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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덕 김주현 Sep 27. 2024

4화 고대운동과 주르카네스포츠


IZSF 세계주르카네스포츠협회


주르카네에서 행해지는 페르시아 고대운동은 고대운동을 뜻하는 '바르제쉬에 바스타니ورزش باستانی’ 혹은  영웅의 운동을 뜻하는 ‘바르제쉬에 파흘라바니ورزش پهلوانی’로 부른다. 2000년대 초반 부터 이란에서는 이를 본격적으로 스포츠화하여 국제용어로 ‘주르카네스포츠Zurkhaneh Sports’라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회를 주관하고 세계적으로 고대운동을 보급하고자 IZSF(Internationl Zurkhaneh Sports Federation) 세계 주르카네 스포츠 협회를 창설했다. IZSF는 이란은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월드챔피언쉽, 아시아챔피언쉽, 유럽챔피언쉽 등 다양한 대회를 주관해왔다. 2015년 당시 세계 50여개국이 회원국으로 등록되어 있었고 그 중에는 한국도 있었다. 하지만 한국에 현재 고대운동을 전문으로 하는 선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아직 올림픽 정식종목도 아닌 주르카네 스포츠에 그 누구가 관심을 가지겠는가? 놀랍게도 내가 엄청난 관심을 가지고 이란에 찾아오기까지 했으니 IZSF에서는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입장이었다. 


답사차 방문했던 Sajjadieh주르카네에는 마침 IZSF소속 코치들이 상당수 수련생으로 있었기 때문에 IZSF와 연결되는 것은 크게 놀라운 일도 아니었다. 덕분에 테헤란에 위치한 IZSF 본부에 방문하게 되었다. 페르시아어 숫자로 번지수가 적힌 메모를 받아들고 구글맵과 가로세로 버스 노선 갈아타기 신공으로 간신히 IZSF 건물에 도착했다. 사실 태권도의 본부라 할 수 있는 국기원과 같은 규모를 기대하고 갔지만 막상 작은 건물 하나에 간판 조차 없어 처음에는 이곳이 맞을까 의문이 들었다. 게다가 IZSF 건물 로비에서 나를 맞이해준 사람은 이란 사람도 아닌 인도 사람이었다. IZSF가 국제기관인 만큼 영어를 잘하는 실무자가 있어야했는데 이를 인도인인 삼랏씨Mr.Samrat가 담당하고 있었다. 그는 나를 사무실로 안내해주면서 홍차를 내주었다. 그리고는 대회 규정과 각 대회 종목별 운동법과 훈련방법을 지도해줄 자일리Jalili코치와 바게리Baggeri 코치를 소개해주었다. 

‘응? 갑자기?’

그리고 말하길, 이란에서 머무는 동안 코치 교육과정을 수료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훈련 매뉴얼을 제공해주겠다고 했다. 대신 한국에 돌아가서 단체전에 출전할 수 있을 정도의 팀을 만들고 매년 개최되는 주르카네 스포츠 국제대회에 한국대표로 출전해야한다는 조건이 달렸다. 나는 당연히 그 조건을 수락했고 졸지에 한국 대표팀 감독직을 맡게 되었다. 이제 막 고대운동에 입문한 초짜가 과연 팀을 조직하고 훈련시켜서 대회에 출전한다는게 가능할까 싶었지만 서도 이란에 체류하는 동안 단순히 고대운동을 체험하는 정도가 아니라 스포츠 종목으로서의 고대운동을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다는 제안은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전통적인 주르카네에는 코치도 선생도 없다. 안내자인 모쉐드만 있을 뿐이다. 대신 대회를 준비해야하는 스포츠 종목으로서의 ‘주르카네 스포츠'는 다르다. 엄연히 코치가 있고 감독이 있다. 문제는 자일리 코치와 바게리 코치는 IZSF 소속 국제교육 담당이었으나 영어를 잘 못했다. 중요한 사항은 꼭 삼랏씨를 통해서 전달해야하만 했는데 인도 특유의 억양이 너무 강해서 삼랏씨의 말도 50%정도만 이해할 수 있었다.  아직 있지도 않은 한국 대표팀의 주르카네 스포츠 국제대회 출전을 위한 IZSF의 프로젝트가 이렇게가 갑작스럽게 시작되었다. IZSF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중동 근처 나라들 위주로만 출전하던 국제대회에 한국이라는 나라가 출전을 해준다면 대회의 격이 크게 상승하기 때문에 나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이러한 제안을 했던 것이다. 이날 이후로 Sajjadieh 주르카네에서 낮 시간에는 주르카네 스포츠 코치 교육, 저녁 시간에는 기존 주르카네 수련생들과 함께 고대운동을 훈련하는 죽음의 스케쥴이 시작되었다. 이란에 오기 전까지만해도 이렇게까지 바쁜 스케쥴을 소화하게 되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IZSF 주관 주르카네 스포츠 국제대회는 일반적으로 3일간 열린다. 첫째날에는 단체전 경연, 둘째날에는 개인전 기록경기, 셋째날에는 코시티 파흘라바니کشتی پهلوانی 체급별 토너먼트가 열린다. 단체전 경연에는 반드시 5명이 출전해야하며, 단체전에 출전한 5명만 다음날 개인전 기록경기와 코시티 파흘라바니کشتی پهلوانی 토너먼트에 출전할 수 있다. 단체전은 주르카네에서 행해지는 7가지 고대운동을 30분 내로 줄여서 선수들 기량에 맞춘 난이도별 기술을 선보이며 이를 채점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경연 방식의 종목이다.(*현재는 13분으로 줄었다.) 마치 체조의 마루운동과 같은 형태인데 이를 5명이서 합을 맞춰 동시에 동작을 해야하는 점이 단체전이 가지는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개인전은 헤비 페르시안밀 기리, 밀 바지, 상, 카바데, 차크티즈, 차크차마니 6종목으로 구분해서 기록 경기를 진행한다. 이것만 보아도 육상에 다양한 종목이 있듯이 주르카네 스포츠 안에 세분화된 다양한 종목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란 대표팀은 IZSF 주관 주르카네 스포츠 국제대회에서 큰 이변이 있지 않은 이상 금메달을 독식하는 편인데 선수를 선발하는 방식이 전국대회를 열어서 각 개인전 스페셜 리스트를 선발해 이들이 일정기간 합숙하면서 단체전을 준비하는 방식이었다. 게다가 셋째날 열리는 코시티 파흘라바니کشتی پهلوانی  체급별 토너먼트까지 출전을 염두해서 체급 당 한명씩 골고루 포진될 것을 고려해서 선발한다. 


