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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영하 Feb 20. 2023

< 詩作 이야기 - ⑭ 현관의 배 / 권영하 >


현관의 배 / 권영하  

   

우리 집 현관은 항구인가 보다

신발들이 배처럼 닻을 내리고 있다

짐을 모두 내리고 쉬고 있다     

아침이 되면 

배는 가족들을 태우고 떠난다

일터로 학교로

돌이나 모서리에 부딪혀

긁히기도 하지만

하루 종일 가족들을 태우고 다닌다     

짐을 가득 실어 기우뚱거리지만

저녁이 되면 

다시 항구로 돌아온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almom7/222917599372

              

  <현관의 배詩作 노트 

 어느 집이나 현관에는 신발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출항을 기다리는 배처럼, 출항해서 돌아온 배처럼…. 

 신발들은 대게 여기저기가 긁히고 부딪혀 생채기가 나 있다. 온종일 식구들을 싣고 다니면서 돌이나 모서리에 부딪혀. 그러나 저녁의 현관에 닻을 내리고 있는 신발들의 모습은 따뜻해 보인다. 

 그건 엄마 품 같은 항구가 있고, 가족들이 옆에 있어서 그런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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