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강강약약이 돼야겠다고 결심한 하루였습니다.

출간기념 온라인 강연회를 합니다♡

by 그림크림쌤

글공개 날짜로 어제의 일이었습니다. 어제 날짜 기준, 불과 하루 반 전 급하게 부탁을 받았습니다. 현직교사를 대상으로 adhd나 느린 아이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강연을 하고 다니는 것을 adhd책을 쓰는 7개월 내내 꿈꿔왔습니다. 그리고 그런 강연 제안을 받았습니다.


출간 후, 온라인으로는 북토크도 했고, 4시간에 걸친 유튜브 강연 촬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프라인 강연은 사실은 처음이었습니다. 하루 반 동안 제가 준비해야 할 시간은 60분이었습니다.


전 adhd이기 이전에, 상당한 완벽주의에, 매우 심한 과제집착력을 가진 과몰입과 과집중을 가진 과학교사입니다. 게다가 저는 한번 몰입하면 해가 지는 것도 모를 정도로 집중력도 엄청납니다. 그래서 이번 책을 낸 출판사 대표님과 촬영감독님은 "어쩜 그렇게 대본을 빨리 완성하시냐"며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저의 과몰입과 완벽주의를 믿었기에, 다소 무리한 강연 부탁임에도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이미 온라인 강연을 한 경험도 있고, 이미 머릿속에 대본이 짜여 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강연 당일이 되었습니다. 오후 5시 시작이고, 시작 전에만 오면 된답니다. 그러나 혹시 길을 헤매거나, 차가 막힐 것을 염려해 예정 시각보다 최소 한 시간 전까지 여유 있게 도착하겠다며 출발을 준비합니다. 그런데 급하게 연락이 옵니다. 앞선 강연이 빨리 끝날 것 같으니 빨리 오랍니다. 그렇게 저는 부주의로 인한 운전에 대한 두려움을 무릅쓰고 최대속도를 밟아가며 꽤 이른 시간 도착합니다.


그렇게 예정 시각인 오후 5시보다 훨씬 이른, 오후 4시 15분에 현장에 도착합니다. 그런데, 4시 반에 끝난다던 앞선 강연이 매우 길어지며 도리어 제 강연 시작 시간인 오후 5시를 훌쩍 넘어서서 오후 5시 15분이 되어서야 겨우 끝납니다.

기다리는 내내 상상했습니다. "다음 강사분이 기다리고 있으니, 조금 서둘러서 질의응답을 마쳐주시기를 바랍니다."라는 가벼운 멘트 하나면 되었습니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으신 건지, 핵심은 전달되지 않은 채 중언부언입니다. 나름 출간 작가고 꾸준히 글을 쓰고 있는 저는 도무지 핵심을 파악하기 어려운 두리뭉실한 말들 뿐입니다.


앞선 분들께는 그 긴 중언부언하는 시간 내내 아무 제제도 없었던 시간제한이, 제게는 단호하게 주어집니다. 오후 6시에는 식사를 시작해야 하니 무조건 45분 만에 강의를 마치랍니다. 저는 60분을 제안받아, 60분에 맞추어 강의를 준비했고 연습도 철저하게 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저는 내용을 조금 줄이고, 말을 매우 빨리 하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제게는 6시가 다되어 가니 손짓으로 그만 하라며 난리가 납니다. 그렇지만 열심히 준비한 덕분에 계획했던 내용을 다행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게 강연제안을 해준 분 표정이 심상치 않습니다. 심지어 제게 사과는커녕, 마치 말을 빨리 한 게 제 잘못인 것 마냥 위로하듯 이렇게 말합니다. "집에 가서 이불 킥 하지 마세요."랍니다.


제가 이불 킥을 왜 합니까? 저는 준비한 강연을 제 능력한도 내에서는 만족스럽게 마쳤습니다. 심지어 앞선 강연에서 전부 딴짓하거나 지루해하던 청자들이 제 강연에서는 모두가 앞만 쳐다보았습니다. 심지어 제 강연을 사진촬영은 물론이고 동영상 촬영하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전 분명히 보았습니다.


