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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보로 Nov 27. 2022

요가로 친구가 되는 법

22.11.26 토

지난 토요일 '비건책 마켓'에 셀러로 참여했다. 서울의 북마켓은 경비 지출이 큰 탓에 딱 한 번 가보고 제주 마켓 위주로 참여하고 있다. 제주의 동네서점은 전국 4위, 서울과 경기, 인천 다음이다. 부산 보다도 위라니, 제주에 책 좋아하는 사람들 참 많구나. 굳이 타 지역 안 가고 제주 마켓만 참가해도 충분한 듯^^

환히 웃지만 긴장해서 배아픈 니콜

날씨가 꾸리꾸리 해서 오늘 마켓은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구름이 조금씩 걷히기 시작했다. 오른 편의 '제주 브레드 핏(빵집)'에서 산 토마토 수프와 빵으로 몸을 녹이다, 왼편의 '세화씨 문방구' 진아 작가님과 인사를 나눴다. 작가님은 북디자이너로 일하다 제주로 내려왔고 나처럼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비슷한 부분이 많아 금세 수다가 시작됐는데, 우리 부부처럼 요가를 하신다고 해서 셋이 물개 박수를 쳤다. 그것도 하타요가라니 말이다. 요가를 시작한지 1년 조금 넘었고 하타와 빈야사를 섞어서 수련한다고 했다.

세화씨 문방구와 제주 브레드 핏

빈야사는 일종의 세트 개념이라고 한다. 일련의 동작을 연결해서 하나의 시퀀스로 만든다. 순간 어제 수련했던 스탠딩 시퀀스가 생각났다. 선 자세에서 합장하는 것으로 시작해 오금을 펴고 허리를 허벅지에 닿게 숙인다. 마지막은 코브라 자세에서 고개를 뒤로 젖혀주고 다시 역순으로 돌아간다. 20여 분 한 거 같은데 땀이 줄줄 티셔츠가 쫙 달라붙었다. 살 빼고 싶으면 스탠딩 시퀀스를 해야겠구나. 1kg은 덜어낸 듯 몸이 가벼웠다. 무엇보다 정신없이 이어지는 동작을 따라 하다 보니 잡생각이 사라져 정신이 평온했다.


"오빠 아침에 <아무튼 요가> 책 사가신 분도 요가하셨데."

헉, 이럴 수가 개점도 하기 전에 오셔서 책을 사가신 분도 요가를 하신다. 나처럼 요기(남성 수행자)이며, 무려 50대(추측). 이쯤 되면 옆집 할머니도 아랫집 철이도 요가한다고 할 판이다. 공통의 취향이 있으면 금새 친해진다지만 요가가 그것이 되리라고는 상상해보지 않았다. 이제부터는 누군가 만나게 되면 "안녕하세요, 저는 아무개 구요. 요가를 합니다."라고 소개해야겠다.

요가를 하는 분이라면 금새 친해질 테고, 아니라 해도 특별한 인상은 줄 수 있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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