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남은 수학마저 내려놓은 학군지 adhd 남고생, 그 이후 이야기
그렇게 예비 고2 티라노를 잘 아는 모든 *선생님들 모두가 입을 모아 수학마저 쉬며 모든 공부를 손 놓게 된 티라노에게 우려를 표명합니다. (*담임 선생님, 다니던 소아정신과 선생님, 새로 다니게 된 정신과 교수님) 전문가들 말처럼 제 결정이 틀린 걸까요? 어떤 방법을 써서든 억지로라도 다니게 했어야 했던 걸까요?
원래 이렇게 뻔뻔하고 당돌한 아이였던 걸까요? 막상 돌아기기로 한 날짜가 다가오니 두 달만 쉬겠다는 약속이 무색하게 딴소리하며 발뺌합니다. "엄마가 선생님 바뀔 때까지 쉬고 돌아가자고 했을 때 우선 알겠다고 한 거야."랍니다. 다그치면 또 발작버튼 눌려 반항심이 커질 까봐 황당스럽고 허망한 감정을 재빨리 눌러 없앱니다.
당황하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돌아가게 만들어야 하니까요. 다니던 학원 최상위반에 돌아가자고, 레벨테스트 다시 안봐도 된다며 설득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추가로 두 달을 더 쉬더라도 3월 초 복귀는 도저히 안되겠답니다. "2학년 학교수업과 최상위반 수업을 동시에 적응하는 건 너무 무리야. 4월에 돌아갈래!" 눈알을 부라리며 쌍심지를 켜며 말하는 데 언성이 점점 높아집니다.
4월 복귀면 쉬게 된 기간이 무려 다섯 달입니다. 그렇게 되면 3월 모의고사뿐 아니라 2학년 첫 중간고사 대비에도 차질이 생기니 이건 안될 말입니다. '작전을 바꿔야겠다!' 선택권을 부여하는 척, 대안을 슬그머니 내밀어 봅니다. "생각해 보니 복도에서 혹여라도 네게 상처를 준 예전 선생님을 마주치게 되면 좋지 않을 것 같아."라며 운을 뗍니다.
"그 학원 최상위반과 수리논술 시스템이 너무 아깝긴 하지만, 미련을 버리고 새 학원에 다니는 건 어때? 이 동네가 좋은 이유가 뭐겠어. 좋은 학원은 거기 아니어도 많아."라며 새로운 제안을 던집니다. 그런데 어라? 동공이 살짝 좌우로 흔들리더니 표정이 살짝 풀어집니다. "그러면 O학원 다니고 싶어."라며 집 바로 앞 학원을 꼽습니다.
기존 학원과 최상위반에 대한 미련을 버렸더니 티라노 말이 바뀝니다. 2월 말에 레벨테스트를 본 후, 3월부터 다니겠답니다. 개학과 동시에는 도저히 못 돌아간다며 주장하던 4월에서 무려 한 달이나 당겨진 것입니다. 만약 이대로라면 3월 모의고사도, 첫 중간고사 대비도 무리 없이 하게 될 테고 말입니다.
그렇게 원래 돌아가기로 했던 12월 말에 새로운 약속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러곤 티라노는 마치 대입 합격증을 받아놓은, 수능이 끝난 수험생 마냥 행복하게 팡팡 놀아제 끼기 시작합니다. 이 아이는 갓반고에 다니는 학군지 예비 고2인데 말입니다.
티라노는 과연 본인이 두 번째로 한 약속을 지키게 될까요?
수학마저 그만두고 쉬게 된 티라노의 후속 이야기를 몇 편에 걸쳐 연재하려 합니다. 연재는 매주 목요일입니다. 기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