오늘 갑자기 화가 났습니다. '내가 너무 쉽게 급하고 무리한 강연 부탁을 허락했구나. 그래서 날 만만하고 우습게 봤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생각은 관계사고로 이어지며 더 심한 생각을 불러왔습니다. '내가 adhd라서 무시했던 걸까?' 이런 생각마저 불러왔습니다. 그게 아닐 확률이 매우 높다는 걸 알면서도, 무언가 나를 향한 부정적인 정서의 표출이 오롯이 느껴졌기 때문이었습니다.


다시는 그분에게 강연 제안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해도 괜찮습니다. 저는 오늘 최선을 다했고, 준비한 60분 강연을 45분 만에 성공리에 마쳤기 때문입니다. 이불킥이라니요? 저는 돌아와서 홀가분하게 시원한 맥주를 마셨습니다.


죄송합니다. 저의 존경하는 구독자님들. 오늘만큼은 봐주세요. 저도 일 년에 한 번은, 지킬박사가 아니라 하이드인 날도 있는 겁니다.


자격지심이라 해도 좋습니다. 그런데 오늘 같은 날은 많이 속상합니다. 상상했던 모습과 실제 모습이 많이 다른 분을 만났을 때, 그분의 뒤통수 뒤가 클리어한 게 아니라 크고 작은 무언가 딴마음이 느껴질 때, 아주 많이 속상한 마음이 듭니다. 제 기대를 져버리는, 그의 여기저기 말투나 표정, 그리고 행동에서 은근히 무언가가 스며 나오며 제게 도달해 버렸거든요.


가장 속상한 건 무언지 아십니까? 30대 때의 저와 달리, 40대 후반을 향해 달려가는 찐 adhd인 저는 이제는 전두엽이 꽤 많이 뚫렸는지, 상대의 심리 수준이 훤히 보인다는 사실입니다. 보고 싶지 않은데, 자꾸만 훤히 보여서... 오늘은 많이 슬픈 날입니다. 전화와 카톡으로 대면할 때와 무언가 달라진, '이런 사람이었구나..'싶은 모습 때문입니다.


저의 오늘의 부정적인 글로 인해 저에게 실망하셨거나 상처를 받으신 구독자님이 있다면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오늘만 봐주세요. 그림크림쌤도 늘 지킬박사일 수는 없는 겁니다. 저도 아주 아주 가끔은, 하이드일 때도 있는 겁니다.


저를 똑똑히 지켜봐 주세요. 상대가 저를 더욱더 함부로 할 수없도록, 저는 더욱더 강강약약이 되고, 저는 더욱더 성공할 테니까요. 두고 보세요. 제가 해내나 못 해내나 말입니다. 저는 무조건 해낼 것입니다. 저는 adhd라서, 한번 꽂히면 무조건 해내기 때문입니다. 교수님들과 장학사님에게는 지연되던 45분 내내 한마디도 못해놓고, 제 강연 시간은 상의도 없이 줄여놓은 채, 그 과실을 제 탓으로 돌릴 수 없는 높은 수준으로 저는 성장할 겁니다.


나를 닮아 adhd로 태어난,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들 티라노야. 엄마 딱 지켜봐. 엄마가 몸소 보여줄게. 네가 adhd라고 해서 엄마처럼 무시받지 않도록, 엄마가 우리나라 사람들 인식 개선에 앞장 설게.


adhd? 일상은 우당탕탕하더라도 오히려 좋아! 알잖아. 우리는 좋아하는 일에 한에서는 일반인보다 매우 뛰어난 과몰입과 과집중력을 발휘한 다는 걸!


공지) <ADHD 과학교사가 ADHD 아이에게 전하는 학교생활백서> 출간 기념 강연회가 1/15(목) 오후 7시~8시반에 있습니다. 책 구매 영수증 인증을 하면 무료, 2만원 입금시 무료로 책 배송까지, 5천원 입금 시 강연 참석 기회가 주어집니다.


맛깔난 강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참석 링크를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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