<코치교육과정 개인교습 중 @Tehran.2015>


이 모든 것을 당시의 나로서는 아무리 열정으로 무장한들 감당하기 어려운 것들이었다. 그래서 당장 다가올 대회 일정과 이란내에서 체류기간을 생각해서 ‘단체전을 이끌 수 있는 역량 기르기’를 현실적인 목표로 설정했다. 물론 갑작스럽게 잡힌 교육과정이라 전면 개인교습으로 진행되었다. 일정이 빠듯했기 때문에 이란의 공식적인 휴무일인 금요일에도 수업을 계속했다. 이란은 목요일, 금요일이 주말이다. 덕분에 자일리 코치는 휴일을 반납해야만 했다. 처음에는 이슬람 율법에 안식일을 철저하게 지킨다 들어서 걱정도 되고 미안하기도 했는데 막상 자일리 코치는 이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알고보니 오히려 금요일에 수업을 해야한다고 먼저 제안한 것도 자일리 코치였다. 


자일리 코치가 영어를 잘 못했음에도 다행히 코치 매뉴얼 북이 영어로 번역된 버젼으로 제공되어서 큰 어려움 없이 알아들을 수 있었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것이 북Zarb 연주를 듣고 팀원들에게 동작을 제때 지시하는 박자감이라 긴 설명 보다는 반복과 체화가 중요했다. 외워야 하고 마스터해야할 생소한 동작들은 너무나도 많은데 심지어 내가 대회 단체전에서 수행해야할 역할이 모쉐드와 신호를 주고받고 팀원들에게 지시까지 내려야하는 ‘먄다르’ 역할이다. 주르카네에서 '먄다르'는 고드Gowd 중앙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운동하는 다른 수련생 모두를 이끄는 존재다. 전통적인 고대운동 세션 같은 경우는 모쉐드와 소통하면서 훈련 전반을 리드하는 보조격 정도인데 경기화된 주르카네 스포츠 국제대회에서는 주장이자 플레잉 코치 역할을 수행한다. 


먄다르는 경기 중 한번에 3개의 채널을 가동해야하는데 자일리 코치는 이를 중점적으로 교육하면서 박자감의 중요성을 강조 또 강조했다. 문제는 당장 기본인 방망이 휘두르기 조차 걸음마 수준이라는 것. 한국에서 쇠 방망이 클럽벨을 익혀온 터 였지만 연주되는 리듬에 맞춰 페르시안밀을 휘두르는 행위는 전혀 다른 운동이라 봐도 무관했다. 자일리 코치가 북Zarb 대신 자신의 허벅지나 배를 두드리며 즉석에서 리듬을 연주해주면서 노래를 해주면 방망이를 휘두르고, 풋 워크를 하고, 방패를 들어 올리고, 활을 흔들고, 점프 하고, 제자리에서 회전하기를 반복했다. 난생 처음 레슬링 기본기를 배우기도 했다. 30분 단체전 경기 막바지에 최소 3가지의 레슬링 기술을 시연 보이는 것도 점수 획득에 필수 요소였다. 


