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서 볼 것인가?

시선 맞추기

by 미니작업실

문득 어린 시절에서 어른으로 넘어가는 시점, 그때 느꼈던 세상을 기억이 난다.

처음에는 세상이 아무런 생각 없이 그저 해맑게 보이기도 했고 또 어떤 때는 수많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꾸며진 모습, 환상적인 필터로 보이기도 했다. 그러다 사춘기가 올 때는 그 모든 양면성과 이중성에 대한 불안, 불만, 공포로 계속 거부감을 느꼈다. 거기에 계속 적응해야 하고 순응해야 하는 내가 답답했다.

거부를 하고 일정기간 버텨봐도 세상이 내 뜻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면서 어른의 시선을 가졌었다. 누군가 그랬다 멀리 가려면 한 번에 목적지로 가기보다 조금씩 보이는 만큼 가면 된다고 말이다. 그래서 내 발치만을 바라보며 천천히 걸었다. 그렇게 내 발에는 빛과 어둠이 공존했고 그 빛과 어둠은 일직선으로 짐작하기 좋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빙글빙글 돌기도 한다는 걸 알게 됐다. 빛의 방향과 어둠이 계속 바뀌기도 한다는 것이다. 하룻밤 새 갑자기 빛방향이 바뀌어있기도 했었기에 어둠이라고 칭하는 것도 순간순간 내 자각만 있을 뿐 특별히 나쁘거나 틀린 것은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렇게 걷다 보니 내 삶에 타인의 삶에 더 유순한 시선을 갖게 한다.

요즘은 잠시 멈춰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 그렇지만 내 시선은 열심히 나의 위치와 나아갈 방향성을 향해 안테나를 세우고 있다. 내 시선을 어디에 두고 얼마만큼의 길을 갈 것인지 천천히 두고 볼 것이다.

다음에는 내가 잠시 머물렀던 이 지점을 볼 수 있는 곳에 있길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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