구독하면서 본 현지인들의 방망이 휘두르는 모습을 통해 큰 영감을 얻었었다. 훗날 Paul 선생님과도 직접 만나 방망이로 대동단결하기도 했다. 고서적 탐독과 여행을 통해 자신만의 교육체계를 개척한 선구자적 마인드를 존경할 수 밖에 없고 특히 인디언클럽이라는 도구에 있어서만큼은 단연코 독보적인 업적을 남긴이로 후대에도 기억되리라 생각한다. 


사실 ‘고대운동’이라는 키워드는 없었다. 그 누구도 사용하지 않던 명사다. 2015년 고대운동 여행 이후 인디언클럽, 클럽벨, 페르시안밀, 메이스벨과 같은 고대 전사들이 휘둘렀던 방망이류 도구를 포함한 인도, 이란의 수련 시스템 전반을 일컬어 한국에서는 과연 무엇이라 칭해야할까를 같이 소마앤바디를 이끄는 한얼이형과 참 많은 고민을 했다. 실제로 서양에서 종종 언급되는 ‘페르시안 요가’라는 키워드를 사용해보기도 했고 이란 정통성 그대로를 강조한 ‘주르카네’, ‘주르카네 요가', 지나고보니 피식할 수 밖에 없었던 ‘페르시안 스트렝스 클럽' 등 다양한 이름으로 소개하고 지우기를 반복했다. 


어느날 한얼이형이 말했다.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분명히 전달해야할 것 같아. 물론 요가와 유사한 동작이 있다곤 하지만 그렇다고 요가는 아니지. ‘방망이 휘두르기’는 요가보다도 더 오래되고 더 거대할지도 모르는 독립된 하나의 장르가 될지도 몰라. 실제로 이란과 인도에서 그렇게 하나의 장르로 보존되어 왔고. 우리도 방망이 휘두르기를 운동, 문화, 예술을 아우르는 하나의 거대한 장르로 보고 인간이 생존을 위해 했던 수렵, 채집, 전투 활동과 같은 원형적 움직임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이름을 사용하자. 말 그대로 그 역사가 기원전 고대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운동들 이니까, 인류의 시작과 함께 했다고 보여지는 이 운동들의 기원을 콕 짚어 어디라고 하기도 어렵고. 인종, 민족, 문화라는 경계를 넘어 세계 어딜 가더라도 방망이 형태의 무기를 휘두르고 훈련했다는 역사적 기록이 발견되고 유물이 발견되잖아. ” 

그렇게해서 인류의 직립보행과 궤를 같이 할정도로 대단한 가치를 지닌 이 원형적 움직임을 ‘고대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하기로 했다. 한얼이형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설명한 움직임의 원형Archetypes에 대한 철학적 사유는  그동안 내가 줄곧 고민해왔던 ‘과거에 완전하게 기능했던 인간 움직임의 회복'에 대한 명확한 길을 제시해줄 것이라는 실마리를 제공했다. 그 염원을 담아 사용한 ‘고대운동’이라는 키워드가 이제는 하나의 일반 명사화 되어 널리 쓰이고 있다. 