이런식으로 진도를 나가고 다음날까지 외워가면 테스트 받고 다시 진도나가는 방식이었다. 휴일에는 자일리 코치가 직접 숙소까지 운전해서 데려다 주긴 했지만 평일 저녁에는 할아버지들과 함께하는 고대운동 모임에도 참여해야 했기에 피로도가 엄청 났다. 매일 밤 숙소에 돌아와서도 매뉴얼을 다시 보면서 동작 명칭을 다시 외우고 녹화해둔 영상을 다시 보면서 복기하면서 밤을 보냈다. 방망이 돌릴 생각으로만 쉽게 생각하고 이란에 왔다가 생각지도 못한 너무 방대한 내용을 짧은 시간안에 배우다보니 뇌용량이 과부화 걸릴 지경이었다.

가장 놀란 것은 페르시안밀 티칭이었다. 사실 가장 기대했던 부분이었으나, 놀랍도록 심플했다. 리듬에 맞춰 페르시안밀 방망이 한 쌍을 들고 4박자에 맞춰서 한 개씩 번갈아 등 뒤로 넘기기를 반복할 뿐 별다른 티칭이 없었다. 진자운동을 만드는 방법이랄지, 더 강한 힘을 내기 위한 특별한 테크닉이랄지 그런 내용은 없었다. 

“예크! 도! 세! 처허르!”

한국말로는 ‘하나, 둘, 셋, 넷’만 말하고 끝낸 것이다. 

“이게 다 에요? “

“옥췌!”


언어의 장벽 때문에 설명을 못한 것이 아니라 정말로 이걸로 충분하다는 천진난만한 얼굴이었다. 리듬에 맡겨서 계속 반복하다보면 알아서 다 될거란다. 처음에는 어이가 없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방망이 휘두르기 리듬이 몸에 익숙해지고 어색하던 등 뒤 진자운동도 자연스럽게 나오기 시작했다. 스스로 이 감각을 경험하고 나서야 비로소 자일리 코치가 단순하게 티칭했던 의미를 알게 되었다. 

<이란에는 프라이드 차량이 유독 많다. 자일리 코치가 소유한 차량도 프라이드다. @Tehran.2015>

로컬 주르카네 체육관에서 다같이 움직임 명상을 하듯이 방망이를 휘두르며 고대운동을 하던 시간과 달리 IZSF를 통해 교습을 받은 주르카네 스포츠는 철저하게 경기화된 영역으로 코치와 선수를 양성하는 과정이었다. 그래서 모든 매뉴얼과 교습이 경기화된 규정에 맞춰 더 높은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는 훈련 방향성, 파울 및 실격 처리 상황, 제한 시간 등의 내용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고대운동이 단순한 운동문화 하나로 끝나지 않고 이러한 스포츠적인 접근이 있었기에 오히려 더 움직임 명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헤비 페르시안밀 개인전의 경우 제한 시간안에 최대한 많은 반복 횟수를 기록할 수록 높은 포인트를 획득하고 이기는 게임이다. 선수로서는 이를 위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하나라도 더 많이 하려는 경향이 생긴다. 문제는 페르시안밀이 굉장히 길고 부피도 크며 무게는 방망이 끝에 대부분 집중되어 있어서 굉장히 비효율적인 도구라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방망이를 휘두르는 사람은 가장 효율적인 움직임을 발휘해야한다. 그래서 더 오래, 더 많이 반복하려면 단순히 근력보다는 움직임의 효율이 좋아야한다. 덕분에 선수는 훈련 내내 더 좋은 효율을 발휘할 수 있는 움직임의 길을 탐구하게 된다. 이 과정 자체가 자신의 고유감각을 찾아가는 움직임 명상의 상태이다. 


생각에서 빠져나와 움직임을 관찰하고 탐구하며 길을 찾아가는 방법론은 일부 특별한 한 두가지 운동법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움직임을 그러한 방식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일종의 관점이다. 이런 의미에서 고대운동 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 종목의 스포츠 선수들은 사실 매일 같이 진득한 내면소통을 반복하는 최고의 명상가들이다. 


