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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기쓰는사람 Jan 03. 2022

뉴질랜드에서 임신 극초기

뉴질랜드 임신일기 #001 - 임테기, 입덧시작




계획임신을 시도한 지 두번째 달.

생리예정일이 지난지 한 주 정도가 지나고 임테기(임신 테스트기) 를 해 보았다. 꽤나 선명한 두 줄이 나왔다. 성공했구나!


근데 이제 뭘 해야하지? 임신도 처음이지만, 뉴질랜드에서의 임신은 더 처음인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누가 좀 정리해놓은 거 없나 하다가 내가 기록하기로 했다..!


우왕좌왕 했지만 일단 다음날 바로 GP 미팅*을 부킹했다.

*GP: 가정의 라는 뜻으로 뉴질랜드에서는 본인이 주로 갈 병원, 주로 만나고 싶은 의사에게 내 정보를 등록한다. GP 등록이 되어 있는 병원으로 가면 워크비자 2년 이상 소지자 부터는 진료비가 저렴해지고, 등록이 안 되어있는 병원으로 가면 진료비가 비싸다. 참고로 뉴질랜드에서는 워크비자 2년 이상 소지자 부터는 임신 관련 진료 대부분 및 자연분만은 무료이다(초음파 제외)!


5-6주면 정말 극초기, 초기 증상은 다 케바케라고 하지만 대체로

가슴통증, 속 메스꺼움(입덧), 화장실 자주 감(소변), 아랫배 통증(묵직하게 아프고 콕콕 쑤심)

몸살기운, 피곤함, 한기 이런게 있다고 한다.


임테기 확인 전 까지 나의 증상은 :

배가 약간 콕콕 쑤시는 느낌이 나는데 심하지 않음.

허리가 살짝 아팠는데 심하지 않음. 아랫배가 싸한데 심하지 않음.

전반적으로 생리통이라고 생각해서 임신이 안됐구나 생각했는데 최근에 임신한 동생이 자기도 생리 전조증상을 너무 강하게 느껴서 임신 아닐거라고 생각하고 생리 열흘 안했을 때까지 생각 않고 있다가 테스트 했는데 임신이었다고 한 말이 떠올랐다.

나도 생리가 엄청 일정한 편인데 며칠 이상 밀리길래 임신일 수 있겠구나 하며 주의깊게 보고 좀 조심을 하다가 한 주 정도 밀렸을 때 임테기를 해보았고, 매우 선명한 두 줄을 봤다.


참고로 임테기는 생리 예정일 전에도 해도 임신 결과를 확인할 수는 있다지만 두 줄이 흐리게 나온다고 한다.

임산부들이 정말 많이 쓰는 '280 days'라는 앱을 깔았다 ㅎㅎ 이거랑 '열달후에' 앱을 많이 쓴다고 한다.


약 6주 3일 정도부터 입덧이 시작되었다..


원래도 잡곡밥과 물에 빠진 고기를 안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그 날 따라 도시락으로 싸 간 잡곡밥과 갈비찜에서 냄새가 냄새가..

어느정도는 먹었는데 너무 역했다. 하지만 이 때는 임테기 하기 전이라서 입덧이 아니라 그냥 입맛이 안 도는건가 생각했다.


입덧이라 함은 하루종일 배멀미를 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하면 되겠다.. 심한 배멀미, 약한 배멀미 정도로 사람마다 나뉘겠지만 입덧을 한다고 하면 일단 하루종일의 배멀미가 시작된다...

그리고 나의 경우에는 토덧은 아니라 음식은 들어가고 토하진 않았지만 토가 턱 끝까지 늘 차 있는 느낌..


드라마에서 보면 임신한 아내가 뭐를 너무 먹고 싶어해서 사간다고 하는데 그게 아니라 먹을 수 있는 걸 사가는것 같다...


입덧이 시작되니 울렁울렁 해서 아무거나 먹으면 더 울렁 거릴것 같고, 먹고 싶은것도 딱히 없지만 속이 비면 더 울렁 거려서 뭐라도 욱여 넣어야 했다. 그래서 이걸 먹어볼까 저걸 먹어볼까 엄청 고민을 했다.


6주 5일째 되는 날 병원에 가다.


병원에 가면 초음파를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마지막 생리일을 기점으로 예정일 및 지금 몇주차라는 것을 알려주는데 병원에서는 내가 5주 5일이라고 했다. (나중에 초음파로 정확히 재니 6주 5일이었음!)

생리일 기준 출산 예정일은 8월 3일. 울 엄마 생일이라고 했더니 유쾌하고 정 많은 할머니 의사선생님이 출산 예정일 절대 까먹지는 않겠다며 하하하 웃어주었다.

근데 의사 선생님이 이것저것 너무 빨리 설명을 해줘서 내가 이걸 다 기억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더니 이메일로 pregnancy info pack(임신정보팩) 보내준다고 그거 보라고 해서 안심 했는데 보내준 거는 그냥 뭐 많이 먹고 뭐 덜 먹고 뭐 그런거여서 당황..?_? 언제 무슨 주사 맞고 그런거 어딨어용..?ㅋㅋ


의사 쌤 만난 후 간호사와 무슨 균 확인을 위한 검사랑 혈압(혈압 좋다고 칭찬받음 케케), 키, 몸무게를 재고 나왔다.


돈 내려고 창구에 서 있었는데 청구된 게 없어서 돈을 못 받는다고 했다. 이것마저도 공짜란 말인가?

의사샘이 처방해 준 엽산과 요오드를 공짜로 받아왔다. 엽산은 임신 준비 할 때 원래도 필요하다며 임신 3개월 전에 먹으라고 해서 먹고 있었는데 임신 후 3개월 동안도 매일 먹으라고 해서 먹고 있다. 요오드도 먹고 있는데 어..언제까지 먹어야 하는지를 모르겠네 그러고보니.

아기의 태명은 따로 짓진 않았다. 누군가가 태명을 너무 많이 불렀더니 아기 낳고 나서 이름 지어 부르기가 낯설더라는 말을 듣고, 굳이 지어야 하나 싶어서 안 짓고 '아기' 라고 부르기로 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입덧으로 인해 뭘 먹어야 할지 모르겠어서 이것저것 검색해보니 냉면이 영혼의 친구라고 하더라.

나도 원래 좋아하지도 않던 시큼한게 땡기길래 남편에게 골뱅이 무침 먹자고 하고 집에 가니 해놔 주어서 먹었당 헤헤

하지만 땡기는 걸 먹는다고 속이 편한 건 아니고 그냥 목구녕에 넘어갈 뿐이댜.. 헤헤 입덧기 있는데 밥 먹는거 너무너무 힘들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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