여행 당시에는 이란, 인도만이 고대운동 문화를 보존하고 있었다. 굳이 이란, 인도를 여행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특히 이란에 보존되어있는 고대운동은 ‘주르카네와 파흘레바니 의식Pahlevani and Zoorkhanei Ritual’ 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2010)되어있다. 아프리카 종단을 마치고 케냐를 출발해 이란에 도착하면서부터 본격적인 <고대운동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서론이 길 수밖에 없었던 점을 양해바란다. 본문에는 여행을 통해 고대운동을 경험한 나의 이야기(story), 고대운동이 가진 본연의 이야기(history), 고대운동이 이 시대에 전하는 이야기(message)까지 세 가지 이야기를 통합적으로 담고있다. 나의 이야기는 실화이며, 고대운동 이야기는 이란, 인도에 ‘주르카네’와 ‘아카라’라는 공간으로 실존 한다. 고대운동이 이 시대에 전하고자하는 이야기 또한 방망이라는 실체와 휘두르기라는 움직임의 실용을 바탕으로한다. 고대운동은 방망이 휘두르기 움직임 자체만으로 너무나 훌륭한 이야깃거리 이지만 문화적, 문학적, 신화적, 역사적, 인류학적, 예술적, 철학적, 종교적, 스포츠과학적, 소마적somatic 등 다양한 관점으로 접근해볼 수 있을 정도로 놀랍도록 거대한 세계관을 형성하고 있다. 이렇게나 방대한 영역을 아우를 만한 고대운동을 그동안 우리 대부분은 존재조차 몰라왔다. 아니, 조금 과장하면 현생 인류 전체가 기억상실증에 걸려있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시간이 흘러 지금의 나는 방망이가 약이라 믿고 있다. 고유감각을 활용해 원형적 움직임이 회복되는 경험은 마치 혁명과도 같이 느껴진다. 재미있는 사실은 지금 우리에겐 혁명이지만 고대적에는 너무나도 당연한 일로 여겼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그저 결핵에 걸려서 다시 건강해지는 방법이 궁금했을 뿐인데 너무 멀리 와버렸다. 다시 돌아갈 길이 보이지 않는다. 서른의 시작을 알린 해, 2015년 테헤란 남부에 위치한 한 주르카네에서 처음 잡았던 방망이가 이렇게까지 무거웠으리라곤 그땐 몰랐다. 2023년 책을 쓰기로 마음먹은 현재, 서울 신촌에서 복합문화공간 ‘힘의집’을 운영하면서 이를 중심으로 한국에 그리고 세계에 고대운동을 전하고 있다. 힘의집은 2021년 서울관광재단 서울웰니스관광지 best70에 선정되었고 2022년 서울시 의료관광 협력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고대운동 이야기>는 이란 주르카네에 처음 방문했던 2015년 부터, 방덕으로 활동하게된 현재까지를 시간순으로 기술하되 샤나메Shahnameh 서사시에서 7가지 과업을 통해 파흘라반(영웅)이 된 루스탐Rustam처럼 7개의 챕터로 구성했다. 수피즘에서는 의식 레벨이 ‘열망>저항>영감>고요>만족>기쁨>순수’ 7단계로 확장하고 발전한다고 말하는데 이 책의 각 챕터 또한 7가지 주요 사건을 통해  방덕 김주현 개인의 의식이 성장하고 이에 맞물려 퍼즐처럼 완성되어가는 고대운동 이야기를 그렸다. 이 책의 다음 챕터는 재해석된 고유의 고대운동 보존국이된 한국과 한국을 중심으로 고대운동이 세계로 전파되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 믿고있다.


이 책에서 소개할 고대운동은 날 것 그대로가 아닌 나만의 고유한 1자 관점을 바탕으로 분석하고 재해석한 결과물을 전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서두에서 밝히는 바이다. 마치 성경이라는 원형을 개혁주의 관점, 자유주의 관점, 알미니안주의 관점 등으로 해석하면서 각기 다른 2차 메세지를 생성하고 더 나아가 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듯이 고대운동 또한 마찬가지다. 로고스라는 껍데기를 뚫고 레마라는 본질을 보려면 반드시 관점이 필요하다. 이 책은 고대운동이라는 원형을 소개하는 동시에 나만의 고유성을 통해 분석하고 재해석한 결과물 또한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고대운동 이야기를 완주하고 나서 독자들에게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관점이 생겨났다면 이 책은 충분히 그 임무를 다했다고 본다. 때로는 아이처럼 가볍게, 때로는 무겁고 비장하게, 프로메테우스가 인류에게 불꽃을 전해준 것에 버금가는 각오와 사명감으로 이 글을 써내려간다. 


그대 다리가 없다면

자기 내면으로 여행을 떠나라

루비 광산처럼 태양 광선을 받아들여라

이보게. 자기의 육신에게서 나와라

자기 내면으로 여행을 떠나라

그렇게 여행을 가라

흙먼지에서 금광으로


-루미/고대 페르시아 시인. “태양시집" 중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