고대운동의 가장 큰 장점은 맨몸으로 하는 움직임, 도구를 들어올리는 움직임, 사람을 들어 내던지는 움직임 3가지 움직임이 하나로 통합되어 있다는 것이다. 주르카네스포츠 대회 규정만 보아도 맨몸으로 하는 단체전을 출전한 선수만이 도구로 겨루는 개인전에 출전할 수 있고 당연히 이 선수들이 마지막 코시티 파흘라바니 레슬링 토너먼트에 출전할 수 있다. 맨몸 움직임Locomotive, 도구 움직임Manipulative , 대인 훈련Combative 이 3가지 움직임은 전혀 다른 움직임 같지만 고대시대에는 이를 하나의 같은 움직임으로 보았다. 그 관점이 보존되어 남아있는 유산이 바로 고대운동이다. 맨몸으로 헤엄치듯 리듬을 타며 내면소통을 하는 감각을 얻었다면 더 나아가 방망이와 같은 비효율적인 도구를 휘둘러보면서 피드백을 받으며 감각을 통합한다. 이 감각의 최종 목적지는 실제 사람을 상대하는 외면 소통이다. 코시티 파흘라바니 레슬링을 통해 사람을 상대해보고 기대보다 무용하다면 좌절하지 않고 다시 기존의 감각을 수정하고 또 다시 통합해가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다. 레슬링은 내면소통을 통해 얻어낸 결과물이 실제로 효율적이고 실용적인지 간음해보는 시험대다. 이렇게 반복된 수련을 통해 성장한 의식을 가지고 외면 세계를 살아가는 것이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이 왜 레슬링을 수련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로써 3가지 움직임 감각의 간극을 좁혀가며 궁극에는 하나로 통합해가는 과정은 남은 내 인생의 과업이 되었다. 

<테헤란의 건물 벽화 @Tehran.2015>


하루는 자일리 코치가 차로 숙소까지 데려다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테헤란 건물 곳곳에 군인이 그려진 벽화가 많은데, 1980년대 이라크와 8년간 전쟁을 하면서 당시의 이란 젊은이들이 정말 많이 죽었단다. 그래서 당시의 호국영웅들을 기리기 위해 벽화가 많다. 실제로 당시의 젊은 세대는 전쟁으로 많이 죽고, 당시의 중장년이었던 사람들은 현재의 노인층이 되었고 전쟁 이후에 태어난 세대가 현재의 젊은층이 되어버리는 바람에 고령층과 젊은층의 간극이 커졌다고 한다. 


하지만 주르카네 체육관에는 유독 노인과 젊은 층, 어린아이들이 다같이 한데 어울려 모여있는 공간이다. 세대를 넘어 소통할 수 있는 곳. 집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굳이 체육관을 힘의집으로 부르는데에는 이러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고대운동은 개인의 유기적인 움직임의 간극을 해소하고 통합하는 것을 넘어 사람과 사람, 전세대와 다음세대의 간극을 해소하는 사회적 힘까지 있다. 신경과학자 다니엘 울퍼트Daniel Wolpert는 말하길 “인간 뇌의 목적은 움직임을 유발하는 것이며 움직임은 우리가 타인 그리고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방식이다."라고 말했다. 주르카네 체육관은 그의 말처럼 언어보다도 움직임을 통해 교류하는 장소다. 이들은 고대운동의 즐거움을 구성원 간의 연결의 즐거움으로 해석한다. 나이가 들수록 움직임 감각이 날로 정교해지며 이전보다 더 큰 존재감을 가진 일원이라 느끼게 된다. 이를 통해 피어난 소속감과 결속력은 지난 페르시아 역사에서 주르카네가 저항의 중심축이 되도록 만들었고 현재까지도 그들의 의식 속에 주르카네를 세대간의 연결, 유대의 상징으로 여기게 되었다.

<자일리 코치와 함께 @Tehran.2015
<주르카네 수련생들과 함께 @Tehran.2015>


<IZSF 제공 주르카네스포츠 매뉴얼 북>


<고대운동을 마치고 숙소로 가는 길에 마시는 석류 쥬스 한잔이 주는 행복은 잊을 수 없다.>
<주르카네스포츠 코치교육과정 개인교습 중 @Tehran.2015>

‘우르디'라 불리는 달리기, ‘파 자단’ 이라 불리는 발놀림(풋 워크), ‘나르메쉬'라 불리는 맨몸 체조, ‘상 기리칼탄'이라 불리는 방패 들어올리기, ‘쉐나 사르나바지'라 불리는 헤엄치듯 머리 흔들기, ‘카바데 자단'이라 불리는 강철활 흔들기, ‘코시티'라 불리는 레슬링, ‘밀 기리'라 불리는 방망이 휘두르기는 각각 서로 전혀 다른 운동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하나의 ‘의도'와 ‘감각'을 공유하는 동일한 움직임이다. 눈으로 볼때는 분명히 전혀 다른 모양의 퍼즐 조각이었는데 이를 한데 모아 1자 관점 ‘감각의 눈’으로 보니 하나의 방망이 휘두르기 움직임으로 귀결되었다. 방망이라는 실체를 중심으로 7가지 고대운동은 하나로 통합되어 있다. 이토록 오묘한 방망이의 가치를 각성한 것은 한참 나중의 일이다.

<설산이 보이는 테헤란 시내 @Tehran.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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